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던 내가 아냐

by 추억과기억

어느덧 정신과를 다닌 지 한 달이 되었다.

검은 봉투와 병원 분위기

그리고 우울증 환자라는 내 마음속 네이밍이

내게 친숙해졌다.


이번에 해봤던 설문과 상담의 결과는 다소 내게 충격적이었다.

무기력하고 피곤에 절어 산다고 생각했던 내가

알고 보니까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총 4가지 중에 무려 3개나 에너지원이 있는 것이었다.

첫째로 욕심이 많은 편이지만 점차 줄여가고 있는 걸로 보인다는 점

둘째로 완벽주의 즉, 안전 지향적이라서 리스크 관리를 잘하려고 하는 점

마지막으로 지금은 힘들어서 회피하다 보니까 그런 거지 원래는 사람을 만나 에너지를 얻는 편이라는 점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하나가 에너지를 주지 못하면 다른 게 주는 형식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에너지가 생성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에 그치고 실행하지 않으면서 죽지 않고 살아있는 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내가 지금껏 버텨낼 수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의사 분의 말씀이 들렸다.


"에너지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고통과 스트레스가 많으실 겁니다."

내 에너지를 투자하여 얻는 피드백

혹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 등

내가 만들어낸 고통과 스트레스 역시 에너지로 인한 게 존재해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모든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는 걸

여기서도 느꼈다.

하지만 나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란 깨달음이

내게 너무 소중했다.

앞으로도 내가 뭔가를 해낼 수 있고

무엇보다 살아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