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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EO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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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나눔 Sep 27. 2022

퍼실리테이션

3일간의 여정

촤근 컨설팅 관련 책을 읽다가 ‘퍼실리테이션(Facillitation)’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다.

조직에서 사람들의 동기를 이끌어 내고 여러 기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퍼실리테이터(Facillitator), 그리고 그 활동 영역이 퍼실리테이션이다.     



곧바로 검색을 해보니 한국 퍼실리데이션 협회가 있고 자격증이 있으며, 관련 강좌에 대한 정보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빈 스케쥴과 강좌 일정이 매칭이 되는 지점을 찾았고 곧바로 신청을 했다.

강남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퍼실리테이터 양성 공인 기관이 된 곳이다.     

강좌는 3일간 8시간씩, 총 24시간이었다. 

3일을 연속해서 한 장소에서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을 하니 적잖이 부담이 되었지만, 

컨설팅 업무에서 필요한 부문이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이 채워지지 않아서 강좌가 취소가 되는 것을 걱정했다.     


드디어 첫 날.


나는 9까지 서울에 출근하는 자동차 대열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서 용인 터미널 발 시외버스를 탔다. 

그동안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사업장에 출근하다가 이렇게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선 것이 얼마 만에 일인가?

버스를 기다리고 전철을 타고 시간을 확인하면서 다시 셀러리맨이 된 기분이었다.     

3층에 자리한 강의장은 아담하고 강의실 벽에 전문가 수준의 강의에 관련된 그림이 빽빽하게 그려져 있었다.

대중교통 재 초보자로서 5분을 초과해서 도착하고 두 개 그룹으로 배치된 자리에 앉았다.

총 12명.     


여자 수석 컨설턴트가 강의를 진행했다.

먼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과정의 목표를 언급하고 ‘명함 만들기’로 참석자들이 각자 소개를 하였다.

교재 빈 페이지에 이름의 뜻, 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것, 퍼실리테이션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 그리고 퍼실리테이터로서 하고 싶은 희망을 적어서 발표를 했다.

나를 제외하고 전부 직장인들이었다.

삼성, LG, SK에서 6명, 해운회사에서 1명, 사회복지법인에서 1명, 일본계 법인에서 1명, 심리상담 회사에서 1명, 회사명을 기입하지 않은 1명, 그리고 나.

대기업 HR(Human Resource) 부서와 코칭 역할을 맡은 분들, 그리고 전문 상담 역할을 맡은 분들이었다.  

‘명함 만들기’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트린 뒤, 퍼실리테이션의 개요에 대해 배웠다.     

이제 제대로 알게 된 퍼실리테이션이란 통제와 지배없이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쉽게 하고 촉진하며, 소통을 도우며, 참여를 이끌어내는 활동을 말한다.

주된 방법은 교육과 회의, 워크숍 등이며, 전략 기획, 변화 관리, 문제 해결, 그룹 코칭, 비전 수립 등의 적용 영역이 있다.

이 업무를 하는 퍼실리레이터는 퍼실리테이션 과정에서 최적 프로세스의 설계, 준비, 동기 부여, 목표 달성 가이드, 커뮤니케이션 촉진, 깊이 있는 관찰, 갈등 관리, 긍정 태도 유지 등의 역할을 한다.     


퍼실리테이션은 5단계 프로세스에 따라 시행한다.      

오프닝 아이디어 도출 아이디어 체계화 그룹 의사결정 클로징     


첫째 날에는 이 중에서 아이디어 체계화까지 배웠다.     


오프닝

오프닝에서는 회의의 목표를 알리고 참석자의 기대사항을 청취하고 과정을 설명한다.

오프닝에서 하는 것 중에 아이스브레이커(Icebraker)는 참석자들 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하는 것인데, 앞에서 시행한 ‘명함 만들기’도 좋은 도구이다. 

그 밖에 선택한 사진이나 단어를 짝과 보면서 공통점 찾기, 왼손으로 조원들 초상화 돌려 그리기, 인생 최초 엘리베이터 경험 나누기 등이 있다.

아이스브레이커는 참석자 인원, 특성, 친밀도, 회의 주제 등을 고려해서 적절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오프닝에서는 두 가지를 알려 주었는데, 그라운드룰(Ground Rule)과 파킹롯(Parking Lot)이다.

그라운드룰은 본 과정에서 꼭 지켜야할 두 가지 법칙을 참석자들이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우리 조는 다수결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정했고 다른 조는 ‘잘 듣고 리액션 해주기’로 정했다.

또 하나가 강사에 의해서 정해졌는데, ‘예습 금지’다.

복습을 할 시간도 부족하고 예습을 통해 사전 판단을 배제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파킹롯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모아두는 곳이다. 

시간상 이것들은 나중에 다시 다루려는 것이다.     


아이디어 도출

아이디어 도출에서는 여러 유용한 기법을 배웠는데, 자유 연상법, 강제 연상법, 유추 발상법에서 자유 연상법에 대해 주로 다루었다.     


자유 연상법은 주제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발상하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기법으로서 명목 집단법(NGT, Nominal Group Technique), 리버스 브레인스토밍(Reverse Brainstorming), 브레인 라이팅(Brain Writing)이 있다.     

명목 집단법은 서로 대화를 배제하고 개인별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종이에 적게 하여 비슷한 아이디어로 그룹핑을 하는 기법으로 주로 회의 몰입도가 떨어지거나 회의 안건이 예민한 경우나 갈등의 소지가 있는 경우에 사용한다.     

리버스 브레인스토밍은 반복되고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안을 찾고자 할 때 적용하는 기법이다. 문제점을 한 문장으로 기록하고 그 문장의 반대 문장을 참석자들에게 만들도록 하여 거꾸로 문제점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발굴한 후, 다시 원래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점에 대한 아이디어 발굴을 하는 것이다. 

우리 조에서는 ‘어떻게 하면 남녀 가사노동을 균형있게 할 수 있을까?’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 반대 문장으로 ‘어떻게 하면 남녀 가사노동을 균형 없이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나왔다.

‘조선 시대 여성에 대한 미담을 들려준다’나 ‘남녀 성별 역할을 분명히 한다’와 같은 반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그러고 나서 다시 원래의 문장으로 돌아가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니, 아이디어 개진이 쉬워지고 반대 문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참고한 아이디어도 적지 않게 나왔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모두 포스트 잇에 적어 유사한 것끼리 분류를 하고 보드판에 있는 용지에 붙여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했다.  

브레인 라이팅 기법은 개인과 집단 발상을 동시에 살린 방법으로 소수의 Big Mouth(의견 선도자)에 좌우되지 않게 하거나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갑자기 아이디어를 도출할 때, 필요한 기법이다.

먼저 6명 각자가 3개의 아이디어를 용지에 기입한다.

옆 사람에게 그 용지를 건네준다.

다시 받은 용지에 3개의 아이디어를 기입한다.

이런 식으로 6번을 돌리면, 총 108개의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데, 실습에서는 3번을 돌리며, 총 48개의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 아이디어들도 포스트 잇에 써서 유사한 아이디어끼리 분류를 하고 보드판의 용지에 붙여 모두가 볼 수 있게 한다.     


강제 연상법(Random Word Brainstorming)은 주제와 무관한 단어를 이용하여 강제 연상하는 기법이다.

강사가 단어 주머니를 가지고 와서 각자 주머니 안에 있는 3개의 단어나 문장을 무작위로 선택하게 했다.

강사는 ‘환경보호 실천을 돕는 솔루션(상품, 서비스,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의 주제를 공개했다.

이제 보드판의 용지에 선택한 18개 단어를 원의 형태로 기입했다.

그러고 나서 각 단어에서 연상되는 아이디어를 말하게 하여 기입한다.

‘사랑의 매’라는 문장에서는 환경관련 법규 강화라는 아이디어가, ‘교탁’이라는 단어에서는 친 환경 소재 교탁 사용의 아이디어가, ‘학교’라는 단어에서는 학교에서 한달에 1시간 환경 교육이라는 아이디어 등을 도출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 체계화

아이디어 체계화는 아이디어를 분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 발생될 수 있는 오류는 잘못된 체계화 방법을 선택(주제 특성, 참석자 규모, 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고)하거나, 퍼실리테이터가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의견을 반영시키거나, 그룹핑(분류)에 너무 몰입하여 전체적인 시각을 잃어버리는 것 등이 있다.

각 조별로 브레인스토밍과 투표를 통해서 1/2로 아이디어를 압축했다.

이제 두 조가 모여서 보드판 용지에 두 조에서 취합한 전체 아이디어들을 포스트잇으로 보드판 용지에 붙이고 아이디어를 도출한 참여자가 아이디어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리고 유사한 아이디어끼리 그룹핑(혹은 Clustering, 분류)을 했다. 

다음으로는 전체 아이디어 중에 3개의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의 투표를 했다.

그렇게 해서 아이디어에 순위를 매겼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 체계화 방법을 ‘Top Consennsus Workshop Method“라고 한다.     


첫 날 강의가 끝났다.

오랜만의 교육이라 쉽지 않았지만, 친근하고 열정적인 강의에 빠져들었고 토론을 하고 합리적인 방법에 의해 의견을 개진하고 분류하는 작업이 신선했다.

휴식 후 중간중간 아이스브레이크를 통해 재미를 느꼈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서먹한 것이 없어지고 점점 가까워지며 흥이 증가하였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둘째 날.     


강사가 남자로 바뀌었다.     

강사는 전에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로 15년을 일했다고 한다.      

안정적이고 차분하게 이끌어가는 면모에서 전 직업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룹 의사 결정

그룹 의사 결정에 대한 것으로 시작을 했다.     

그룹 의사 결정 시에 주의해야 할 것은 ’집단 사고‘이다.      

집단 사고는 갈등을 최소화하하고 의견의 일치를 이루려고 하고 비판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여 불합리한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높인다.     

이것은 회사의 사장과 같은 리더와 함께 할 때나 팀워크가 오히려 좋을 때, 그리고 시간의 압박이 있을 때 발생된다.      

그러므로, 퍼실리테이터는 이와같은 분위기를 배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Frame)에는 4가지를 언급했는데, Prioritization(선호도), In&Out Frame(채택, 기각 프레임), Pay-Off Analysis(성과 분석), Voting(투표)를 배웠다.               


Prioritization은 아이디어의 우선 순위에 따라 단, 중, 장기의 실천 시기를 정하는 것이다.     

In&Out Frame은 전체( 두 조)를 상대로 의사 표시를 통해서 채택할 아이디어, 기각할 아이디어, 그리고 다음에 다시 논의할 아이디어를 정하는 것이다.     

표시 방법은 파랑(채택), 빨강(기각), 노랑(중립)의 3개 카드를 이용했다.      

만일, 특정 아이디어에 기각이나 중립이 나오면 해당 참여자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한번 카드로 의사 표시를 하는 과정을 거친다.      

두 번째 의사 표시에서 특정 아이디어에 한 명이라도 기각이 나오면 기각으로, 기각이 나오지 않았지만, 한 명이라도 중립이 나오면 중립으로 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시간이 많지 않을 때 하면 좋다고 한다.     

Pay-Off Analysis는 기대 효과를 세로 축에, 그리고 실행 용이성을 가로 축에 놓고 H(고), L(저) ,두 개의 칸을 만들어 총 4개의 칸에 아이디어를 집어넣는 것이다.     

우상단에 분류된 아이디어들은 기대 효과와 실행 용이성이 다 좋은 것으로 우선적으로 실행할 아이디어이다.     

Voting은 자세하게 다루었는데, 멀티 보팅(Multi-Voting)은 스티커(Dot Sticker)를 붙이는 방식이고, 포인트 쉐어링(Point Sharing Voting)은 100점을 부여해서 각 아이디어에 점수를 주도록 하는 방법인데, 한 아이디어에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피스투 파이브 보팅(Fist to Five Voting)은 손가락으로 나타내어 결정하는 방식으로 주먹(강한 부정)에서부터 손가락 5개(강한 긍정) 까지 총 6단계의 선호도를 표시한다.           

         

클로징

마지막으로 클로징에서는 시간의 연장 필요성과 산출물을 검토하고 오프닝에서 확인했던 목표와 기대사항을 다시 한번 상기한 후, 파킹롯(Parking Lot, 당장이 아니고 차후에 검토하기로 한 것들)을 확인하고 액션 플랜(Action Plan)을 수립한다.     

그리고 나서 참여자들의 소감을 청취하는 것으로 마친다.          

앳션 플래닝에는 모든 항목에 무엇을(What), 누가(Who), 언제(When)하는지를 기록하는 것을 강조했다.                

퍼실리테이션 기본 스킬    

다음으로는 요약, 기록, 질문의 퍼실리테이션의 기본 스킬에 대해서 배웠다.     

요약의 기술에서는 퍼실리테이터는 자석보다는 거울에 더 가깝다는 말을 들었다.      

이것은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몰입하도록 먼저 존중하고 신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경청을 잘해야 하며, 참석자가 말한 것을 재확인 하여 말하여 모두가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3~6문장의 주어진 내용을 보고 요약하는 연습과 100분 토론 방송에 나온 말을 듣고 요약하는 연습도 했다.     

현재 JTBC 방송국에 있는 손석기 사장이 아나운서 시절에 토론자들의 말을 듣고 핵심별로 분류하여 재확인하는 데에 장인이었다고 한다.        

기록의 기술에서는 여러 기록 기법과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림들을 익히게 되었다.             

       

질문의 기술에서는 ORID(Objective, Reflective, Interpretive, Descisional) 기법이라는 4단계 질문의 기술을 익혔다.     

Objective는 객관적 정보를 공유하는 질문으로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나 “어떤 단어나 문구가 기억에 남습니까?’와 같은 질문이다.     

Reflective는 정보에 대한 내적 반응을 확인하는 질문으로서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나 “기뻣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무엇입니까?”와 같은 질문이다.     

Interpretive는 핵심 의미, 시사점을 파악하는 질문으로서 “우리 업무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나 “우리가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와 같은 질문이다.     

Descisional은 실행 계획, 결론을 도출하는 질문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나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와 같은 질문이다.     


예시를 보면서 실습을 해봤는데, 몇 개의 질문은 어느 단계에  포함을 시켜야 할지 까다로 왔지만, 4가지의 질문을 통해서 전체적인 맥락과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통찰력을 기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첫째 날과 같이 둘째 날에도 조원들이 퍼실리테이터가 되어서 한번씩 역할 연습을 하는 시간도 있었고 역할 연습이 끝나면, 각 조원들이 피드백 양식에 평가를 하였다. 8개 항목에 0~5점으로 점수를 주고 잘한 점과 개선할 점을 썼다.              

    

교재 끝에 아인슈타인의 명언이 실렸다.     

“만약 곧 죽을 상황에 처했고, 목숨을 구할 방법을 단 1시간 안에 찾아야 한다면, 1시간 중 55분은 올바른 질문을 찾는데 사용하겠다.  올바른 질문을 찾고나면, 정답을 찾는데는 5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 둘째 날 강의가 끝났다.     

오늘은 첫 날보다 많이 힘들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인가, 아니면 너무 열심히 들었던 것인가?     

전철역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둘째 날 강의까지가 퍼실리테이션 기본 과정이며 나는 종합과정(심화 과정)을 신청했기에 하루 더 나와야 했다.     


셋째 날.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조금 피곤했지만, 실습 위주로 하는 마지막 강의에 기대를 안고 버스에 올랐다.     

워크숍 설계와 실전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다.          

워크숍 설계와 실전 5단계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Sensing(상황 파악) > Defining(확인) > Designing(설계) > Arranging(준비) > Facilitating(실전 연습)                     

Sensing은 3P, 즉 목적(Purpose), 최종 산출물(Products), 참석자(Participants)를 확인하기 위해 내외부 상황을 파악하는 작업이다.     

이것은 관찰, 인터뷰, 직접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 지는데, 보통 97%가 인터뷰를 통해 이루어 진다.     

인터뷰는 보통 30분 정도 하는데, 그룹 인터뷰는 민감한 사항이 아니고 시간이 없을 때 사용하며,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 인터뷰를 많이 사용한다.                    

Define은 3P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목적은 원래 의도한 1차적 목적과 참석자들의 경험 자체, 즉 유대를 강화하고 서로를 더 깊이 아는 등의 부수적 목적이 있다.      

특히, 주어진 일정 동안 성취가능 목적인지를 판단하여 그 범위를 정한다.     

회의 산출물은 참석자들의 의사결정 레벨(Level, 리더들의 참여 정도 등)을 고려하여 정하도록 하고 사전에 참석자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좌석 배치와 리더의 참여 범위를 정한다.                    

Designing은 3P 정보를 바탕으로 회의 진행 프로세스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만일, 1시간 회의를 한다면, 오프닝 15분, 개인별 업무 추진 현황 공유 15분, 주요 이슈사항 확인 20분, 이슈 해결방안 토의 30분, 클로징 10분과 같이 디자인 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먼저 총 시간을 정하는 것보다 개별 단계의 시간을 먼저 확인하고 적절한 총 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시간에 갇히지 않게 하는 것이다.     


퍼실리테이터는 각 단계별로도 5분 단위의 시간 계획을 세우고(강사는 초당 계획을 세우라고 강조했다.) 현장의 상황에 따라 대응할 2nd 계획까지 세워서 곤란할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또한, 참석자들의 몰입이 떨어지는 시간대에는 적절한 아이스브레이크 등의 활동을 첨가하여 회의을 원활하게 흐르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참고로, 통상 회의의 몰입이 떨어지는 시간대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10:30 ~ 11:00, 13:30 ~ 14:00, 15:00 ~ 15:30         

      

Arranging은 교재나 도구, 회의장 셋팅을 하고, 회의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이다.     

회의나 워크숍의 주제, 참석자, 장소를 고려하여 적절한 교재나 도구, 그리고 좌석 배치를 정한다.     

체크리스트는 전체적인 준비 사항을 질문의 형태로 나타내어 빠진 것이 없는지를 최종 점검하는 것이다.                    

Facilitating에서는 각 조별로 실습을 했는데, 퍼실리테이터, 서기, 타이머, 도구 준비자, 총무를 선정하여 주제에 대한 모의 회의를 했다.     

각 참석자들은 보수적, 급진적, 긍정, 부정, 시니컬, 중용 등 모의 회의를 위한 자신이 맡은 역할 연기를 선택했다.     

회의 시간은 30분이 주어져서 오프닝 > 아이디어 도출 > 아이디어 체계화 > 그룹 의사결정 > 클로징의 단계별 시간과 내용을 서로 정하고 각 단계에서 사용할 기법도 토론을 통해 정했다.     

특이한 점은 퍼실리테이터는 자기가 속한 조가 아니라 다른 조로 이동하여 그 조에서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실제 외부 조직을 퍼실리테이션할 때에 맞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우리 조에서는 다른 조의 주제에 대한 회의 디자인을 했다. 참석자들은 이미 사전에 정해진 회의 디자인을 따르는 실제 상황에 맞춘 것이라 적절했다.            

   

우리 조에는 MZ세대가 절반이 넘는 쇼핑몰 운영 회사에서 ‘업무 비효율 제거를 위한 회의‘라는 명제가 배당되었고 다른 조는 ‘조직 내 수평적인 문화 구축’이라는 명제가 배당되었다.          

우리 조는 상황 배경과 목적, 참석자 정보, 장소 및 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드판 용지에 적어 참조하였다. 그리고 각 단계의 내용을 정하고 시간을 정했다. 오프닝에 사용할 아이스브레이크, 아이디어 도출에 사용할 기법과 체계화 방법도 정했다.       

아이디어 도출은 첫째 날 배웠던 리버스 브레인스토밍(Reverse Brainstorming)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했다.      

그렇게 회의 디자인을 마치고 그 디자인을 다른 조에게 넘겨 주었다.                    

우리 조는 다른 조가 디자인한 회의에 따라서 그 조에서 선정된 실리테이터와 함께 진행했다.     

퍼실리테이터는 오프닝에서 주제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고르게 하고 그 이유를 발표하는 것으로 아이스브레이크를 했고 주제, 목적, 산출물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아이디어 도출 단계에서는 명목 집단법(NGT) 기법을 사용했고 ‘Top Consennsus Workshop Method’를 사용하여 아이디어 체계화를 하였다.     

그룹 의사결정은 투표(Voting)을 하여 정했다.     

마지막 클로징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30분이 지났다는 알람이 울려서 마지막 단계는 수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몸담고 있는 회사의 엔지니어에서 이번에 코칭 직무를 맡은 퍼실리테이터 역할자는 처음 해보는 실습인데도 물 흐르듯이 진행하여 회사에서 그 역할을 잘하리라 예상할 수 있었다.         




이렇게 3일 간의 일정이 끝나고 짧지만, 강렬한 관계를 맺은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거리로 나갔다.     

누군가 벌써 카톡으로 그룹을 만들어서 다시 인사를 하였다.     

인연은 역시 카톡으로 이어지는구나!                             

사실 퍼실리테이션 과정은 기존에 전혀 모르던 것을 새로 배우는 것보다 조금 알던 것들을 정리하고 상황에 적절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을 배웠다고 해야 하겠다.     

회의를 효율적으로 한다고 하면서도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주제를 명확히 하지 않으며, 참석자들을 적절히 선별하지 않았다.     

세세하게 단계별 계획과 대비할 2nd 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시간 엄수를 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의 몰입도를 위해 아이스브레이커를 적절히 중간에 첨가하고 합리적인 아이디어의 도출과 체계화 시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 회의에 하나의 주제를 정하여 그 주제에 대한 결론을 맺지 않고 중간에 옆길로 새기도 했다.               

어느 정도 알면서도 저지른 그러한 잘못에 대한 반성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또한 어느 조직을 변화시키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조금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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