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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들의 예찬 Mar 05. 2016

위로(慰勞) 구걸(求乞)

동정심과 관심을 사고 싶나요?


위로


우리 대부분은 살아가면서 "위로받을 만한 일"들을 겪게 된다.

그 누구도 예외 없이.


그 시점에서는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고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인간의 마음일 것이다.

힘든 부분을 해결해 달라고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본인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이해를 구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얼마나 힘드니?


어쩌면 이 한마디가 그들에게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즉, 동정심을 유발하여 공감을 얻고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서는 "정(情)"에 대한 강한 공감대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초코파이 광고는 서로 간의 따뜻한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정(情)"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광고로 유명하다.


과연?


좀 더 현실적인 부분에서 접근할 필요성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유기적인 관계에 의해 서로 의지하기도 하고 반면에 서로 시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의 기본적인 바탕에는 서로 간의 "이해(利害)"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힘든 일이 있거나 몸이 아플 경우 외롭고 서러운 것이 정상적인 감정일 것이고 누군가가 옆에서 위로해주고 공감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친한 지인에게 자신의 상황을 "A부터 Z까지" 속속들이 털어놓고 멋진 위로의 멘트를 내심 기다린다.

그 순간만큼은 나와 똑같은 상황으로 들어와서 느껴달라고 구걸(求乞)한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위로의 말을 건네고 슬픈 표정으로 다가와 준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면 위로한 사람은 위로를 구걸한 사람을 위해 24시간 카톡 보내고 시시때때로 전화하면서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없다. (물론 그 정도까지 바라지도 않겠지만)

왜냐하면 그 상황에서 벗어나면 본인의 복잡한 해결과제 들이 일상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위로를 구걸하는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위로에 대한 기대감은 곧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를 부풀려 거대한 벌룬(Balloon)처럼 커져만 가고 그 기대치에 못 미치면 실망감에 상처를 입게 된다.


실망감에 상처를 입게 되면 곧
뒷담화(험담)로 번져 나가는 게 수순이다.
뒷담화(험담)는 상대방의 기대치에 대한 자괴감의 결과이다.  


자신의 힘든 상황을 지인에게 흘리고 다니거나 위로를 구걸하고 다니는 경우 상대방은 불편하게 되어 있다.

그 불편함은 거리를 만들고 좁히기 힘든 울타리를 치게 된다.


위로를 상대방에게 구걸할 필요도 없고 이해심을 바랄 필요도 없다.

동점심 뒤편에는 약한 멘탈에 대한 비웃음과 무관심이 숨어있을 뿐이다. (여기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해당하는 충고와 조언을 얻는 행동하고는 구별됨을 밝혀둔다.)


냉정하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그것이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 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은 철저하게 "이해관계"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차피 본인 외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이리저리 전파하고 다니는 것은 동점심으로 포장한 무관심과 무시로, 비웃음의 다른 형태로 세상 속에서 회자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위로를 상대방에게 구걸하고 동점심을 사려고 하지 말자.

대부분 진심 어린 이해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기에.


대신 강한 멘탈과 긍정적인 모습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내면의 그릇을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이
우리들의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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