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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닥터 구자룡 Feb 12. 2020

인류에게 닥친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빅 히스토리>

[독서노트]

빅 히스토리, 데이비드 크리스천(David Charistian), 밥 베인(Bob Bain) 저, 조지형 역, 해나무, 2013.

원서 : Big History Main Lecture, The Big History Project, 2011






책을 구입할 때는 바로 읽으려고 하지만 사정이 생기면 기약 없이 미루어진다. 이 책도 그중 하나이다. 2015년 구입 후 5년 만에 읽게 되었다. 당시 어느 분의 추천으로 빅 히스토리에 관심이 생겼다. 고객 탐험, 고객 분석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시적인 업무를 주로 하는 업의 성격으로 우주나 과학, 역사 등 거시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내용에 등한시했었다. 이 책으로 137억 년의 우주 역사, 그리고 지구와 생명, 인류 등 거시적인 신비로운 세계에 입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지금이라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주장이란 단어가 나온다. "주장이란 우리 모두가 어떤 정보를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할 때 활용하는 결단, 단언 혹은 대답이다.”라고 한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문자로 기록되어 있는 역사는 신뢰할 수 있을 텐데 그것도 제한적으로. 그런데 문자가 없었던 137억 년 전 빅뱅을 어떤 근거로 주장하는 것일까? 137억 년 전이라는 그 까마득한 과거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자연과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한계를 느끼며 인간으로 태어나서 공부할 내용이 너무 많다는 점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인류에게 닥친 위험이 있지만, 집단학습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하는 부분에 공감한다. 인류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맞았지만 슬기롭게 극복한 것은 바로 집단학습을 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화석연료가 사라지면 나의 에너지 사용량을 90~95%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걱정이 앞선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전등 끄기를 주장하지만 잘 안 된다. 에너지가 어느 순간 고갈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과 공포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데…



우연히 이 책의 기획자와 대화할 기회가 생겼다. '북세통'이라고 하는 독서 모임에서 기획자를 초청하여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에서는 알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며 많은 부분의 의문이 해소되었다.


첫째, 분명 이 책의 저자는 데이비드 크리스천과 밥 베인인데 책 중간중간에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는’으로 시작되는 문장들이 있다. 어떻게 저자가 자신을 ‘~ 교수는’이라고 할 수 있는가? 간혹 ‘밥 베인 교수는’이란 문장도 있다. 이 책은 번역서이긴 하지만 원서가 없는 책이다. 원전은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의 빅 히스토리 강의록이며, 이를 밥 베인이 어느 정도 정리했고, 역자와 기획자가 일부 편집 및 보완해서 완성된 책이라는 설명을 듣고 이해되었다. 이런 정보를 앞부분에서 제시하고 역자와 기획자의 역할을 표기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둘째, 많은 이미지가 있다.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 이해를 쉽게 해 주고 술술 읽히는 느낌은 좋았다. 그런데 일부 이미지는 책의 내용과 맞지 않는 것 같고 설명이 없는 일부 이미지는 왜 들어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오히려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원래 강의록에는 텍스트만 있고 이미지는 없다고 했다.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 재단의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를 재단의 허락하에 적절하게 원전의 내용에 맞게 구성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 책은 데이비드 크리스천 강의, 밥 베인 정리, 조지형 기획 및 편역으로 했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제로 투 원>이란 책이 바로 피터 틸이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강의한 것을 학생이던 블레이크 매스터스가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공저로 출간된 책이다. 책의 정보를 더욱 더 정확하게 제공하면 더 알찬 이해가 되고 권위가 더 있을 듯하다.


[여덟 가지 임계국면]



그리고 빅 히스토리 담론은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대가로 신시아 브라운(Cynthia Stokes Brown) 교수가 있다. 신사아 브라운 교수의 <세상이 궁금할 때 빅 히스토리 Big History>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두 분의 임계국면 구분이 8단계로 갔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033141


아울러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의 TED 강연은 꼭 시청할 것을 권유 드린다. 빅 히스토리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강연 스킬과 프리젠테이션 스킬을 배울 수 있다. 


David Christian: The history of our world in 18 minutes

https://www.ted.com/talks/david_christian_the_history_of_our_world_in_18_minutes

The history of our world in 18 minutes

Backed by stunning illustrations, David Christian narrates a complete history of the universe, from the Big Bang to the Internet, in a riveting 18 minutes. This is "Big History": an enlightening, wide-angle look at complexity, life and humanity, set against our slim share of the cosmic timeline.


www.ted.com


<기억하고 싶은 문장>


p.22. 임계 국면(threshold) : 어떤 현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시작하는 지점 혹은 경계. 빅 히스토리에서는 새로운 현상이나 물질이 나타나는 지점 혹은 시기를 의미한다.


p.28. 137억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우주에서 완전히 새로운 특징을 가진 새로운 것들, 새로운 복잡한 것들이 점진적으로 출현했습니다. 우리는 이를 ‘임계 국면’이라고 부르는 전환점을 통해 살펴보려는 것입니다. 마지막 임계 국면은 오늘날의 세계이며, 이 세계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것들 가운데 가장 복잡한 것입니다.


p.29. 여덟 가지 임계 국면 : 1. 빅뱅(137억 년 전), 2. 별의 출현(135억 년 전), 3. 새로운 원소의 출현(135억 년 전), 4. 태양계와 지구(45억 년 전), 5. 지구 상의 생명(38억 년 전), 6. 집단학습(20만 년 전), 7. 농경(1만 1천 년 전), 8. 근대 혁명(250년 전)


p.33. 주장이란 우리 모두가 어떤 정보를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할 때 활용하는 결단, 단언 혹은 대답이다. 신뢰는 직관, 권위, 논리, 증거라는 네 가지의 ‘주장의 신뢰성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에 근거한다.


p.36. 역사가와 과학자들은 질문에 답할 때, 그 궁금증을 해소하면서 이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단언할 때 ‘주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p.37. 여러분은 어떤 주장이 신뢰할 만한 것인지, 어떤 주장은 무시할 만한 것인지, 그리고 어떤 주장은 더 조사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결정하나요?


p.207. 자연은 어떤 개체가 번식할 것인지를 선택합니다. 다윈은 이 메커니즘을 자연선택이라고 부르고, 이것이 생물 진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환경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진화는 끝없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종도 계속 변화합니다. 결코 끝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p.229. 2억 5000만 년 전쯤에, 최초의 포유류가 지구 상에 출현했는데, 새와 비슷하게 닮은 일종의 파충류로부터 진화했습니다. 포유류는 온혈이었고 털로 덮여 있었으며 알을 낳지 않았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포유류입니다. 


p.252. 지구 상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단일한 유기체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생물학자들은 이 유기체를 루카(LUCA,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생존하고 있는 모든 생물의 마지막 공통 조상’이라는 뜻입니다. 루카는 거의 40억 년 전에 살았던 것 같습니다.


p.259.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를 비교한다면, 유전자 중에서 98%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현대 생물학자들은 인안과 침팬지가 700만 년 전에 공통 조상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p.272. 20만 년 전과 10만 년 전 사이의 어떤 지점으로 좀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제, 이들 유인원 같은 종들은 진화했고, 그들 가운데 우리 자신의 종,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출현했습니다. 


p.273. 호모 사피엔스가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으며,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아프리카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광범위한 새로운 형태의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옷을 지어 입기 시작했습니다.


p.276. 20만 년이 흐르면서 우리 종은 지구를 차지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강력하게 만들었을까요?


p.278. 우리 인간은 한 개인으로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학습하는 종입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집단적으로 학습하고 세대를 이어 정보를 축적하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독특한 것입니다.


p.286. 우리는 어떻게 구석기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조상에 대해 연구할 수 있을까요? 자, 우리는 두 가지 유형의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고고학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류학입니다.


p.296. 진정으로 중요한 이동은 약 6만 년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주요 이동이 이루어지기 직전에 인류는 매우 급속히 감소하여 아마도 수천 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유전학적 증거 때문에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 원인은 일련의 화산 폭발이었을 것입니다. 


p.312. 거의 20만 년 동안 수렵 채집자로서 살아온 인류는 왜 서로 연관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매우 짧은 시간 안에 굉장히 비슷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을까요? 아마도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인구 과잉이며, 다른 하나는 기후변화입니다.


p.379. 화석연료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면 여러분 개인이 사용하는 에너지양의 90~95%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414. 미래를 위협할 수 있는 몇몇 염려되는 추세들이 있습니다. 그 추세는 (물, 경작지, 화석연료와 같은) 더욱더 희소해지는 것들의 소비 증대, 다른 종의 멸종 가속화, 무기의 누진적인 파괴력, 해양의 산성화, 온실기체 방출의 급격한 증가입니다.


p.416. 확실히 우리는 70억 명의 결집된 노력으로 하나의 종으로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p.418. 지금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인 추세는 인구 성장률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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