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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닥터 구자룡 May 27. 2024

'데이터 마인드 기르는 습관'의 저자 구자룡 박사

인터뷰


아고라 타임즈과 인터뷰한 내용이 기사로 나왔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또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깔끔하게 정리해준 신기수 기자님께 감사를 드리며..


#데이터마인드기르는습관 #구자룡 #지금당장마케팅공부하라 #직장없는시대의브랜딩 #신기수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얼굴과 이름이다. 그를 알게 된 건 5년 전이었던 것 같다. 북커뮤니티에서 잠깐 만났는데, 최근에 신간이 나와서 먼저 연락했다.


그는 얼굴보다는 이름으로 더 기억된다. '구자룡'이라는 이름에서 삼국지의 '조자룡'을 떠올렸다. 그동안 마케팅 전문가로 알고 있었는데, <데이터 마인드 기르는 습관>(좋은습관연구소)이라는 책을 출간해서 궁금증이 일었다. 마케터가 요즘 떠오르는 전문 직업군인 '데이터 마이너(Data miner)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는 '빅데이터 시대'로 일컫기 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었다. '조자룡 헌 칼 쓰듯'이라는 표현에 대입하면, '구자룡 데이터 마이닝 하듯'이라는 표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데이터 마인드'를 기르면 어떻게 좋은지를 물어보기 위해 일요일 오후에 만났다. 요즘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짚어봤다. 공공브랜딩과 관련해서는 지자체의 데이터 다루는 마인드가 한참 떨어지는 것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지방소멸, 인구절벽'을 얘기하면서도 인구 통계를 다루는 것을 보면, 너무 한가하다는 설명이다.  기업 경영이나 공공 정책이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주먹구구의 즉흥적인 결정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의 데이터 월드, 마케팅과 공공브랜딩 세계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본인 소개를 좀 해주세요.


빅데이터 시대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는 밸류바인 대표 구자룡입니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의 '데이터 리터러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데이터를 생활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주로 산업체 강의를 할 때 데이터 분석 방법과 문제해결, 그리고 의사결정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데이터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 즉 '데이터 씽킹'이 필요합니다. 제가 박사학위 논문에서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하여 브랜드 자산을 평가하는 모델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실무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하나의 방법론이 아니라 전반적인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 분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데이터 마인드 기르는 습관'(좋은습관연구소)이라는 책을 출간한 구자룡 대표



최근에 <데이터 마인드 기르는 습관>(좋은습관연구소)이라는 책을 내셨습니다. 그런데, 저 같은 일반인(?)이 보기에 좀 전문적인 내용 같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일반인들도 알기 쉬운 수준으로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먼저 일반인이라고 하면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루어보지 않은 일반적인 업무를 하는 직장인, 또는 학생이나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분, 그리고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일반인들이 데이터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고, 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정리한 책입니다. 


만약 직장생활을 하고 어느 정도 업력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전문적으로 보인다면 아마도 데이터와 담을 쌓고 일하는 습관이 있어서일 것입니다. 비유들 들자면, 마이카 시대가 되면서 모두가 운전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자동차를 자주 이용하면서도 운전에는 관심이 없고, 설령 면허증이 있더라도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운전경력이 수십 년 되어도 평소 타던 차량이 아니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특히 신차의 전자장치에 익숙해지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데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데이터가 물과 공기 같은 존재가 되었지만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질 것입니다. 


특히 데이터를 요약하고 추론해야 의미 있는 해석이 되고, 통찰을 얻을 수 있는데 그 기반이 통계입니다. 자동차의 구조적인 메커니즘을 알면 훨씬 운전을 잘 할 수 있듯이 데이터 분석의 알고리즘, 즉 통계를 이해하면 훨씬 데이터를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에서 '데이터 마인드 기르는 습관'이라고 하신 거군요. 


그렇습니다. 자동차의 메커니즘을 몰라도 운전할 수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서 통계를 모르면 이용하는 데 바로 한계에 직면하게 됩니다. 통계와 통계 분석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 없이 파이선, SPSS 같은 데이터 분석을 위한 전문 도구를 공부한다고 해서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슨 무슨 기법 중심으로 통계를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내가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분석 기법을 공부하면서 함께 해당하는 통계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대안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하기 위해 A/B테스트가 필요하고,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분산분석이 필요하고, 그 속에 가설검정과 유의확률(p-value)이 어떻게 사용되고 해석하는지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이게 전문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인데 이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 장벽을 넘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 마인드를 길러야 하고, 데이터로 사고하는 연습을 하고,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데이터로 의사결정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데이터 분석 도구를 익히는 게 아니라 '데이터 사고력'을 키우는 게 먼저입니다.


이 책을 통해 일부 어려운 내용은 있지만 최소한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하고, 그 문턱을 한 번만 넘으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데이터의 장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기업 경영이나 공공 정책에서의 의사결정을 하는 데는 통계가 필요하다. 주먹구구의 즉흥적인 결정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사실 주 전공 분야는 마케팅이시잖아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한빛비즈)를 개정판으로 내셨는데요. ‘실무에 가장 밀착한 마케팅 입문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들인지 좀 소개해 주세요.


<지금 당장 마케팅 공부하라>는 마케팅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실무자들이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마케팅의 A부터 Z까지 설명하면서도 사례를 통해 생각해 보면서 통찰을 얻도록 구성했습니다. 


개정판에서는 디지털 마케팅의 내용을 보강하여 디지털 시대에도 적용 가능한 내용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산업체 마케팅 강의를 하면서 실무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을 마케팅의 기본 원리에 맞추어 정리한 것입니다. 


그래서, 마케팅 공부를 하루라도 미루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모두가 '마케팅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설명한 책입니다. 그 근간에 데이터가 있고, 마케팅은 오래 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해결을 해오던 분야여서 마케팅과 데이터를 분리해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마케팅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독자들 외에 자영업자나 그 밖의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될 유용한 마케팅 기법이랄까, 사례를 좀 소개해 주세요. 


마케팅을 크게 구분하면 전략적 마케팅과 실행적 마케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략적 마케팅은 전사 혹은 특정 제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 방향성을 정하고 콘셉트를 만들고 핵심가치를 찾아 고객의 인식 속에 심어주는 포지셔닝을 말합니다. 


이른바 STPDB(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differentiation, branding)를 전략적으로 고민하는 영역이고, 이는 주로 마케팅기획 분야에서 업무를 합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란 브랜드를 어떻게 브랜딩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한편 실행적 마케팅은 전략적 방향성에 맞춰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많이 들어보셨을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믹스를 단기간에 실행하는 내용으로 구성합니다. 


보통 마케팅 계획이라고 하면 이와 같은 믹스 요소를 시기적절하게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집행하는 것입니다. 제품을 개선하거나 가격을 조정하거나 판매채널을 다양화 하거나 광고나 판매촉진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을 향상시키는 활동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기업 내 대부분의 마케팅 인력은 실행적 마케팅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애플에서 아이폰 신제품을 개발하여 출시하게 되면 가격을 책정해야 하고 유통채널을 조정하거나 광고를 집행하게 됩니다.



구자룡 대표가 출간한 책이다. '직장 없는 시대의 브랜딩'은 밀리의서재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요즘 마케팅 기법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어떤 거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무기가 나왔는데, 어떤 게 주 장비고, 어떤 게 보조 장비인지 모른다고 해야 할까요?


맞습니다. 이제 마케팅은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개념이지만, 의외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기법 중심으로 접근하면 온라인마케팅, SNS마케팅, 블로그마케팅, 인플루언스마케팅 등을 하면 마케팅이 되는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기법들은 모두 실행적 마케팅으로 무엇을 실행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방향을 잡아놓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지속적으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확정하기 어렵듯이 전략이 먼저인지 실행이 먼저인지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고자 한다면 꼭 전략적 방향성을 정하고, 그 방향에 맞춰 실행을 하되 중간 중간 수정 보완해 가는 방향이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성공한 방식입니다. 그러나 정답은 없기 때문에 경영자와 마케터가 창의적인 접근으로 마케팅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여기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의사결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마인드'를 기르는 것 역시 경영자와 마케터에게 매우 중요하게 되었죠. 



개인적으로 '마케팅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필립 코틀러가 있지만, 저는 <보랏빛 소가 온다>의 세스 고딘이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 마케팅 트렌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의 기본 원리를 정립한 석학입니다. 한마디로 마케팅의 체계를 정립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세스 고딘은 리마커블한 차별화 요소를 찾아 그것을 강력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여 마케팅 현장에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두 분 모두 마케팅과 경영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마케팅 트렌드를 이야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 질문한 요지인 마케팅 트렌드는 아마도 마케팅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향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마케팅 트렌드는 당연하지만 디지털과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미 상당수의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추천 알고리즘으로 고객에게 영화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역시 추천 알고리즘으로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온라인 쇼핑몰도 이와 유사한 추천 시스템을 두고 있는데 인공지능(머신러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소비자들 역시 추천이 훨씬 선택의 역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어야 마케팅 성과도 높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요즘 마케팅 트렌드는 디지털과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권으로 읽는 비즈니스 명저 100>(좋은습관연구소)를 공저로 내셨어요. 작가님이 꼽는 최고의 비즈니스 명저는 어떤 책인가요? 


많은 분들이 명저로 꼽고 있는 책인데, 저 역시 최고의 명저로 꼽는 책은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의 <포지셔닝>입니다. 1981년도에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여러 번의 개정이 있었지만 근본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현재도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포지셔닝에 꽂혀 30년 이상을 포지셔닝에 천착하고 있습니다. 


포지셔닝 개념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지셔닝을 구축하는 기간이 과거 10년에서 5년으로, 다시 3년으로, 그리고 1년으로 짧아지고는 있지만 포지셔닝 전략을 세우지 않고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태평양을 항해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중요한 개념이고 원칙입니다.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가 그 개념을 도입한 이래 포지셔닝을 우리 실정에 맞춘 책도 내셨어요. <한국형 포지셔닝>(원앤원북스)인데,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요즘 가장 잘한 포지셔닝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요?


포지셔닝이 잘 되었다는 표현을 쓰려고 하면 그 브랜드와 제시된 방향성을 나타내는 핵심가치가 일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볼보' 하면 안전이란 이미지가 만들어진다면 잘 포지셔닝 된 것이고 지금까지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고객이 핵심가치로 느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포지셔닝이 잘 된 브랜드로 간편 송금 시장을 개척한 '토스'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송금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금융 업무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간편 송금의 가치를 느낀 고객들은 의심 없이 토스를 선택할 것입니다. 스타트업이 개척한 간편 송금이 지금은 모든 시중은행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것을 보면 토스의 포지셔닝이 얼마나 의미있는 시장 개척 방법이었는지 그 가치가 느껴지실 거에요. 



구자룡 대표는 공공 영역에서의 브랜딩 전략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최근에 공공브랜딩과 관련해서 활동을 활발히 하시고 계신데요. 지자체들이 ‘지방소멸’이다, ‘인구절벽’이다 해서 고민들이 많은데, 그 대안이나 방안들은 좀 근시안적이랄까, 이주민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차원에서 머물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좀 더 장기적인 대안이 있으실까요? 


최근 어느 지자체를 지나는데 신축주택이 많이 보였습니다. 구축주택을 리모델링했다면 아마도 토박이 주민일 가능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고, 신축주택을 지었다면 외지인이 들어와 살고 있을 것 같아서 그 지자체의 모 과장에게 문의한 적이 있습니다. 


원주민과 이주민의 비율을 알 수 있는지를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농촌지역 지자체들은 원주민을 위한 정책이 입안되어 있는데, 그 원주민의 연령대가 대부분 고령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 고령의 원주민들이 새로운 이주민을 즐겁게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배타적이고, 그 지역 주민으로 잘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정책의 기초자료가 통계인데, 정작 지역민의 구성 비율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이 데이터 문제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통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전출입 인구가 집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전출입인구 통계에는 그 사람이 원주민인지 이주민인지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가 정책은 귀농귀촌 등 도시민을 다시 농촌지역에서 살게 하고 싶은 것인데, 정작 농촌지역에서 정책이 아니라 현지 주민이 등을 돌리게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지역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문제로 돌리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 '관계인구'라는 말이 뜨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원주민이 새로운 외지 인구를 데리고 올 가능성은 현저히 낮습니다. 오히려 원주민의 자녀들이 도시로 이주하는 것을 돕지 다시 내려오는 것에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관계 인구는 '주민등록은 다른 곳에 있지만, 특정 지역을 자주 왕래하면서 그 지역을 기반으로 일부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들이 친구와 지인을 데려오고, 지역의 마트에서 장도 보고, 주유소에서 기름도 넣습니다. 


지역 소비의 주체가 관계인구로 옮겨지면 다시 경제 활성화가 가능합니다. 최근 농막 규제로 불거진 이면에는 농촌지역에 약간의 텃밭을 일구고, 지역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의 저항이 컸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주거지를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둘 수 있게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주민등록지를 바꾸기 어려운 경우에는 제2의 주민등록지를 부여함으로써 관계 인구에서 '정주인구'로 바뀌고, 지역 정체성에 동화되어 그 지역의 미래 자산으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귀촌 예정지인 농막에 고교서클(보이스카우트) 선후배를 초청해서 캠핑을 하고 찍은 사진(오른쪽 끝).




최근에 귀촌을 하신 듯합니다. 인생 2막을 여신 듯한데, 취미랄까 재미는 어디서 찾으시는지 궁금합니다. 동년배 분들에게 ‘나는 이렇게 재밌게 살고 있습니다’ 자랑을 좀 해주세요.


귀촌을 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귀농도 아닙니다. 앞의 질문에 답변한 내용의 연장선상에서 말씀드리면, 저 역시 특정 지역의 관계인구입니다. 사업 때문에 현 거주지를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농막을 두고 약간의 농사를 짓는 그 지역에서는 언제나 뜨내기입니다.


현지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하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농기계를 대여하고 싶어도 주민이 아니면 빌려주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시골지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역시 농촌 출신으로 농사 일을 어릴 적 조금 했었습니다. 도시에서의 삶도 좋지만,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는 식물들을 보며 느끼는 생동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시오미 나오키의 ‘반농반X의 삶’을 동경하면서 과감하게 저지른 것으로 자랑할 만한 내용은 아닙니다. 잡초 제거하는 일도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 재미있는 일이고, 하기 싫은 노동이라고 생각한다면 고역입니다. 


다행히 저는 잡초 제거하는 일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이름도 모르고 지냈던 많은 생물들의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언젠가는 귀촌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텃밭을 관리하는 핑계와 더불어 '워케이션'(workcation, 일을 하면서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근무 형태를 의미하는 신조어)을 위해 2~3주에 한 번씩 4박5일 일정으로 들르는 정도입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좀 들려주세요.


당분간은 컨설팅, 강의, 칼럼 기고, 저술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그 동안 축적한 지식의 효용가치가 있는 듯하여 현재 하는 일을 수 년은 더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농막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 지금 하는 업이 아닌 다른 일, 즉 '반농반X'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반농은 직접 재배한 작물로 자급자족하는 수준으로 생각합니다. 반X는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컬브랜딩을 도와주는 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좀 막연하지만 데이터 접근성이 떨어지는 로컬지역의 관계자들에게 데이터로 의사결정을 통해 보다 높은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꾸준히 사진작업을 했었고, 동영상 편집기술도 어느 정도 숙달되어 있습니다. 이런 취미를 살려 지역의 숨은 명소나 점포를 찾아 현지인을 인터뷰하고 글로 써서 홍보를 해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포토에세이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이상 백두대간을 트레킹하면서 사진으로 기록했는데, 조만간 사진집과 사진전시회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마침 농막이 있는 곳이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중간지역의 산 중턱입니다. 아예 그곳에서 전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웃음)


농막이 있는 곳의 텃밭에 임시로 설치한 캠핑장이다.



저작권자 © 아고라 타임즈 

출처 : 아고라 타임즈(http://www.agoratimes.com)


원본 : http://www.agora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9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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