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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축구 Mar 26. 2019

2-2.서른, 축구하기로 결심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 '좋은 바람' 

공항에 도착하자, 조금이라도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설렘도 있었으나, 다른 이유라면 30시간이 넘는 비행 그리고 2번의 경유 중에는 단 한번도 외부로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2번의 경유 모두 4시간 안쪽이었기에 굳이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바로 환승 터미널로 넘어왔다. 


오후 5시에 도착한 같은 비행기의 승객들은 아르헨티나 국적의 사람들과 외국인들로 나뉘어 입국심사대에 섰다. 곧 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입국심사대의 직원들이 하나 둘씩 줄어들더니 이내 같은 줄로 합쳐졌다. 오후 5시가 넘어가니 퇴근하는가 싶었다.


예전에 미국에 들어갈때, 입국심사대에서 한 번 문제가 된적이 있었기 때문인지(30분 정도 걸려 해결되긴 했다.) 매번 긴장이 된다. 


게다가 편도 티켓+스페인어 모름+도장하나 없는 새 여권 이 세가지 조합에 조금 걱정이 됐다. 다행히 1시간정도 걸린 대기시간이 무색하게 2분정도만에 입국심사는 통과했고, 짐을 찾으러 나섰다. 남미여행 중 짐이 실종됐다는 인터넷 글을 많이 봐왔기에 조금 걱정했지만, 아주 쉽게 짐을 찾았다.


그렇게 짐을 찾으니 오후 6시가 넘었다. 이제 숙소에 찾아가야 한다.


남미의 치안이 안좋다는 생각에 첫날은 조금 돈이 들더라도 택시를 타려고 생각했으나, 공항에서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 생각은 없어졌다.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고 공기는 시원하면서 따뜻했다. 그리고 내 몸으로 느껴지는 아르헨티나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내가 그리던 그런 나라였다.

아르헨티나 하늘, 유난히 맑고 아름다웠다.


그래 괜히 쫄아서 헛돈 쓰지말자.


인포메이션에 있는 공항직원이 아주 친절하게 버스번호와 타는법을 알려주었다. 버스카드를 사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서 한국처럼 버스카드를 기계에 댔다. 뭐 한국과 다르지 않네 라는 생각을 할 무렵, 기계는 내가 예상했던 '삑' 소리 대신 침묵을 지켰고..나의 우상 마라도나를 꼭 빼닮은 버스기사가 나에게 뭐라뭐라 한다. 내가 아는 스페인어는 우노(1) 도스(2)까지 였기 때문에 당황했으나, 뒤에 따라타는 어떤 친구가 영어로 'where are you going?' 이라고 해석해 주었다. 알고보니 아르헨티나는 한국처럼 목적지에서 카드를 찍고 내리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버스를 탈 때,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거리에 따라 준하는 금액 만큼을 카드로 찍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탔는데..... 내가 알던 정보와 다르게 1시간이 흘러도 내가 잡은 숙소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창밖으로 보이는 아르헨티나 거리는 위험해 보였고, 때마침 질이 안좋아보이는 몇몇 사람이 버스에 타자 겁이 나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디렉또'(다이렉트)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내가 탄 버스는 공항에서 시내까지 곳곳을 다 훑으며 가는 버스 였다.


11시가 다 되서야 내가 잡은 숙소 근처에 다다랐다. 누가봐도 초행자 여행객으로 보이기에 걸음을 서둘렀다. 버스역에서 한 1.5키로 정도 거리에 내가 잡은 숙소가 있었는데, 거의 뛰다 싶이 걸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지역은 위험지역으로 밤길을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곳이었다. 초행자의 행운일까? 별 탈없이 숙소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나자 긴장이 풀렸고, 친절한 숙소직원 '세자'덕분에 그 어느때보다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내가 묵었던 숙소의 뒷마당. 꽤 많은시간 저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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