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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 Nov 09. 2024

그저 오늘의 내가 괜찮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조금 덜 욕심을 내고 싶다. 더 나아지지 않아도,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그저 지금의 내가 괜찮았으면 좋겠다.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기대와 다짐을 잠시 내려두고, 이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느껴보고 싶은 하루이기를.


언제부턴가 나는 내가 아니라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살아온 것 같다. 어제보다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 조금 더 잘 살아야 한다는 다짐이 어느새 무게가 되어 조용히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잘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왜 이토록 무겁게 느껴지는 걸까. 내가 바라는 모습은 무엇인지, 이 다짐들은 정말 나를 위한 건지, 아니면 그저 주변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내가 걸친 가면인 것인지.


오늘은 그냥, 지금의 내가 괜찮다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고, 오늘 내가 잠시 멈춰 있어도 좋다. 하루쯤은 무언가를 더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다고 믿어보고 싶다. 그래, 그저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보기도 한다.


그저 오늘의 내가 무사히 지나가길. 작은 실수도, 사소한 후회도 오늘의 일부로 조용히 받아들이길, 이 하루가 안온하길. 내일은 또 내일의 내가 나아지지 않아도, 오늘의 내가 이대로도 괜찮다고 믿어줄 수 있기를.


마음속 무거운 다짐들을 잠시 내려두고, 그저 오늘을 살아보기로 한다. 오늘만큼은 이 모습 그대로, 충분히 괜찮다고 믿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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