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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축구 Apr 17. 2019

2-4.서른, 축구하기로 결심하다.

땅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머물며 느낀점은 여기 사는 모든 사람들은 아침에 집을 나선 5분간 정말 행복하겠다. 라는 생각이었다. 날씨때문에 기분이 이렇게도 좋아질 수 있구나.. 라는걸 처음 느꼈다.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청명하다.


내가 처음 머물게 된 숙소는 생각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숙소였다.

구 한인촌인 백구촌과 멀지 않았고, 신 한인촌인 모론 지역은 걸어갈 수 있는 그런 동네 였다. 옷가게가 4차선 대로 양쪽으로 쭉 뻗어있는 그런 옷장사 중심의 동네 였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동대문? 정도의 거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작성한 블로그에는 우범지역이라 절대 방문하지 말라고 써 있으나, 현실은 또 다른법이다. 한 달 가까이 여기서 지내며, 겪은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 다만 내가 항상 조심하며 다녔다. 뒤에 누가 따라붙는가 싶으면 갑자기 돌아서 다른 길로 가기도 하고, 지갑과 핸드폰은 항상 조심히 소지했다.(전대같은건 따로 차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자체로서도 치안유지를 위해 꽤많은 경찰력을 유지하는듯 보였다. 한국이 어떻게보면 (지나치게?) 너무 안전해서 반대로 치안의 불안함을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같이 지내는 아저씨. 드루이드족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를 몰고다닌다.

일주일 정도는 숙소에서 걸어다닐수 있는 거리만 돌아다녔다. 마트에 들러 물가도 보고, 주변에 운동할만한 공터나 공원이 있는지 돌아다녀봤다. 마트에서 소고기 가격을 처음 보고는 한참을 계산했었다. 이 가격대로라면 말이 안되는데.. 뒤에 '0'이 하나 빠졌나 싶어 단위를 하나 올리면 한국 소기기 가격과 크게 차이가 안났다. 호기심에 소고기 한 팩을 들고 계산대로 가니, 써있는 숫자가 곧 가격이었다. 소고기 가격이 한국 소고기의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었다. 소고기 1kg이 한국돈 만원이 채 안됐다. 이 때부터 나는 장을 볼 때, 모든 물가를 소고기 가격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소고기가 정말 싸고 맛있다. 다만 소고기말고....는 먹을게 많이 없다...



'라면 두개면...소고기가 1키로인데...'


동네를 충분히 파악했다고 생각되자, 중심가로도 나가보고 싶었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자료가 충분치 않았고, 달리 알아본 것도 아니어서 큰 기대는 없었다. 숙소 매니저 '세자'에게 물어보니 지하철을 탈면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지하철이 위험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다.

아르헨티나 지하철 개통기념일은 1919년 3월 1일이다. 우리나라 3.1절과 같은 날이다.


지하철은 생각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중심가인 마요광장으로 데려다 주었다. 도착하는 순간 왜 많은 사람들이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남미의 파리'라고 칭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남미의 날씨와 유럽의 풍경은 꽤나 어울렸다. 예전부터 주워들은 지식으로 알고 있던 사실은 아르헨티나는 역사적으로 원주민들을 쫒아낸 유럽인들이 지배해왔고, 그 결과 대부분이 백인종이며, 다른 남미국가들을 살짝 무시하는 태도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실제로 인종차별하거나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남미사람이라기보다 유럽인처럼 생겼으며, 거리또한 유럽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꼭 유럽같지만은 않다.


내 언어로 표현해 보자면 ,,


'사람들은 유러피안의 외모를 하고 있으나 눈빛만은 남미의 소울이 있었고, 풍경은 유럽같지만 그 도시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남미의 그 무엇이다.' 정도로 표현 하고 싶다.

나름 신난 표정입니다.


이런 아르헨티나의 특성은 내가 아르헨티나 축구를 좋아했던 이유와 정확히 일치한다.

나는


'축구는 특이하게도 그 나라 문화나 민족성을 대변한다' 


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몇개 국가만 적어보자면,

독일축구는 그 나라와 같이 정확하고 빈틈없으며 튼튼한 선 굵은 축구를 한다.

브라질축구는 정열적인 쌈바의 느낌으로 얼마든지 자유롭게 기술좋은 남미축구를 한다.

일본축구는 작은것에 세세하고 세밀한 나라답게 잘은 패스중심의 세밀한 축구를 한다.


아르헨티나는 남미에 있는 나라답게 정열적으로 기술축구를 하나, 유럽의 힘과 파워가 있는 축구가  섞여있다..


남미의 축구와 유럽의 축구를 한데 섞어 놓은 모양이 아르헨티나 축구다. 그래 탱고다.


아르헨티나 축구는 이탈리아의 남부 음악, 쿠바의 아바네라, 스페인의 플라멩고, 라 빰빠스의 가우초 춤 등의 영향을 받아 이것 저것 섞여 어우러진 탱고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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