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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닥터 구자룡 Apr 22. 2021

<2030>년은 어떤 세상일까?

<2030 축의 전환>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en) 저, 우진하 역, 리더스북, 2020.

원서 : 2030: How Today's Biggest Trends Will Collide and Reshape the Future of Everything, 2020.



<훔치고 싶은 한 문장>

앞날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더라도 향후 10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 몇 가지는 추정할 수 있다.



<리뷰>

거대한 흐름에 대한 화두를 던진 책이다. 메가트렌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30년을 제시하고 앞으로 10년을 염두에 두고 메가트렌드가 될 경향을 제시했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부분적으로 그 흐름을 알고 있으며 그렇게 될 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나 스스로 하고 있던 것을 저자가 다양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제시해 주어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내용들이다. 나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저자의 통찰을 존중하고 싶다.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사실을 10년 뒤에 닥칠 메가트렌드라고 하면 동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평이 호의적이 아닌 것은 아마도 우리가 알지 못한 뭔가 색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유는 책의 제목에서 미루어 짐작이 된다. 2030년에 축의 전환이 일어날 것 같은 제목이다. 과연 새롭게 제시된 축과 그 전환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그러나 이 책에 그런 내용은 없다. 왜냐하면 원전은 축의 전환에 대해 단 한마디로 언급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관계는 모르지만 미루어 짐작하면 국내 출판사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책의 제목을 원제(부제 포함)와 달리 명명하면서 오해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원제는 <2030: How Today's Biggest Trends Will Collide and Reshape the Future of Everything>이다. 번역책의 원서 표기(2030 AD)도 잘못되어 있다. 원서를 찾아보기 전까지는 이 책의 원제가 2030 AD, 즉 서기 2030년인 줄 알았다. 2030년에 뭔가 대단한 변화가 일어나는 착각을 한 나의 가벼움을 돌아보며 번역책의 제목을 어떻게 정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았다.


가능하면 원서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예, 빌 게이츠의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 과거와 달리 지금은 누구가 아마존에 가서 원서를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속일 수 없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자와 출판사가 제목을 정하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원제가 국내 환경에서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 책의 내용을 함축할 수 있는 제목을 찾아야 한다. 아마도 이 책의 경우 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축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사용하면서 책의 내용과는 동떨어진 상황이 된 것 같다. 이 책의 부제인 '오늘날의 가장 큰 트렌드가 충돌하고 모든 것의 미래를 재구성하는 방법'을 고려한다면 나는 이 책의 제목으로 <2030, 8대 메가트렌드>로 정했을 것 같다.


이와 같이 번역책의 제목을 잘못 정해서 독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소비자를 유혹하는 마케팅 전략 34>라는 제목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이 책에는 소비자를 유혹하는 마케팅 전략 34가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마케팅 전략 자체가 없다. 마케팅 전략 책이 아니다. 34는 절의 숫자다. 소비자 행동에 대한 새로운 변화로 소비자 공간에 대한 내용으로 소비자 공간을 브랜드로 먼저 점령하라는 메시지다. 그동안 마케터가 주도하는 공간, 즉 마케터의 공간에서, 이제는 소비자자 주도하는 소비자의 공간을 점령해야 한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이 책의 원제는 <Conquering Consumerspace: Marketing Strategies for a Branded World by Michael R. Solomon>다. 이 책의 책임 번역자로 아직도 얼굴을 들 수 없으며, 이후 해당 출판사와는 인연을 끝었다. 출간 본을 받아보기 전까지 제목이 이렇게 바뀐 줄을 몰랐었다.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2030이란 책의 원제를 고려하면 이 책은 훌륭한 책이다. 2030년에 큰 흐름이 될 수 있는 변화로 낮은 출생률, 새로운 세대, 새로운 중산층, 증가하는 여성의 부, 도시의 성장, 파괴적 기술 혁신, 새로운 소비, 새로운 화폐 등 8가지 메가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일부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일부 의심스러운 예측도 있지만 앞으로 10년 뒤에 일어날 일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한 다른 서적과 함께 읽으면 중심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마우로 기옌'은 트렌드와 비즈니스 전략 분야 전문가로 소개되어 있다. 인구 변화와 기술변화가 사회에 비즈니스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교수다. 다만 이 책에서 다루는 사례의 많은 부분이 좀 오래된 사례라는 점은 옥에 티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예측하면서 최근 10여 년 혹은 20여 년 전부터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많이 냈던 기업들에 대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는데, 이 보다는 지금은 스타트업이고 미미하지만 10년 후에 변화의 중심에 있을 것 같은 기업이나 사업들을 제시했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이 책에서는 수직적 사고가 아니라 수평적 사고를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수평적 사고 방법에 대해 정확하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설명이 없어서 조금 아쉽다. 그 차이를 말하고 있지만 실천하기 위한 방법론으로는 부족하다. 수평적 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에어비앤비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에 한국의 미래를 위해 노년층을 시간제 근로자로, 그리고 환경 문제를 의식하는 소비자로 활용하여 경제 발전의 촉매로 삼자, 여성의 창의력을 적극 이용하자, 세계화, 국제 무역, 이민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변화에 뒤떨어지는 사람이 없도록 하자는 조언을 했다. 원론적이지만 의미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저출산에 의한 인구감소를 걱정하는 차원에서는 새로운 활력소로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민자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우리 의식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미래 시대에 굳이 종족을 나누어 갈등할 필요가 있을까? 다시 대륙과 대양을 자유롭게 오가던 과거의 시대로 가도 되지 않을까? 한반도에 지금의 한민족이 터를 잡았다고 해서, 앞으로 수만 년 후에도 한반도에 한민족이 텃세를 부릴 필요가 있을까? 아마도 그러지 못할 것이다. 어떤 예측에 의하면 지금 같은 출산율이라면 2300년에는 한반도에 한민족은 사라지고 없을 것이라고 하지 않나. 이 책을 통해 인구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말로 이 책의 의미를 정리한다. "볼 수 없는 것들을 보는 것은 2030년을 향한 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나는 독자들이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지구 온난화, 기술적 혼란과 지정학적 분열로 새롭게 만들어진 세상이라는 또 다른 블랙홀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때쯤 우리는 파멸을 맞이할까?"


<기억하고 싶은 문장>

p.10.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대부분이 국가에서는 노년층 인구가 청년층 인구보다 많아지고,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할 것이다. 아시아의 중산층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합한 것보다 커질 것이다. 또한 우리는 공장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산업용 로봇, 인간들의 두뇌보다 더 많은 컴퓨터, 인간들의 눈보다 더 많은 감지 장치, 그리고 국가들의 수보다 다양한 통화에 둘러싸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2030년에 세계다.

p.11. 앞날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더라도 향후 10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 몇 가지는 추정할 수 있다.

p.11. 오늘날 우리가 아는 세상은 2030년이 되면 사라지고, 사람들은 지난날을 돌아보며 "세상이 그렇게 급박하게 돌아갈 때 나는 뭘 하고 있었지?"라고 자문할 것이다.

p.12.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끝은 새로운 종류의 시작을 의미하며, 그 새로운 시작에는 수많은 기회가 함께한다.

p.18.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 대한 예측 <그림 2>. 이 책을 통해 수평적 관계를 살펴보고, 독자들을 이렇게 얽히고설킨 관계 속으로 안내해 전 세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려고 한다. 특히 다가오는 2030년에 주목할 것이다.


p.30.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아프리카 50개국은 2030년에 세계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 될 것이 확실하다.

p.61. 문제 핵심은 생각의 방향이다. 우리가 수평적으로 생각하면 위기는 오히려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p.99. 2030년 이후에 세상은 부분적으로는 밀레니엄 세대의 태도와 행동에 따라 형성될 것이다. 그러므로 10년 후에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이해하려면 이 세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p.105. Z 세대는 하나로 연결된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첫 번째 세대다.

p.106. 결론적으로, Z 세대를 움직이는 것은 현재 전 세계에 만연한 민족주의나 국수주의 등과는 다른 '세계 시민' 개념이었다.

p.149. 전 세계의 주요 상품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기호가 아니라 개발 도상국 중산층의 열망을 반영해 만들어질 것이다.

p.160. 소비자, 저축 고객, 투자자로서의 여성을 잘 이해하면 기업들은 완전히 새로운 기회의 시장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여성들의 입지가 올라가고 전 세계 부의 가장 많은 부분을 좌우할 때 여성들의 기호와 선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느 기업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p.227. 2030년이 되면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가 400개는 될 것이다. 본질적으로 이중적인 이 도시 집합체들은 집에 틀어박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과체중 인구들로 가득 찰 것이다.

p.275.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다른 책 <업스타트>를 써서 유명해진 브레드 스톤은 이렇게 지적한다. “위대한 기업을 세우고 싶다면 시대를 관통하는 진짜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시장과 기술의 흐름을 바라 보고 빨리 알아차릴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p.277. 2030년이 되면 매일 하는 소비에 절반 가까이를 '공유' 혹은 '협력' 형태의 소비가 차지하고, 여기에는 자동차와 집, 사무실, 각종 장비를 비롯해 온갖 개인 소유물들이 포함될 것이다. 소유에 개념은 사라지고 공유라는 개념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p.313. 2030년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폐 중 일부를 정부 당국이 아닌 기업이나 심지어 개인용 컴퓨터가 발행할지도 모른다.

p.342. 블록체인 기술은 2030년의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때가 되면 수많은 자료 저장소와 서류 업무는 물론 일자리까지도 사라질 것이다.

p.345. 볼 수 없는 것들을 보는 것은 2030년을 향한 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나는 독자들이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지구 온난화, 기술적 혼란과 지정학적 분열로 새롭게 만들어진 세상이라는 또 다른 블랙홀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때쯤 우리는 파멸을 맞이할까?


p.345. 수평적 사고의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멀리 보기

막 다른 길 모색하기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막다른 상황 피하기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낙관적으로 접근하기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기

흐름을 놓치지 않기


p.354. 거대한 변화에는 완고한 고집이 아니라 점진적인 수정과 적응이 필요하다.

p.364.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변화를 위한 가장 빠른 따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7가지 수평적 비결과 방식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기억하라.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우리가 아는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결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것도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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