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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알고리즘, AI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마인드셋

[북리뷰]

by 구자룡

<책 개요>

AI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 세달 닐리, 폴 레오나르디 저, 조성숙 역, 윌북, 2024.

원제 : The Digital Mindset: What It Really Takes to Thrive in the Age of Data, Algorithms, and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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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고 싶은 한 문장>

오늘날처럼 숨 가쁘게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시험하고 실패하고 배우고 재시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은 학습 방법이다.

지금은 제품과 데이터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직접 실험을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리뷰>

이 책은 디지털 마인드셋(Digital Mindset)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저자들인 세달 닐리와 폴 레오나르디 교수는 기술이 우리의 일을 어떻게 바꿀지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디지털 마인드셋을 형성하기 위해 협업, 연산, 변화 등 세 파트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 마인드셋은 사람과 조직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미래에 맞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AI, 기계학습 사용법을 구상하게 해주는 일련의 태도와 행동이다. 그래서 이 시대 가장 필요한 역량을 하나만 꼽자면 바로 디지털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한다.


‘실험의 민주화’라는 표현에 격하게 공감된다. “지금은 제품과 데이터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직접 실험을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그렇다. 지금은 누구나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룰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직원들이 편안하게 실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경영자도 부서도 데이터에 가장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인사이트를 얻지 못할 것이다.” 데이터 마인드셋을 갖추면 데이터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실험하고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이점은 이런 데서 나온다.


이 책은 2022년 5월에 출간되었다(원서 기준). 당시의 시대 상황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이슈가 한창일 때다. 물론 지금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게 될 앞으로의 기업 환경은 일부 전문가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디지털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그 끝지점쯤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략 30년이 걸리고 있는 세월이다. 이제 아날로그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일부 향수에 젖어 아날로그를 그리워 한다. 예를 들어, 아날로그 카메라, 즉 필름 카메라가 가끔 이슈가 되기도 하지만 대세인 디지털 카메라를 거부하기 어렵다. 이렇듯 이미 디지털 세상인데 나만 아직 아날로그 방식으로 생각한다면 경쟁력은 없을 것이다. 지금 생성형 AI가 대세가 되고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혹이 되고 있지만 그 근간은 데이터와 디지털이다. 그러므로 AI를 이해하고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디지털 마인드셋부터 갖춰야 한다.


이 책은 좋은 책이지만 중요한 지적을 하나 하면, 번역책 제목이 “AI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2024년 8월 출간)”인데 엉뚱한 것은 아니지만 원제(The Digital Mindset: What It Really Takes to Thrive in the Age of Data, Algorithms, and AI)가 본문의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제목으로 보인다. 데이터, 알고리즘, AI 시대에 성공하는 데 실제로 필요한 것으로 디지털 마인드셋을 설명했다.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될 제목인데, 순전히 2024년 AI 트렌드에 편승하여 오히려 좋은 책이 묻힌 것 같아 아쉽다. AI가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디지털 마인드셋을 갖추면 디지털 기반 시대에 업무 적응력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된다. 이 책 어디에서도 AI가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방법은 나와 있지 않다. 번역책 제목에 현혹되어 이 책에서 AI가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독자라면 실망이 큰 책이 될 것이고, 디지털 마인드셋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은 독자라면 원제에 마음이 끌려 책을 구매할 것 같다. 어쩌면 이 또한 왜곡이고 디지털 마인드셋이 갖춰지지 않아 발생한 마케팅 상술로 보인다.


책에 대한 지엽적인 문제를 하나 지적하면, 본문에 주석 번호가 있는데 정작 주석 내용이 없다. 각 장별 그리고 책 마지막 부분을 몇 차례 뒤져 보았지만 찾지를 못했다. 이런 전문 서적을 읽는 독자라면 참고 혹은 인용을 한 주석을 찾아보지 않을까? 원서에는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번역서에서 빠뜨린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p.20. 우리가 생각하는 ‘디지털’은 데이터와 기술의 상호작용이다.

p.20. ‘데이터’는 참조하고 분석하고 연산할 수 있는 일련의 정보를 의미한다.

p.21. ‘마인드셋’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취하는 나름의 접근 태도이다. 당신이 무언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따라 그것을 생각하는 방식도, 그것이 지니는 의미도, 대응하는 행동도 달라진다.

p.21. ‘디지털 마인드셋’은 바꿔 말하면 데이터와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우리 나름의 접근법을 의미한다. 디지털 마인드셋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과 조직은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고 미래를 여는 새로운 길을 그릴 수 있다.

p.27. 오늘날처럼 숨 가쁘게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시험하고 실패하고 배우고 재시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은 학습 방법이다.

p.31. 실제로 가장 기본적인 개념에서 본 알고리즘은 정해진 순서를 단계적으로 밟으며 구체적 목표를 수행하게 만드는 일련의 명령 체계이다.

p.32. 그림 0-1. 알고리즘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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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4. 데이터 생성에 작용하는 인간의 편향은 물론이고, 그런 편향이 깔린 채 생성된 데이터에 의존했을 때의 결과까지 이해할 수 있는 디지털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p.135. 데이터에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데이터가 진짜라고 믿는다.

p.164.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디지털 마인드셋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숫자 연산이 아니라 숫자가 알려주는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p.183.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생태계의 다양한 부분들을 유지관리하는 것을 ‘기술 부채(technical debt)’라고 부른다. 위키의 창시자로도 알려진 워드 커닝햄(Ward Cunningham)은 노후화된 기술을 고치기 위한 예산을 별도로 책정해야 하는 이유를 기술에 문외한인 주주들에게 설명하면서 이 말을 처음 사용했다.

p.223. 이런 메타데이터를 ‘디지털 잔해(digital exhaust, 개인이 온라인 활동과 선택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라고도 하는데, 이 데이터들은 웹상에서 회의하고 계산하고 검색하고 물건을 사고 친구와 수다를 떠는 등 다른 활동을 하면서 만들어진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p.225. AI와 기계학습으로 디지털 잔해를 디지털 발자국으로 바꿔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핵심 실험 중 하나이다.

p.230. 지금은 제품과 데이터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직접 실험을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대다수 기업들은 중앙의 분석 부서나 R&D 연구소가 아닌 디자이너, 마케터, 엔지니어, 관리자의 손에 실험을 맡길 생각이 없어 보인다. 기업에 디지털 마인드셋이 장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실험의 민주화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p.230. 제임스 월슨(H. James Wilson) 뱁슨대학교 교수와 케빈 지소자(Kevin Desouza) 워싱턴대학교 교수의 말마따나 “실험을 민주화하지 않으면 연구부서에 속하지 않고 조직 전체의 85~90%에 해당하는 직원들의 지식과 능력을 사장시키는 것이다.”

p.235. 직원들이 편안하게 실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경영자도 부서도 데이터에 가장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인사이트를 얻지 못할 것이다.

p.287. 분석과 통계는 아는 만큼 후하게 보상해 준다. 지금도 당신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추적하고 활용할 수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문헌>

<데이터 마인드 기르는 습관 : 기획자 마케터가 데이터 분석가보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법>, 구자룡 저,좋은습관연구소, 2024.

<데이터의 함정: 숫자에 가려진 고객 인사이트를 포착하는 법>, 앤디 맥밀런, 자넬 에스테스 저, 이윤정 역, 유엑스리뷰,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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