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와 로컬브랜드
지방소멸 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떤 기관에서 발표한 지방소멸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가 기사로 나와서 공유한다.
'지방 소멸'이란 단어에 대한 조작적 정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단어 그대로 본다면 지방이 없어진다는 것인데, 절대 지방은 없어지지 않는다. 지방 소멸이라고 하는 그 지방의 지방자치단체가 없어질 뿐이다. 그 지방 또는 지역명은 그대로 있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도 그대로 있다. 정치인들의 프레임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1995년 점촌시와 문경군이 통합되어 문경시가 되었다. 지금도 문경시에는 점촌동이 있고 사람들은 그 지역을 점촌이라고 한다.
나는 경북 의성 출신이다. 지방 소멸 도시 1순위로 알려진 지방이다. 지금도 고향에는 가족과 친척들이 한 동네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물론 지방의 동네 혹은 자연부락(마을)은 소멸되는 곳이 있다. 우리 동네도 어릴 적 가구수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정확하게 계산은 해보지 않았지만 청년(대부분 60이 넘는다) 5-6명이 전체 들판의 농사를 다 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도농 간의 일반적인 문제이다. 귀농귀촌 현상이 있지만 여러 한계가 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지방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디지털 사회다. 과거 수천 년 지속된 농경사회가 아니다. 디지털은 물리적 거리를 심리적으로 좁혔다. 의성에 살면서 의성군청까지 가서 업무를 볼 일이 얼마나 있을까? 의성에서 안동까지 자동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다. 서울에서 20킬로미터 거리를 퇴근하는데 2시간이 걸린 적도 있다.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이동 시간이 그만큼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 지방자치단체들의 통합을 통해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없어도 행정업무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행정 효율을 적정규모로 가져갈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규모를 30만 명으로 가정을 한다면 의성과 인접한 군위, 청송, 예천, 안동의 인구를 다 합해도 30만 명이 안된다.
'지방 소멸'이란 단어로 공포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구 통합 신공항 이전지역으로 군위와 의성이 거론될 때, 특히 의성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유치 노력을 했다. 지방 소멸을 극복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공항 유치를 주장했던 정치인들에 동조하듯 들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고향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마을이 공항부지에 들어가지 않게 되면서 한 푼의 보상도 없다. 공항이 들어서면 오히려 소음공해로 시달릴 것 같다(특히 군사공항을 겸하고 있다). 아이러니는 부지로 선정되면 지방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보상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이제 농사일을 그만하고 싶다는 것이다. 캠핑카를 사서 전국 유람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물거품이 되었다.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7486&sc_serial_code=SRN21
문제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지방의 마을들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을 두루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었지만 조그마한 성과들은 있지만 아직 큰 방향을 잡은 것 같지는 않다. 도시적인 규모의 경제로 접근하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지역적인 범위의 경제로 접근하는 마인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방, 특히 농촌지역은 대기업이 아니라 소농들이다. 자급자족을 넘어 경제적인 이득이 생겨야 한다. 일부 농민들은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스마트스토어나 밴드를 통해 직접 판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0대 후반의 어떤 여성 농부는 밴드로 판매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경의 어느 70대 농부는 사과를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판매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런 문제와 관심을 바탕으로 <지방경제와 로컬브랜드>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