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을 해본다.
진짜 내가 우울증에 걸려서 다행이라고.
약을 받고 여느 때와 똑같이
나만의 주말 패턴에 따라 카페로 향했다.
그저 병원 때문에 시간만 늦춰졌을 뿐
바뀐 것은 없기 때문이다.
나를 힘들게 한 현실,
그 현실을 탈출하고 싶다는 욕망
그리고 움직여야 해결된다는 내 신념까지.
참 아이러니했다.
마음은 이렇게 힘든데 쉬지 못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도 내 마음을 힘들게 한 걸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본업은 본업대로 하고 있으니까
공짜 로또라는 생각으로
카페에 가서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만들어서 한다.
블로그에 글 쓰기
브런치에 글 쓰기
유튜브 대본 제작
내 안의 검은색을
흰 종이 위에 마음대로 끄적이는 일.
굳이 따지자면 '창작' 활동이다.
누구도 내게 강요하지 않았지만
나는 이걸 하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움직여야지
이 현실...
우울증을 만들어버린 현실을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울증을 알게 되어서
내 안의 검은 그림자가
더 잘 보이는 나비효과를 겪었다.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