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트렌드 노트

보라토크 강연 후기

by 초록맘

변화의 흐름이 빠른 시대다.

이맘때쯤 서점에서 쏟아지는 '트렌드' 관련 책들은 외면할 수 없는 독 도서 같은 느낌이다.

대표적인 도서인 '트렌드 코리아 2026' 외에도 라이프 트렌드, 트렌드 노트, Z세대 트렌드 등이 우리 삶의 패턴을 예측하고 가늠해 준다.

알게 모르게 삶에서 파생되는 유행어나 신조어들이 데이터로 분석되면서 묘하게 우리를 설득시킨다.




얼마 전 관심 있게 신청한 교보문고 보라토크의 강연 주제도 ‘빅데이터로 보는 2026 트렌드’였다.

‘2026 트렌드 노트’는 생활변화관측소 박현영 소장과 연구원들이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관측하고 분석한 리포트 형식이다.

일상과 삶에 녹아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강사님의 재미있는 설명 때문에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강연을 몇 시간 앞두고 단짝 친구와 광화문역에서 만났다.

이른 저녁으로 소울푸드인 삼청동 수제비를 함께 먹고 짙은 단풍을 껴안은 삼청공원길을 걸었다.

공원에 마련된 숲 속도서관에서 무인카페의 키오스크를 놀이하듯 터치하며 커피도 내렸다.

가을단풍이 엿보는 통창에 기대어 한참 동안 도란도란 책향기를 즐겼다.




강연장인 교보문고 대산홀에 들어서자 후끈한 사람들의 온기가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를 짐작케 했다.

저녁강연은 주로 직장인들의 퇴근 발걸음이 더해져 한층 진지했고 몰입감이 높아졌다.

박수와 함께 박현영 강사님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2026 트렌드 노트'는 10년의 시간을 시리즈로 거쳐온 열 번째 책이라고 소개하셨다.

트렌드를 보는 3가지 축으로 일상, 여가, 가치관을 시작으로 AI의 반려화로 이어졌다.

예전의 14박 15일의 유럽여행이나 불금, 주말아빠처럼 작정하고 쏟아붓던 트렌드는 서서히 사라졌다.

퀵턴여행, 점심산책, 가족과 저녁데이트, 성수동 팝업투어, 퇴근 후 아빠처럼 평일의 일상을 루틴처럼 보내는 트렌드가 대세다.




‘성공’보다는 ‘성장’의 가치에 비중을 두는 변화도 두드러졌다.

실제로 나도 퇴직 후 1년 동안 ‘미라클모닝’을 실천하면서 매일의 성공을 곧 성장이라고 생각하며 달렸다.

지금은 건강한 수면을 지키고 하루하루 꾸준한 관리 루틴으로 작은 성장을 향해 노력 중이다.


이제는 거부할 수 없는 AI와 동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다.

초기의 AI는 막연한 감동과 관찰의 대상이었다면 요즘은 'AI의 반려화'를 말하고 있다.

올봄에 유행했던 지브리풍 사진 바꾸기 AI와 놀이를 통해서 사람들이 무장해제가 된 예라고 할 수 있다.

업무 도구였던 AI가 사진첩을 공유하는 친구이자 고민을 나누는 반려 AI로 진화하고 있다.

내가 주인공이 되고 꼬꼬무같은 질문의 연속으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대상 된 것이다.


AI시대와 반대되는 아날로그 취미 요즘의 트렌드다.

뜨개, 필사, 축제, 프로야구, 러닝, 수영 등 디지털과 무관하게 자신의 몸으로 과정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원초적 활동이 각광받고 있다.




작가님은 이렇게 정의하셨다.

반려 AI에게 요구되는 것은 똑똑함이 아니라 다정함이다.

그렇다고 칭찬봇인 AI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화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다양한 감정과 부딪치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도 인간다움이다.

장점과 단점을 가진 듣기 싫은 말도 해주는 인간적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AI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빈 종이에 스스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심히 나의 하루와 트렌드를 짝지어 보았다.

삼청동 수제비를 직접 맛보며 느낀 ‘위로’ 트렌드.

숲 속도서관을 찾아 나를 채웠던 ‘성장’ 트렌드.

그날, 친구에게 선물 받은 ‘곰돌이 키링’은 '위로의 도구(반려성)'로써의 트렌드와 닮아있었다.


결과적으로 트렌드는 주어가 ‘나’가 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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