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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과기억 May 15. 2023

세상에서 가장 거창한 단어

현실에 순응한 이상

세상에는 정말 많은 단어들이 있다. 그리고 그 단어마다 사람들이 기대하거나 생각하는 바가 있다. 그중에서 가지고 있는 기대나 생각이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단어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이상형이다.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상형이라는 단어를 가장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의 유형을 뜻하는데 이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가 없다. 누군가가 높은 점수를 주는 부분을 누군가는 낮게 책정할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점수의 포인트가 바뀌기도 한다. 즉 지금의 그 포인트는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이상형은 바뀔 수 있다.


이상형이란 건 말 그대로 희망사항이다. '이런 사람과 만난다면 내가 이렇게 행복할 것 같다'라는 희망이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 이상형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이상형이 돼버린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한다.


예를 들어보자. 외모가 내 스타일이어서 선호하지 않는 연애 스타일을 가진 사람과 사랑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서 만나게 될 거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화가 잘 통하고 섬세한 성격이 어른스럽다는 포인트로 다가온다. 그전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연애 스타일에 대한 매력을 가지게 되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에 맞게 내 이상형은 바뀌게 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외모는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대화가 잘 통해서 만났다고 해보자. 만나서 데이트도 하고 잘 통하는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사람의 눈이 맑아 보이고 입이 예쁘게 (혹은 멋있게) 보인다. 그렇게 그 사람의 외모 특징이 내 이상형이 되어간다.


이렇듯 이상형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만나면서 변하기도 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식과 편견으로 만들어진 이상형은 어떤 계기를 통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앞선 예시처럼 누군가를 만나면서 변하기도 하고 어떤 일을 겪으면서 변하기도 한다.


희망 사항이 현실에 의해 기분 좋게 바뀌는 보기 드문 현상을 이상형의 변화로 경험할 수 있다. 결국 이상형이란 건 그저 거창하게 꾸며진 단어다. 어떤 계기를 통해 한순간에 바뀌어버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창한 의미를 걷어낸 이상형의 정의는 무엇일까?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하고 싶다.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되고 없어도 가상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있으니까 커플 여부를 떠나서 적용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 결국 현실 앞에 순응할 이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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