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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나눔 Oct 10. 2022

대중은 바보인가?

대중은 바보가 될 수밖에 없다.

대중은 정보 접촉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TV 방송에서 여러 사람의 연기자가 골목에서 나와 혼비백산 도망치는 연기를 하는 것을 유튜브에서 보았다. 

연기자가 아닌 지나가던 사람은 자신도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같이 그 도망치는 대열에 끼게 된다. 조금 후에 조금 엉성하게 공룡 가면을 쓴 사람이 그 사람에게 달려오자 그 사람은 판단력을 잃고 순간적으로 그 공룡을 진짜로 오인해 공포에 질려 넘어지기까지 한다.

국내의 한 방송에서도 여러 연기자들이 높은 빌딩을 계속 주시하자 지나가는 행인들도 같이 그곳을 주시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행인들이 아무리 그곳을 쳐다봐도 별 이상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도 연기자들의 계속되는 연기에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동안 한 곳을 주시하는 사람들의 영상이 보여졌다.     


정보를 갖지 못한 사람들은 이렇게 비합리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이 드러난다.

후보자들은 자신들의 장점만을 내세우고 단점은 감추려 한다.

대중은 후보자의 일거수일투족 동행하며 볼 수 없고 그의 과거는 언론이나 이력만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렇게 공식적으로 밝혀진 사실 외에 인터넷에는 그 후보자를 찬성과 반대하는 개인과 단체에 의한 편중되고 가공된 정보가 있다. 조금이라도 알려진 유명 인사이면 그 정보들이 넘쳐난다. 

이런 환경에서 대중에게 정확한 판단을 주문하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우리의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하고 그 장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통해서 왕정 정치의 구습과 폐해를 타파하고 탄생한 제도가 아니었나?     


그래서 대중의 수준이 중요한 것이다.

대중, 즉 시민의 수준이 그 나라의 국격이다.

그리고 국격은 국력과 비례한다.

여기서 말하는 국력은 경제적인 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가치관, 제도 등 총체적인 면을 말한다.

나아가서는 다른 나라에 주는 물리적, 혹은 정신적인 영향력도 포함된다.     

대중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이다.

다른 사람이나 국가를 욕하기 보다 나의 수준이 우리나라의 수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대중의 힘은 투표이다. 

1인 시위나 단체 시위 같은 방법도 있지만, 모든 대중이 참여할 수 있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유일한 것은 투표이다.

그래서 대중은 투표에 올인을 해야한다.

투표를 잘못하면 나라의 국격이 떨어진다.

투표를 잘못하면 바로잡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정된 정보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중이 어떻게 현명하게 투표할 수 있나?

역사 이래로 가장 우수한 제도라고 하는 민주주의의 한계를 아는 것이 시작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이것은 인간의 불완전성과 관계가 있다.

나 자신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것을 불완전한 인간에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쳐다볼 필요가 없다.

나 자신을 보면 된다.

나 자신의 수준을 우선 높여야 한다.


한정된 정보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수준을 말한다.

인터넷에 만연하는 근거 없는 비판과 칭송을 걸러내는 중공사막 필터(정수기 핵심 부품)를 내 몸에 장착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의 말이나 권고에 끌려가기보다 걸러내야 한다.

혈연, 지연, 학연을 따라가기보다 걸러내야한다.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도 중요하고 투표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거기에 몰두하면 올바른 사람을 선택할 수 없고 잘못 선출된 사람의 행위는 전체에게 해를 입힌다. 

그 전체에 나와 단체도 포함된다.     


또 하나는 특정 정치인과 정치 단체에 대한 과도한 애정이다.

이것은 확증편향을 불러 일으키고 정확한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잘못을 해도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며, 그럴 듯한 변명을 그대로 믿는다.

반면에 나의 반대편에 정치인이나 정체 단체의 작은 잘못에는 쌍심지를 치켜세우고 어떤 해명도 기만이라고 여긴다.

사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대중이 현명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를 위해서 지금이라도 나의 고정 관념을 리셋시키자.

무엇이 나의 올바른 판단을 막고 있는지 검토해보자.

과연 무엇이 진정으로 나를 위하는 길인지 생각해 보자.

정치인이나 정치를 더 이상 욕하지 말자.

누워서 침뱉기다.

나도 넓게 보면 정치에 관여하는 정치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정치는 정치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나를 대신해서 나의 세금으로 그곳에 앉아있는 것이다.

그들을 그 자리에 앉힌 나도 같은 욕을 먹어야 한다.

그들이 치졸하게 치고 받는 것은 나의 수준에 맞춘 것이다.

내가 그것을 거부하고 투표로 보여주면, 더 이상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중은 나라의 주인이다. 

주인 행세를 제대로 하려면 제대로 투표해야 한다.

내가 먼저 현명한 대중이 되야 한다.

그렇게 될 때, 국격은 높아질 것이고 나의 격도 상승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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