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변신한 이유

한 발 더 나아가

by 추억과기억

사람마다 성격은 타고난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럴까? 당연한 얘기지만 그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성격이 변하는 사람도 있고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마다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성격은 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현재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야 한다.

둘째는 변화에 대한 계기가 있어야 한다.


2가지 조건이라는 거창한 말을 썼지만 그 내용은 부실하게 보인다.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 등의 하나마나한 소리가 그 내용이라니 다소 어이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2가지가 없으면 성격이 바뀌는 건 물론이고 모든 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없다는 걸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불만은 계기를 만든다


전학 가서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교실 앞에 섰지만 눈물로 인사를 전하지 못하고 주목받는 게 부끄러워 수업시간에 이름만 불려도 귀가 터질 것처럼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땀을 뻘뻘 흘린 아이가 있었다.


자신 있게 생각을 말하고 싶다는 마음속 욕망과 이름이 호명되었다는 것만으로 부끄러움에 사로잡혀버린 실제 성격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며 성인이 되었다.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기준을 20살로 잡았던지라 (지금 와서 보면 웃기지만) 독하게 마음먹고 성인으로서의 삶을 나아가리라 다짐한다.


그렇게 진학한 대학교에서 다짐이 실패하는 동시에 계기를 하나 얻게 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와는 다른 대학교에서의 인맥관리가 그 이유였다.


그전까지는 같은 학반에서 강제로 수업을 듣고 생활하다 보니 같은 반 아이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한 명씩 먼저 다가오게 되고 이후 두 명, 세명 친구를 사귀다가 두루두루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되었던 것과 대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는 건 다른 분야였다.


OT 등 강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에 참여하지 못한 채 1학년을 시작했고 이후 엠티 등의 기회로 친구들을 사귀었지만 마음과 달리 더 많은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다. (남고출신이다 보니 이성과의 친분은 더욱 어려웠다.)


그때 친해진 친구들이 소중해졌다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다가가는 용기가 점점 사라지게 되고 그저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떠나기 일쑤였다. 소심하여 발표도 잘 못하고 먼저 다가가지 못했던 지난날의 습관이 결국 발목을 잡았음을 깨닫고 '성격을 바꿔야겠다'가 아니라 '성격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계기를 맞이한다.


아직 남은 대학생활을 위해서라도

다가올 사회생활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있을 인간관계를 위해서라도


강제된 현실은 기회가 되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러 군입대를 하게 된다.

강제로 부대끼며 살아야 해서 초등학교 ~ 고등학교 때와 같은 환경을 마주했는데 다른 게 딱 하나 있었다. 바로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닌 다가가야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그 마음가짐과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라는 다짐도 함께 했으니 무서울 건 없었다.


훈련소 때 같은 내무반의 모든 훈련병 중 어색한 사람은 1명도 없었고 심지어는 조교들도 챙겨주기에 이르렀으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할만하다. 소심함을 이겨내면서 착한 성격은 버리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그 자신감은 자대 배치 이후까지 이어져서 선후임 모두에게 이쁨 받고 간부들에게도 인정받는 병사로 전역했다. (전역한다고 우는 후임도 있었으니 그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군대를 전역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전역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든다. 그 자신감에 성격을 바꿨다는 나만의 자신감까지 얻으면서 성공적인 군생활을 마무리했다는 자화자찬을 하며 전역하게 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전역하면서 소심한 성격이 바뀌었음을 확신한 채로 그 계기를 준 대학교로 다시 돌아왔다.

아직 주목받는 거에 대해 익숙하지는 않지만 발표할 때 떨지도 않았고 대화의 물꼬도 잘 여는 등 전과는 확실히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얼굴과 이름은 알지만 친하지 않은 사이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나 사적으로 만나자는 걸 먼저 말하는 거 등등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 많다...


지금 성격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만족한다.

전과는 달리 내가 생각하는 걸 표현할 수도 있고 그 증거로 지금 내 이야기를 여기에 남기고 있다.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당시 상황이 불편해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 보니 성격을 바꿔야지 괜찮아지겠구나 싶었고 이대로 쭉 가다가는 나에게 불편만 계속 발생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만큼 그때는 나에게 거창한 이유였다. 지금 돌이켜보니 거창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유야 어떻든 결국 나는 성격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고 적어도 성격으로 인한 불편은 없다.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바꿔야겠다'가 아니라 '바꿔야 한다'라는 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게 성격 변화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내 안의 모든 걸 변화시키게 해주는 거라고 확신한다.

단순한 다짐과 간절한 다짐은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성격을 바꾸는 도전으로 변화를 위해 어떤 게 필요한지 배울 수 있었다.

단순함과 간절함은 같은 걸 다르게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는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