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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보 구자룡 Dec 02. 2024

인공지능 언어에 대응할 '미래 언어가 온다'

[북리뷰]


<책 개요>

미래 언어가 온다-AI가 인간의 말을 지배하는 특이점의 세상, 조지은, 미래의창, 2024.




<훔치고 싶은 한 문장>

미래는 미래 언어를 소유한 사람들의 것이다. 미래 세대와 함께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미래 언어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통찰력이 바로 오늘, 필요하다.



<리뷰>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AI)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기술에 대해, 생성형 AI에 대해, 챗GPT에 대해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 최근 <AI 데이터 분석>이란 책도 썼다. 어떻게 하면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지, 그중에서도 데이터 분석도 꽤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에 꽤 진지한 내용의 책을 발견했다. “미래 언어가 온다”라는 제목에 도대체 저게 뭐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미래 언어’, 이런 말이 성립되는지도 모르겠다. 언어는 현재 사용하는 것이고 과거로부터 온 것이지 미래의 언어를 어떻게 현재 고민하지. 저자인 조지은 교수의 프로필을 보고 언어학자가 뭔가 새로운 문제 제기와 연구, 또는 고민을 정리한 것 같다는 생각으로 급속도로 관심이 생겼다. 그동안 주로 인공지능의 기술적인, 응용적인, 비즈니스적인 측면의 정보를 접했는데 이 책은 근원적인 또는 철학적인 문제 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 세대가 쓰게 될 언어를 미래 언어라고 하는 것 같다. “미래는 미래 언어를 소유한 사람들의 것이다. 미래 세대와 함께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미래 언어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통찰력이 바로 오늘, 필요하다.” 이 말속에 현재 우리가 어떻게 현실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답이 있는 것 같다. 


신조어는 주로 기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등록된 상표로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다. 브랜드는 문법을 초월해서 사용되기도 한다. 개인이 만들어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들도 있다.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간혹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한자 단어의 뜻을 모르면서 한자로 된 우리말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미래 언어의 도래를 부정하거나 미래 언어 그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이는 시대착오적 사고이다. 오히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 미래에 우리가 맞이할 변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소통되고 있는 단어들 중에서 모르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이런 문제를 문제로 볼 것인가? 저자의 견해를 미루어 짐작하면 미래 세대의 언어는 미래 세대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굳이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언어학자의 생각이 이럴진대 나는 경직된 사고의 틀에 갇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디지털 네이티브를 초월하여 ‘인공지능 네이티브’를 주창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과 상호작용을 하는 게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인공지능 네이티브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해당될까? 2년 전에는 아니었지만 올해부터는 해당되는 것 같다. 디지털 이주민이 이럴진대 디지털 네이티브는 너무나 당연하게 인공지능 네이티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미래 세대의 미래를 과거 세대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발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 걱정스러운 부분도 물론 있다. 그런데 언어 측면에서 보면 아직 걱정할 필요가 크지 않다고 생각된다. “인공지능의 언어와 관련해서 하나 재미있는 점은 인공지능이 만들 수 있는 문장 수는 무한대에 가깝지만,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단어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 수 있는 창의성은 인간만의 고유영역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인간만의 고유영역이다.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말들, 영혼을 풍부하게 하는 말들은 인공지능이 가르쳐주지 않는다. 미래 언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대화가 될 것이다.”


결국 인간은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미래 언어로 아름다운 여정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 그리고 생성형 AI는 도구다. 도구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인간의 창의성을 갖추는 것, 인공지능 언어와 인간 언어를 접하면서 든 생각이다. 


세상이 변하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날 때 그 변화에 편승하는 삶을 추구했었다. 컴퓨터가 보급될 때, 인터넷이 시작되었을 때, 스마트폰이 출시되었을 때, 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이 출현했을 때 얼리어댑터로 편승했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다 이와 관련이 있다. 결과적으로 인공지능이 중심인 세상으로 변할 것이다. 우리 모두 지금 늦은게 아니다. 빠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같은 인공지능 세계는 2년 밖에 안되었다. 빨리 편승해서 앞서나가는 선택이 필수가 아닐까? 미래 언어는, 미래 세대는, 미래 세계는 걱정하지 말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

p.10. 현재까지 인공지능은 신조어는 물론이고 단어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제공한 언어는 인간이 이미 만들어 놓은 모든 단어와 언어를 엮는 결과물일 뿐이다.

p.88. 미래 언어를 지배하는 것은 과거 같은 강대국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이 정하는 언어가 미래를 지배한다. 영문법이 아닌 기업의 매뉴얼이 영어의 매뉴얼이 되어 간다.

p.90. 더 이상 언어는 특정 국가, 민족, 지역의 대화 수단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전 세계 진출과 무역에 따라 함께 이동하고 있다.

p.100. 미래는 미래 언어를 소유한 사람들의 것이다. 미래 세대와 함께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미래 언어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통찰력이 바로 오늘, 필요하다.

p.102. 이제는 디지털 네이티브를 초월하여 태어나면서부터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해온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인공지능 네이티브’라는 용어를 만들게 되었다. 대표적인 인공지능 네이티브의 기준: 인공지능과 상호작용을 하는 게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네이티브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p.109. 인공지능의 언어와 관련해서 하나 재미있는 점은 인공지능이 만들 수 있는 문장 수는 무한대에 가깝지만,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단어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p.118. 미래 언어에는 규범, 규칙, 표준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취향에 맞게 변형된 언어, 지극히 개인화된 언어가 주된 언어로 사용될 것이다.

p.199. 미래 언어의 도래를 부정하거나 미래 언어 그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이는 시대착오적 사고이다. 오히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 미래에 우리가 맞이할 변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p.200.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광범위한 지식을 올바르게 판별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p.207. 미래 세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대화 문해력(conversational literacy)’이다. 싸우지 않고 대화다운 대화, 토론다운 토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p.214. 우리의 감정과 관련된 메시지의 55%는 신체 언어, 특히 표정을 통해 전달된다고 하며 인간의 목소리가 가진 가치는 미래 언어의 숨은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p.222. 만약 초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인공지능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를 구별할 방법이 있을까? 미래에도 우리는 지금처럼 우리의 언어를 소유하면서 소통할 수 있을까? 인간 언어는 지속 가능할까? 우리 언어의 미래는 도대체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까?

p.223. 앞으로 인간 언어의 핵심은 인공지능으로 번역되지 않는 감성과 감정의 언어가 될 것이다.

p.224.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말들, 영혼을 풍부하게 하는 말들은 인공지능이 가르쳐주지 않는다. 미래 언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대화가 될 것이다.

p.232. 인간 언어의 매끈하지 못함과 불완전함이 역설적으로 인간 언어를 가장 인간답게 해준다.

p.232. 우리 인간은 완벽한 언어가 아니라 가장 인간다운 언어에 끌린다.



<함께 읽으면 좋은 문>

강국진,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필로소픽,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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