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B형 2호의 두번째이야기
뱀띠 해인 2001년에 태어난 B형 2호 큰아들의 태몽도 뱀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벌레를 무지무지무지하게 싫어하는데
그 와중에, 파충류는 끔찍하게 싫어한다.
그런데,
꿈에...
뱀이..나왔다...
한두마리만 나와도 소름끼치는데,
내가..
무려....
뱀 밭을 걸어가고있었다....
기절하지않았던건,
꿈속이었기때문이겠지.
으악~으악~~소리를 질러가며, 뱀들을 밟지않기위해 요리조리 피해가며 빨리 걷고있는 중에,
그 수많은 뱀들 중에서 한마리가 내 앞을 가로막는가싶더니,
내 오른손을 콱~물어버렸다.
..........아프지않았다.....
물론 꿈속이라 당연한거겠지만, 내가 느꼈을공포와 혐오감등 만으로도 뱀에게 물렸을때 당연히 자지러질만한 통증을 느껴야했다.
그런데...
하나도 아프지않고 부드럽게 깨물었다...그..뱀이...
그리고 문 손을 놓지않았다.
그래서 내가 가만히 그 뱀을 쳐다봤다.
그 뱀은 무늬가 엄청 화려하고 색깔도 너무예쁜-어느 동물도감에서도 볼수없었던 색깔과 무늬였다-화려한 뱀이었고,
심지어, 눈이...파충류의 그것이 아닌...
너무 사랑스러운 동글동글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하나도 무섭지않았고 하나도 아프지않았다.
내 손을 물고 놓지않았던 그 꽂(?)뱀에게 손을 물린채 그대로 뱀과 함께 집으로 왔다....^^;;;;
이것이 장남 B형 2호의 첫 태몽이었다~~
태몽....
애들이 자라면서 나타나는 성향.성격등을 얘기하다보믄,
태몽이야기를 꼭 연결지어 얘기를 나누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정서니만큼,
아이가 수정이 되고 세포형성이 시작될무렵에 탯줄로 연결된 엄마의 심리적인 상황이- 무의식체계로 나타나는 꿈이라고 해서무시할수만은 없지않나 싶다.
그래서,
울 장남도 태몽으로 화려한 뱀이 나온것이, 재능과 연관이 있지않을까 생각했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때는,
성경책을 네번이나 소리내어 통독하고,
음악과 찬양만 들었으며,
결혼생활도 아무 시련없이 행복하기만했던 시기에 기다리던 첫 임신이었기때문에,
아이를 품은 열달 내내 평안하고 차분한 태교를 할수있었다.
거기다가-
공대생출신 남편과 음대출신 엄마인 나의 DNA는 당연히 물려받아 내장되있을것이기에,
옵션으로 외모만 신경을 더 써서...
멋지고 잘생긴 배우라든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사진을 집안여기저기 붙여놓고,
그야말로 완.벽.한 아이를 영접하기를 고대하고 또 기다려왔다~
그렇게 해서 2001년 5월...
찬란한 봄날의 어느날,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아들 과의 만남은,
예상외로 엄숙하리만치 조용한 분만실에서-어색할정도의 고요한 침묵속에서 이루어졌다..
B형 2호가,
세상밖으로 힘차게 고개를 내밀고 나온 나의 첫 아들이,
울지를 않았던것이다...
당시에는 고령(?)산모측에 속해있던 내게 끝까지 자연분만을 권하시던 의사샘도, 어시스트하던 간호사샘도, 탯줄을 자르며 엉엉울던 남편조차도 순간 잔뜩 긴장할수밖에 없던상황이었다...
끊어진 탯줄로부터 본격적으로 폐호흡을 유도하는 과정을 의사샘으로부터 충분히 받고,
호흡을 하기시작하면서도,
끝까지 울지않았던 우리의 장남-B형2호...
그때부터 신생아실 간호사샘들로부터,
과묵한 신생아-
과묵한 희망이-(당시 태명~)
과묵한 몽고반점-(등부터 엉덩이까지 4/5정도가 시퍼런 몽고반점으로 뒤덮혀있었음)
등의 별명을 얻었다...
문제는...
그 과묵이....
25세 청년이 된 지금까지...
한.결.같.다.는.게.문.제......
지난번 Ep.2의 연결편으로 이어가보자~~
인생 첫 바욜샘과 다시 만나 제2의 바이올린 인생을 시작하게 됬을때 장남은,
북한도 못쳐들어오게 한다는...
무시무시한 중2를 시작하려던 시기였다...
질풍노도의 시기...
나의 첫 아기인 장남이,
사춘기의 거센 폭풍에 휘말렸냐고?
놉~~!!
이 아이의...
도무지 분노가 없는 차분한 성품은,
학교선생님과 친구들이 인정하는 분당 ○○○마을의 공식지정 조 아무개였고,
네살터울이며,
까칠.예민지존의..온상인 둘째아들-남동생한테
주먹다짐은 커녕 가벼운 손짓한번 하는적이 없었고,
화가났다고해도, ``야~!!`` 라는 워딩조차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으며,
진심으로 화가났을땐,
나한테 와서 헬프를 요청할지언정,
동생한테 화를 내지도, 큰소리를 내지도, 잔소리를 하지도 않는...그런 성품의 소유자로,
우리부부를 늘 놀라게했다.
거기다가,
엄마인 내가 하는 말이나,아빠의 말..또는 부탁이든 심부름이든...
한번도 싫다~~라는 답변으로 거절을 해본적이 없다.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99.9% 사실임.)
그래서..
엄마인 나는 늘 조심,또 조심을 해야했다.
사내녀석이기때문에,
어느자리에서든,
어떤상황에서든,
그 분노가 겉으로 터져나오는 때가 분명 있을텐데...그 상황에..그 첫상황에...내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분노를 조절하는법을, 강도조절하는법을, 다스리는법을 알려줄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늘 이 아이를
B형2호를
살피고, 살피고..또 잘 살펴보는게 습관이 되다시피했다...
표정으로 감정변화를 알아채는건 당연히 너무 어려운일이었지만,그보다 더욱 힘들었던건,
아프거나 다쳤을때조차도 표현을 안하기때문에 모르고 넘어갈수있었던 일들이다...
(실제로 서너번쯤의 큰 일들이 있었는데...순전히 아이의 표정과 행동반응을 보고 내가 먼저 병원을 데려갔기때문에 초반에 치료할수있었던 중대한(?)일들이 서너번쯤 있었다...ㅜㅜ)
무튼..
신생아때부터,
질풍노도의 시기까지
한결같고 변함없는 과묵함으로, B형 2호의 자리매김을 해오던 장남은,
중2때 학교대표로 시단위 예능대회를 나간것을 마지막으로 레슨받는 건 일단락 해야했다.
방학이 지나면 중3이될테니 고등학교 진학에 집중해야했다.
고등학교...
당시 분당의 분위기는 강남의 8학군을 버금갈정도로 교육열이 대단한 도시였다.
그 당시 경기도지역은 서울보다 고등학교평준화가 한타임 늦게 진행되고있던터라 평준화되기전에 어떻게하든 특목고. 외고. 국제고등에 보내기위한 부모들이 필사적인 노력으로 한창 뜨겁던 시기였다.
근거리와 희망학교 우선순위로 배정받아 진학하는 일반 공립고등학교에 보내려는 보통의 엄마들조차도
마치 아무것도 안하고있으면 안될것걑은 분위기였다는것이다...
공부에는 딱히 목숨걸지않는 나와 B형1호(남편)에게도 그런 합리적인 바람이 살짝 머리카락을 흔들정도로는 불어왔으므로,
양심상(?) 아무 액션이라도 취해야했다.
학원을 다니는 흉내정도는 내봐야 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덜 거슬릴것같았고,
그렇게라도 해야...아주 나중에 B형 2호에게 변명할 여지가 생길것같았다.
엄만 할수있는걸 했다~
만족할만큼의 성적이 나오지않은건 너의 문제다~라고.
중2의 2학기를 다 마무리하고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소위 `중3을 위한 방학특강`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등록을 했다.
가기싫은 표정이 다분히 보였으나,
엄마의 본분(?)을 수행해야했기에 모른척하고 열심히 간식을 싸주며 라이드를 해주었다.
영어와 수학 수업을 한 학원에서 듣고,
남자애라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딸릴수밖에 없는 국어는 그때당시 대학생이었던 지인의 딸에게 개인수업을 붙였다.
분당에서 태어나고 자라는동안,
단 한번도 학원이라는 곳을 다녀본적이 없던 B형2호는, 역시나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했으나...그 역시 싫다는소리 안하고 시키는대로 묵묵히 다녔다.
아니..다니는것.처.럼.보였다...
2주에 한번씩 과목별 선생님과 상담이 있었다.
개인수업을 받는 국어샘을 제외한 영어.수학샘에게 같은 코멘트를 몆번 듣게된 후로, 나는 선불로 냈던 학원비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그럼에도 불구하고 환불요청도 못해보고 학원보내기를 바로 포기했다....
아이가 공부를 잘 못한다거나,
아니면 숙제를 잘 안해온다거나,
아니면.. 수업을 잘 못따라간다거나..
하는등의 문제가 있는게 아니었고,
또 혹여 그렇다 할지라도 개선의 여지는 있었을것이었다.
태어나서 한번도 사교육의 문턱을 밟아보지도 않은 아이한테 주는 코멘트도 고무적이었다.
아이는, 방과후 학원으로 뺑뺑이 돌림을 당하는..소위 고인물인 또래 아이들사이에서 집중하며 수업을 들어주어서 오히려 수업분위기를 좋게 만들고있다며 다른과목 샘들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달치 방학특강비를 선결재하고나서,
다 채우지 못한 수업을 포기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학원을 왜 다녀야하는지,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성적이 잘 나오면 그 성적으로 무얼해야하는지,
그런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고
그저 다람쥐 챗바퀴돌듯
영혼없이 왔다갔다하는 아이들......
○○는,
다른아이들과는 좀....달라요~어머니~
라고...
조심스럽게 학원샘이 말씀을 하셨다....
(......Ep.4 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