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추억
누군가는 기억을 뇌의 해마에 저장된 전기신호라고 말하지만,
저는 기억이 가슴에 남은 온기라고 믿습니다.
어머니의 김치찌개는 섭씨 100도에서 끓지만,
그 기억은 영하 20도의 한겨울에도 우리를 녹입니다.
할머니와 함께 빚은 만두는 식으면 차가워지지만,
60년을 함께한 사랑은 죽음 너머에서도 따뜻합니다.
아버지의 짜장면은 배달되면 식어버리지만,
부끄러워했던 아들의 마음은 뜨겁게 익어갑니다.
오빠의 갈비찜은 냄비 안에서만 끓는 게 아니라,
동생의 가슴속에서 평생 보글보글 끓어오릅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억요리사'입니다.
엄마는 아이의 기억에 계란후라이를 굽고,
아빠는 딸의 추억에 라면을 끓이고, 할머니는 손주의 마음에 호박죽을 쑵니다.
그 음식들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이유는 미슐랭 별이 달려서가 아니라,
사랑의 온도로 익혀졌기 때문입니다.
기억해(억해)가 사람들의 기억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삶에 스며든 온기를 느끼는 것이고,
말로 전하지 못한 사랑을 듣는 것이며,
눈물로 삼킨 미안함을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살려내는 일입니다.
하해가 억해의 기억 속에서 살아있듯,
우리가 사랑한 모든 사람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여전히 숨 쉽니다.
밥상은 단순히 음식을 놓는 곳이 아닙니다.
그곳은 서로의 하루를 나누는 자리이고, 말없이 건네는 위로의 공간이며,
"사랑한다"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곳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서로의 시간을 나눠 먹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한 술 뜰 때마다 서로의 기억을 나누고,
한 잔 부을 때마다 서로의 마음을 채우는 것.
그래서 밥 한 끼가 소중한 겁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시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오늘, 누구와 밥을 먹었나요?
그 사람에게 "맛있다"고 말해줬나요? 아니면 "고맙다"는 말을 건넸나요?
만약 아직 전하지 못했다면,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 저녁,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세요. "
밥 먹었어?"라고 물어보세요.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함께 밥을 먹으세요.
왜냐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함께할 식사의 횟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까요.
기억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은 사랑이 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함께 나눈 밥 한 끼가 있습니다.
당신의 기억 속 가장 따뜻한 밥상은 무엇인가요?
그 기억이 식기 전에, 오늘 누군가와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보세요.
"내가 너를 기억할게"
억해가 하해에게 한 약속처럼,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합시다.
그들이 만들어준 밥을, 함께 나눈 시간을, 말없이 건넨 사랑을.
그렇게 기억하는 것이 결국 그들을 영원히 살아있게 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오늘 저녁,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밥 한 끼 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 만드는 가장 특별한 요리이니까요.
기억요리사의 주방에서
오랜 시간 작가의 서랍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꺼냅니다.
몇 번의 망설임과, 수십 번의 수정과, 수없이 많은 고민 끝에
이제야 용기 내어 발행이라는 버튼을 눌렀습니다.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오늘이 마지막으로 "맛있게 먹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일 수도 있고, 오늘이 "고맙다"를 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으니까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