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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보 구자룡 Feb 08. 2024

필립 코틀러 마케팅의 미래

[북리뷰]

<책 개요>

필립 코틀러 마케팅의 미래,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후이 덴 후안, 재키 머스리 저, 방영호 역, 매일경제신문사, 2023.


<훔치고 싶은 한 문장>

고객은 기업의 생존을 지쳐주는 생명줄이다.


<리뷰>

시장의 빠른 변화에 기업 내부에서는 어느 정도 대응하고 있을까? 시장의 변화가 모터사이클의 속도로 달리고 있을 때 기업 내부의 변화는 달리기를 하다가 지친 상태로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덧 시장은 디지털에 적응하고 달려가고 있는데 우리는 디지털을 고민하고 있다면 한참 늦은 것이다. 이 시장은 과거의 전통적인 마케팅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었다.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성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미래에 필요한 기업가형 마케팅을 제안한다. 기업가정신 혹은 기업가형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기업이 기업가의 탁월한 통찰과 리더십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 기업은 시간이 지나면 혁신의 동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다시 기업가형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마케팅 구루 필립 코틀러 선생께서 새로운 제안을 했다. 기존의 마케팅을 전통적 마케팅으로, 새로운 마케팅을 기업가형 마케팅으로 구분한 것이다. 기업가형 마케팅에 대해 옴니하우스 모델(프레임)로 설명하고 있다. 마케팅을 오랜 기간 들여다본 실무자나 전문가는 바로 이해될 수 있는 프레임이지만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이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은 아마도 기하학을 하는 것만큼 난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다시피 마케팅의 핵심은 포지셔닝, 차별화, 브랜드다. 이 세 가지 요소로 형성된 구조는  과거의 마케팅에서 미래의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마케팅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마케팅의 DNA라고 하면 이 세 가지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이덴티티로서 브랜드가 정립되려면, 포지셔닝이 분명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약속인 포지셔닝은 브랜드 완결성을 이루는 확실한 차별화를 통해 실현되어야 한다. 이 차별화가 계속 유지될 때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된다.” 상호 연결되고 통합된 구조는 디지털과 네트워크와 인간화로 바뀌고 있는 미래의 마케팅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기업가형 마케팅 모델에서 마케팅 전략과 전술은 포지셔닝, 차별화, 브랜드(또는 PDB 삼각형)를 기준점으로 결합된 아홉 가지 요소(시장세분화, 타기팅, 포지셔닝, 차별화, 마케팅믹스, 판매, 브랜드, 서비스, 프로세스)를 말한다.(p.187)”라고 한 부분에 와서 이게 뭘까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여기 제시한 12개의 키워드는 대표적인 전통적 마케팅의 요소들이다. 새로운 기업가형 모델도 역시 이 키워드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뭐가 바뀐 것인지 모호하다. 통찰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그동안 마케팅 3.0, 4.0까지는 공감했다. 5.0에서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 ‘마케팅의 미래’에서는 미래가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상당 부분은 마케팅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내용이란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 책에서 제시한 옴니능력을 구축하려면 아마도 신의 경지에 올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기업들은 창의성, 혁신, 기업가정신, 리더십, 생산성, 개선, 전문성, 경영 등의 영역에 적합한 능력을 구축해야 한다.” 평생직장, 장기근속의 개념이 희박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완벽한 리더의 역량을 갖추고자 인재양성을 하는 기업이 어느 정도 있을까 하는 생각인 든다. 기업가의 역량에 대한 희망사항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다만 경영자로 마케팅 리더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여기서 제시하는 수많은 옴니 능력을 갖출 필요는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시장의 변화에 마케팅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큰 그림이 필요한 경영자에게는 시사점을 제공해 주는 것 같다. 경영의 관점에서 전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리더는 단순히 마케팅을 기능적인 영역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경영의 핵심으로 마케팅을 봐야 하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로 변한 경영 환경에서 마케팅에 대한 실무적인 혹은 실천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은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크게 보면 새로운 내용이 없다. 제시하는 사례들 역시 이미 교과서에도 나오는 오래된 사례가 많다. 그 사례를 기업가형에 맞춘 느낌이 강하다. 학문과 이론을 정립하는 차원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지만 마케팅 현장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끝부분으로 갈수록 이 책은 마케팅 책이 아니라 경영관리 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나 역시 마케팅에 대한 고정관점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마케팅을 경영활동의 총체라는 접근을 한다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엄연히 기업가형 마케팅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마케팅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읽고 했는데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원저의 제목과 번역서의 제목이 다른 측면과 함께 두 제목 모두 이 책의 내용과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


이런 점이 방대한 분량의 책을 다 읽고도 무엇을 읽었는지 정리가 안 되는 이유일 것 같다. 마케팅과 재무를 연결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마케팅과 인사를 연결한 것도 이해된다. 마케팅과 생산 및 공급관리와 연결한 것도 이해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설명하면서 미래가 아니라 이미 기존에 마케팅에서 다루던 내용의 되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열적인 경영관리로 보이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p.14. 과거에는 마케팅에 대한 전통적 또는 절차적 접근법으로 신뢰할만한 결과를 반복해서 얻었을지도 모른다. 이 마케팅 방식을 이 책에서는 ‘전문가형 마케팅 professional marketing’으로 표현한다. 이 마케팅은 주로 시장 세분화, 표적 시장 선정, 포지셔닝, 제품과 브랜드 관리 같은 개념과 관계가 있다.

p.14. 빠른 속도로 변하는 지금의 세상은 어디서나 통하는 마케팅 전략을 요구한다(게다가 필요에 따라 신속히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요구한다). 앞으로 ‘기업가형 마케팅 entrepreneurial marketing’ 접근법이 상호 연결되고 유연한 성과 중심의 조직으로 향하는 문을 열 것이다.

p.19. 옴니하우스 모델

p.23. 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은 실제로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데, 사내에서 마케팅이 그보다 느린 속도로 전개된다면 시장에서 우위를 잃고 만다. 우리가 마케팅이라고 부르는 것이 시장을 다루기에는 효과가 없는 모순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p.24.

p.38. 마케팅의 기업가정신 모델이 세 가지 요소, 즉 포지셔닝, 차별화,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요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의사결정의 바탕이 된다. 그림 2.1이 보여주는 모델은 이 요소들의 특징과 서로 연결된 구조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p.39.

p.125. 아무리 창의성이 넘치는 아이디어라 해도 실행할 수 없다면, 무형이든 유형이든 기존 자원이나 자산을 낭비하게 된다.

p.132. 고객은 기업의 생존을 지쳐주는 생명줄이다.

p.135.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에 따르면, 매년 시장에 도입되는 신제품이 대략 30,000 개에 달한다. 그중 95 %가 실패로 끝났다. 토론토 대학 교수 이네즈 블랙번 Inez Blackburn에 따르면, 식료품점에 입점한 신제품의 실패율이 70-80 %에 이른다고 밝혔다.

p.186. 디지털 시대에 마케팅 리더들은 데이터와 인텔리전스 도구를 수용할 때 성장형 리더가 된다.

p.187. 새로운 기업가형 마케팅 모델에서 마케팅 전략과 전술은 포지셔닝, 차별화, 브랜드(또는 PDB 삼각형)를 기준점으로 결합된 아홉 가지 요소(시장세분화, 타기팅, 포지셔닝, 차별화, 마케팅믹스, 판매, 브랜드, 서비스, 프로세스)를 말한다.

p.224. 포지셔닝, 차별화, 브랜드로 형성된 구조를 PDB 삼각형이라고 한다.(그림 11.6 참고) 포지셔닝은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고유한 가치이자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다. 차별화는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유지하고자 제품과 서비스의 측면을 판단하려는 기업의 노력을 말한다. 차별화는 마케팅 전술의 핵심을 차지한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는 마케팅 가치의 핵심을 의미한다. p.224. 아이덴티티로서 브랜드가 정립되려면, 포지셔닝이 분명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약속인 포지셔닝은 브랜드 완결성을 이루는 확실한 차별화를 통해 실현되어야 한다. 이 차별화가 계속 유지될 때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된다.

p.225.

p.245. 표 12.1은 CI-EL 능력의 구축방법을 간략히 보여준다.


p.253. 표 12.2를 보면서 PI-PM 능력을 간략히 정리해 보자.

p.254. 기업들은 창의성, 혁신, 기업가정신, 리더십, 생산성, 개선, 전문성, 경영 등의 영역에 적합한 능력을 구축해야 한다.

p.294. 마케팅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마케팅 전문 비재무적 지표도 있다.

p.294.

p.296. 구체적인 마케팅 목표에 기반해 마케팅에 특화된 적절한 지표들을 선정해야 한다.

p.296.

p.306. 마케팅 부서는 적어도 세 가지 요소(마케팅, 제품,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운영과 투자 활동에 예산을 할당한다.(표 14.3 참고)

p.306-7.


<함께 읽으면 좋은 문헌>   

필립 코틀러 마켓 5.0,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이완 세티아완 저, 이진원 역, 더퀘스트, 2021. | 원제 : Marketing 5.0: Technology for Humanity.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이완 세티아완 저, 더퀘스트, 2017. | 원서 : Marketing 4.0: Moving from Traditional to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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