내 맘대로 만드는 짜장면이 최고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코로나 전쟁은 계속된다.

델타가 속을 썩이더니 오미크론이 겁을 준다. 무슨 미련이 그리 많아 갈듯 말 듯하면서도 가지 않는 코로나가 밉다. 사람이라면 발길로 차 버리던지 꼴밤이라도 주고 싶은데 근원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우롱하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다. 그래도 가고 안 가고는 코로나가 결정할 일이니 인간은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위드 코로나로 같이 살려고 했는데 같이는 못살겠는지 발악을 한다. 뉴스를 보기가 겁이 난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확진자가 생기는 건 지 이해가 안 된다. 식당을 닫고 만남을 자제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데도 마지막 수단을 강구한다며 새로운 방역정책을 만들지만 오미크론이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세상은 코로나로 휘청거리지만 밥 먹고 나면 다시 밥때가 된다. 무엇을 해 먹을까 생각해본다.


어제 본 드라마에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침을 삼켰다. 백신 패스를 가지고 식당으로 가서 짜장면을 먹으면 간단하겠지만 그것도 귀찮다. 배달이 쉬운 한국에 사는 게 아니니 직접 만드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식당을 했던 경험으로 아무 때나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제일 만만하면서도 언제 먹어도 맛있는 짜장면은 추억의 음식이다. 다른 것을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가도 결국 짜장면을 먹고 나온다. 짬뽕을 먹고 싶어 들어가도 다른 사람이 짜장면을 먹는 것을 보면 마음이 바뀐다. 먹어서 맛있고 또 먹는 것을 보면 또 먹고 싶은 게 짜장면이다. 짜장면을 그리 좋아하는데 만드는 방법을 몰라 한동안 못 만들어 먹었는데 잘 만드는 지인에게 비법을 알고 나서는 자주 해 먹는다.


비법이라야 특별한 것은 아니고 감자 대신에 양배추를 넣는 것이었다. 감자는 부서지고 터벅거리는데 양배추의 단맛이 나와 감칠맛이 있어 좋다. 지금이야 유튜브나 음식 채널에서 보고 배우면 문제없지만 옛날에는 물어물어 음식 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대충 해도 맛있는 사람이 있고 계량컵을 쓰며 정확하게 해도 맛이 없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대충 하는 편인데 눈으로 보면 시늉을 낸다. 자꾸 하다 보면 요령도 생기고 연구를 하다 보면 요리가 재미있어진다. 배달음식이 없던 시절에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었다. 찹쌀떡도 꽈배기 도넛도 한번 먹고 싶으면 당장에 해 먹었다.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더라도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먹는 음식 이기에 그 무엇보다도 맛있었다. 실수를 하면 어떤가. 이민생활이 다 그런 것이다. 없으면 만들어 먹고 만들다 보면 비슷하게 만들어진다.


지금은 재료부터 없는 게 없는 세상이 되었지만 사람의 습성이 무섭다. 뭐든지 만들어 먹다 보니 사 먹는 것보다 만드는 게 편하고 재미있어 자꾸만 만들어 먹게 된다. 식당 음식이 아무래도 재료에 인색하다 보니 가서 보면 매번 실망한다. 오이 서너 개 얹고 고기 몇 점 넣고 양배추 몇 개 넣어 만든 짜장이 값은 왜 그리 비싼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귀찮아도 집에서 재료 듬뿍 넣어 만들어 먹는 게 최고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6000원짜리 백반이 맛있어 보여 갔더니 형편없이 나오더라는 말이 맞다. 사진과 실물이 다르듯이 말이다. 그래도 6000원이면 이곳에서는 명함도 못 내미는데 한국은 그래서 좋다.


아무튼 드라마에서 보는 짜장면은 언제나 맛있어 보인다. 왜 이곳 중국집에서는 그 맛있는 짜장면을 팔지 않는지 모르겠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돼지고기 호박 양배추 양파 오이 완두콩 이 있다. 완벽한 재료가 있으니 내식대로 쉽게 짜장면을 만들면 된다. 마침 국수도 사다 놓은 게 있으니 걱정 없다.




물을 끓여 국수를 삶은 동안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프라이팬에 볶는다.

잘게 썰은 양파와 호박과 양배추를 돼지고기와 함께 볶는다.

물을 재료가 잠기도록 붓고 자박자박 끓인다.

재료가 익으면 볶은 짜장 한 숟갈을 넣어 섞는다.

짜장에 소금 후춧가루 설탕을 조금씩 넣고 끓인다.

짜장과 야채와 고기가 바글바글 끓어 재료가 다 익으면 녹말가루를 풀어 짜장에 넣어 섞는다.

걸쭉해진 짜장이 간이 들게 불을 약하게 놓고

삶은 국수를 씻어 사리를 만들어 그릇에 담아 놓는다.

짜장을 국수 위에 얹고 채 썰어놓은 오이를 듬뿍 올리고 새파란 완두콩을 올린다.

먹기 전에 고춧가루 조금 넣고 맛있게 먹으면

옛날에 동네 중국집에서 먹던 짜장이 된다.



너무 맛있다.

기가 막히게 맛있게 만들었다.

아삭 거리는 오이와 달콤한 완두콩이 입안에서 짜장면과 만나서 신난다. 드라마에서 먹는 짜장면보다 훨씬 더 맛있다.

내 짜장면은 내가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어 좋다. 그림의 떡이 아니 사진 속의 짜장면이 아니라 좋다.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보기만 해도 침을 꼴깍 삼킨다.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집밥이다. 일하느라고 바쁜 것도 아니고 마음만 먹으면 먹고 싶은 음식을 해 먹으면 된다. 식당에 가서 먹으면 편하겠지만 이렇게 생각나는 음식을 해 먹으면 더없이 행복하다.


짜장면을 먹으며 그리운 고국을 생각하고 추억을 떠올리며 먹으며 산다. 언젠가 코로나가 끝나면 한국에 가서 맛있는 짜장면을 먹을 때까지 나는 계속 나만의 짜장면을 만들 것이다. 내 맘대로 만드는 짜장면이 최고 맛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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