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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나눔 May 17. 2022

다름

더 즐거운 관계를 위하여

현재 약 70억의 지구촌이라는 마을에 살고 있다.

공통적인 것 하나가 있는데,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일란성쌍둥이도 언뜻 보면 똑같이 느껴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외모부터가 다르다.

엄마 뱃속의 환경에서부터 시작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차이를 만들어 온 것이다.

아무리 의도적으로 철저하게 똑같은 환경에서 키웠더라도 선천적인 홍채, 지문, 정맥 등은 다르다고 한다.     

‘다름’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

나와 다른 어떤 점 때문에 그를 멀리하는가?



다르다는 것은 인류와 자연 만물에 있는 공통의 속성이다.

산과 들에 피는 꽃들이 아름다운 것은 그들의 ‘다름’ 때문이다.

언 땅이 녹고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다름의 향연을 만끽한다.

하얀 대지가 연둣빛으로 변하면서 우리의 마음과 함께 옷도 변한다.       

사람들의 외모, 성격, 배경, 가치관, 의견, 생각, 재산, 태도, 흥미 등등, 다름은 그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자연만큼 아름다운 것이다!


나도 너도, 그리고 그도, 모두 다르기에 이 세상은 재미있고 흥미롭고 감격스러운 것이다.

만일 내가 좋아하는 코스모스만 지천에 피어있고 다른 꽃들은 없다면, 곧 질릴 것이다. 

봄에 나를 반겨주는 개나리, 진달래가 너무도 그리울 것이다. 가을 정취를 빛내주는 백합이 보고 싶을 것이다. 들에 피어 있었던 이름 모를 작은 요정을 찾아 헤매게 될 것이다.      


부부가 싸우는 것은 다름 때문이다.

태어난, 살아온 모든 것이 다르기에 살을 맞대고 살다 보니, 자주 부딪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잘 만들기 위한 열정이 부딪히는 것이다.

그래서, 원만한 부부관계를 이어가는 원숙한 부부들은 그 ‘다름’을 인정한다. 

신혼 초, 다름을 내 방식으로 바꾸려고 했던 노력이 헛수고라는 것을 이제 아는 것이다.

고칠 것과 고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그것 때문에 내가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힘들지 않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오히려 더 사랑스러워진 것이다.

어쩌면 나는 그것 때문에 그와, 그녀와 사랑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친구들과, 그리고 길을 걷다가 우연히 지나치는 사람들에게도 다름을 인정한다면 세상을 더욱 즐겁게 살 수 있다.     


뉴스를 보면 하염없이 방영되는 정당 간의 싸움은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장점이 있고, 더 나을 때도 있는데, 작정하고 비난만 하는 것처럼 비친다.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지적을 해주어야 하는데, 칭찬에 인색하다 못해 아예 두꺼운 철문을 걸어 잠근 것 같다.

다름이 있기에, 다른 사람들이 모였기에 나라가 균형을 유지하며 올바로 나아갈 수가 있다.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보완하면서 나라를 이끌어갈 책임이 국민의 녹을 받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자신의 이익, 집단의 이익을 주장하기에 앞서서 전체 국민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려는 사람들이 성숙한 시민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잘 사는 것은 나의 노력도 한 못 했지만, 이 나라의 국력과 시스템, 이웃과 고객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남북통일을 외치기 전에 남남 통일을 먼저 이루는 것이 순서이다.

그리고 남남 통일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나의 욕구를 위한 비난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한 조언이 되어야 한다.

나의 이익만을 위한 반대가 아니라 함께 파이를 키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내가 색안경을 끼고 있지 않은지 눈 주위를 만져보자.

자연의 생 그러움이 점점 퍼지고 있는 5월에 그 색안경을 벗고 마음껏 찬란한 실체를 느껴보자.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그리고 다름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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