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만나러 갈게

상황이 사건으로

by 추억과기억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본격적으로 인간관계를 쌓게 되면서 친구라는 관계가 생기게 된다. 어릴 때는 학창 시절을 더 빛나게 해 주고 성인이 되어서는 인생을 더 빛나게 해주는 '친구'관계는 살아가면서 소중한 것 중 하나다.


그렇게 쌓인 인간관계가 있을 때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서로 시간을 내어 만나고 밥도 먹고 때로는 술이나 커피도 한잔하면서 친목을 쌓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알던 친구와 소주 한잔을 하다가 돈을 벌고는 가끔 이자카야 같은 비싼 곳도 가보고 국내여행 대신 해외여행을 가보는 경우가 있을 거다. 부모님의 돈이 아닌 내 돈을 벌면서 조금은 더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그런데 그 자체도 버거워지는 순간이 있다. 생활비, 고정비 등이 내 수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면 친구 아니 사람을 만나는 거 자체가 두려워지는 것이다. 오랜만에 밥 한 끼 하자고 했을 때 무조건 싼 곳을 찾게 되고 술 한잔하고 싶을 때 그냥 편의점에서 소주만 사서 간단한 안주거리로 먹게 되고 여행을 가자는 계획을 세울 때 국내에 가까운 곳으로 의견을 내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환경에 따라서는 아예 만남과 약속 자체를 없애버리곤 한다.


그거까지는 그럴 수 있다. 버거움을 넘어서 비참해지는 순간이 있다. 지인의 경조사에 참여하는 데에 고민이 생기는 순간이 바로 그 때다. 참여할 수 있지만 역시나 돈이 문제다. 조금 낼 수밖에 없어지고 훗날 자신의 경조사 때 돌아올 게 생각날 수밖에 없다. 마음보다 적은 금액을 내는 걸 이해해 줄 수 있는 지인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인이 더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에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

가끔 친구들끼리 의견이 모였을 때 거한 곳에 먹으러 가고 다 같이 여행을 가고 보고 싶었던 친구들을 만나는 게 평범한 일상이다. "친구들 만나고 올게"라는 말속에 담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현실의 벽이라는 방어막 때문에 고민하게 되는 게 처량하기도 하다. "나 빼고 만나"는 말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심정이 때론 처참하다.


누군가를 축하하거나 위로하고 싶을 때 원하는 금액으로 마음을 표시하고 말로 표현하는 것도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현실이 있다. 그래서 경조사 참석할 때 고민의 짐과 함께 가는 것이 슬프다.


'친구 만나고 올게'

'축하하러 갔다 올게'

'문상 다녀올게'


이런 평범해 보이는 상황을 현실의 사정이 사건으로 만들어버리는 건 탈출하고 싶은 게 사람이다. 이런 일상은 편하게 누려보고 싶다.

이전 12화취미는 가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