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종주(설천봉-영각사) 트레킹

[백두대간 2차]

by 구자룡

[백두대간 2차] 덕유산 종주(설천봉-영각사) 트레킹 후기

글/사진. 구자룡


덕유산 트레킹 후기는 2014년 2월에 6명이 함께 한 산행으로 티스토리에 올렸던 것을 다시 정리하여 브런치에 올립니다.


이번 종주는 박용상, 박성호, 우제호, 이경화, 이진원 등과 함께 총 6명이 2014년 2월 6일-8일(2박3일) 북덕유산에서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잡았습니다.


겨울산행이라 걱정도 되었지만 6명이 정겁게, 여유있게, 그리고 모두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구름과 눈보라, 눈비 등 일기가 고르지 못해 기대한 만큼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나름 남덕유산 주변에서 눈비를 맞으며 쌓이는 설경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포근한 기온으로 추위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바람이 휘몰아치는 구간에서는 매서운 칼바람과 마주하는 구간들이 있었습니다.


등산 경험이 많지 않은 이경화(별명 폴리스)가 지시한 대로 철저하게 준비를 했고, 나머지도 새로운 등산 패턴에 맞추어 잘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은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등산문화에 적응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날은 덕유대야영장의 황토집에서 편안하게 잠을 잤습니다. 저는 광명-영동 : 열차, 영동-무주 : 시내버스, 무주-구천동 : 직행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과 무주시내 구경 등으로 7시간만에 숙소에 도착했고, 나머지는 하산지점인 남덕유산 영각사에 차 한대를 세워놓고 나머지 한대로 숙소로 왔습니다.

이진원 후배의 부인이 재워준 불고기로 맛있게 저녁과 반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둘째날 아침 일찍 준비하여 무주리조트의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가볍게 올랐습니다. 1500미터 높이를 10여분만에 올았지요. 이런 산행도 있습니다. 덕분에 하루 종일 편안하게 다음 숙소인 삿갓재대피소까지 잘 갈 수 있엇습니다.

북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에는 엄청난 바람으로 오래 있을 수 없었으며, 경치를 볼 만한 조망이 되지 못하여 처음 향적봉에 오른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향적봉을 뒤로 하고 중봉까지의 구간이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군란지인데 이 역시 눈이 별로 없어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중봉을 지나 백암봉을 거처 동업령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습니다. 준비해간 발열 전투식량으로 해결했는데 모두가 처음 사용하는 것이라 나름 수업비용을 냈습니다. 설익은 햇반으로 그러나 맛있게 먹고 깔끔하게 뒷 정리하고 다음 숙소인 삿갓재대피소까지 가는 길을 출발했는데, 어느 순간 이경화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앞서간다고 했는데 이로부터 삿갓재대피소에 도착할때까지 얼굴을 볼 수 없었지요. 한편으로 상당히 위험한 행동인데, 폴리스이니 한시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5시간 이동한 거리를 폴리스는 4시간만에 주파하는 괴력을 보여주었는데 문제는 그 사이 사이 우리의 걱정을 덜어주려고 진원이에게 카톡으로 상황을 전송했으나 그 카톡을 다음날 영각사 도착할 때쯤 확인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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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으로 올라가는 천상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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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능선 최고봉 향적봉을 눈 앞에 두고 이어지는 등산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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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 정상에서 이번 종주 산행에 동참한 대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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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에서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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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을 내려와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눈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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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능선에서 만날 수 있는 주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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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에서 삿갓재대피소로 가는 중간 정도의 위치에 동업령이 있습니다.

여기서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가볍게 먹었습니다.



삿갓재대피소는 45명 정도 수용하는 난방이 되는 곳으로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는 구조였는데 우리가 도착했을때(정확히 경화가 도착했을때) 이미 먼저 온 등산객들이 따뜻한 1층 바닥을 차지하고 있어서 우리는 2층 마루바닥으로 배정 받았습니다.

다행히 담요1장으로 깔고 하계용 침낭으로도 훈기가 있었기에 온도에는 큰 불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늦게 와서 가장 먼저 출발한 바로 옆의 일행이 일으키는 소란으로 긴 밤을 거의 뜬눈으로 보냈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예의라는 것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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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재대피소 내에 있는 취사장에서 가볍게 저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일째 아침을 먹고 예상시간보다 1시간 늦은 9시에 남덕유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밤에 5센티미터 정도의 눈이 내렸고,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침 30여명의 등산객들이 앞서가기를 기다렸다가 그 뒤로 붙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삿잣봉으로 가는 길과 우회하는 길의 갈림길에 이정표가 없어서 잠깐 난상토론이 있었고 내려가는 것 보다는 올라가는 길을 택했는데 그 결과 삿갓봉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우회했다면 시간은 단축할 수 있었겠지만 삿갓봉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능선길은 여유와 설경을 경치하는 호사를 누렸습니만 남덕유산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영각사에 도착해서 점심을 라면으로 먹는 것이었는데, 이진원이 허기로 더 이상 가면 문제가 생긴다고 하여 모두 눈밭에 투덜대면서 점심 준비를 했습니다. 예비로 가저간 전투식량으로 먹기로 했는데 하나가 부족하게 되었지요. 왜나하면 제가 준비물로 가져오라고 해 놓고 정작 저는 배낭에 여유가 없어서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하필 이렇게 필요한 순간이 오고 말았어요. 그래서 5개로 6명이 정답게 나누어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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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하산 준비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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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으로 가는 길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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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 바로 아래 북쪽 사면에서 눈 맞으며 점심을 먹고....



남덕유산 정상은 매우 좁은 공간인데 영각사쪽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으며, 점심시간이라 여러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어서 한마디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영각사까지의 하산길이 이번 종주에서 가장 힘든 일정이 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철계단을 내려오면서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3.4km를 거의 5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이미 지쳐있기도 했지만 돌길로 이어진 길고 가파른 길은 하산길로 최악인 것 같다는 생각을 설악산 마등령에서 오세암으로 내려올때 이미 경험했는데 여기서 또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우리 뒤에 오던 어떤 한분이 앞으로 엎어지면서 이마에 피가 솟구치는 사고를 당했는데 그 일행이 우리 앞에 가고 있었는데 폴리스가 그 일행을 불렀고 앞으로 앞으로 전달되어 그 분이 다시 사고자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제호와 이진원이 착한 일을 했습니다. 그 분을 구호하고 인계하고 내려왔스습니다. 그런데 폴리스왈 "경찰은 가족에게 인계하는 것으로 끝이다." 업무지침에 있다고 했습니다. 이 말에 모두 경악을 했지만 생각해보면 일리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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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 정상에서 영각사 방향으로 나있는 철계단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이 계단으로 이어지는 여전이 얼마나 힘든지는 가본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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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철계단에서 잠시 포즈를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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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각사에서 마지막 한 컷.



영각사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서상에서 하산주와 설렁탕으로 저녁을 먹고 각자 집으로 안전하게 이동하였습니다. 운전을 한 이경화와 우제호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산행을 마치면서 다음 하계종주는 강원도 쪽으로 준비하려고 합니다. 점봉산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정보가 있어서 아마도 오대산을 중심으로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8월 중순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보 구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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