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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나눔 Jun 01. 2022

보편적 복지

폐지줍는 노인들

한 방송국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에 관해서 조명을 했다.

가끔 거리에서 보는 분들이었지만, 방송을 보면서 한동안 먹먹해졌다.     

그분들의 하루 노동량을 측정했더니, 평균 11시간을 일하고 계셨다.

리어카에 폐지가 가득하면 몇 백 킬로그램이 되는데, 그 무게를 끌고 언덕을 오르고 좁은 골목의 장애물을 피하면서 다니시는 모습이 나왔다.

특히, 자동차가 가장 큰 장애물로서 노동량 측정 실험에 참가했던 노인 한 분도 자동차 접촉으로 인해 뼈가 부서지는 부상을 당했다.     

더 어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그렇게 장시간 힘든 노동을 하고도 시간당 천 원이 못 되는 돈을 손에 쥔다는 것이다. 하루 만 원 정도의 일당이다.

어떤 노인 한 분은 폐지가 가득한 리어카를 500 미터 더 끌고라도 조금이라도 돈을 더 주는 곳으로 향했다.

     

한 분은 식당에서 곰탕을 사 먹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9천 원 한 그릇은 하루 일당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낮에 편의점에서 컵라면 한 그릇으로 끼니를 채웠다.      

나는 프로그램이 끝나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우리 주위에 어렵게 사는 사람들.

그들은 경제적 약자들이다.

극빈층이라고도 부른다.

하루 종일 오직 생계만를 위해서 일을 해도 겨우 살아가는 정도이다.     

그분들은 자본주의의 그늘이다.

어떤 과거가 있던 경쟁에서 처지고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누가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가?

농경 시대가 아닌 지금의 세상은 열심히 살아도 가난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복지 예산 비율은 2019년 기준 12% 정도이다.

OECD 회원 38개국 가운데 35위이다. OECD 평균이 20%이고 복지가 잘되어 있다는 서유럽 국가들은 우리의 2~3 배이다.

아직은 우리가 복지예산 비중을 더 높여야 할 이유이다.

또, 복지예산 중에 노인에 대한 예산의 비중이 다른 회원국에 비해서 낮다.      

다행스러운 것은 복지 예산 비중이 해마다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2050년에는 고복지 국가에 포함될 예정이다.

그때는 이렇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드물게 폐지를 줍는 노인들도 낮에 곰탕 한 그릇 먹고 좀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것을 감당할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복지 선진국들은 경제 선진국들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로 보면, 수명의 증가와 인구 감소로 인하여 노인은 많아지고 일하는 사람들은 줄어든다.

노동 집약적 산업보다 기술, 서비스 위주의 산업이 발달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아이디어와 지적재산권에 기초한 제품과 서비스가 전 세계를 상대로 경쟁력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이다.     


경제력은 기업으로부터 나온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한 기업체의 공장을 제일 먼저 방문했다.

그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기업이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 투자한 한국의 기업 총수들과 함께 하면서 감사의 말을 했다.

한 사람의 기업인으로서 가슴이 뿌듯한 순간이었다.     


우리나라가 복지예산의 증가율이 세계 1위인 것은 전적으로 기업들의 세계 시장 경쟁력과 관계가 깊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이렇게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

기업을 세계 시장에 세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렇게 명확하다.     

 

천연자원이 전무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땀은 국부이고 복지의 생명줄이다.

내가 한 기업의 사장, 직원으로서 흘린 땀은 내 가정만이 아니라 나라의 젓 줄이다.     

지금 땀을 흘리고 있는 30~40대가 2050년이 되면 세계 최고 복지국가의 혜택을 볼 것이다.

그들이 기업에서 남긴 유산이 거름이 되어 다음 세대가 그 맥을 이어갈 것이다.


현재 세계 최고 인적 자원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그렇게 선순환 될 것이다.     

미래가 점점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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