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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들의 예찬 Feb 24. 2016

사명(使命)? 사명(死命)?

역설(Paradox, 逆說) ; 된장과 똥

사명(使命)

  "맡겨진 임무"?

  "아랫사람에게 무엇을 하게 하기 위해 부림"

    使 : 부릴사
    命 : 명령, 목숨, 말

명령이라는 뜻은 "윗사람이나 상위 조직이 아랫사람이나 하위 조직에 무엇을 하게 함"

우리가 접하는 사명(使命)이라는 단어는 직장 내에서 부하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할 때 흔히 쓰인다.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된다"라는 식으로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임무 완수를 독려? 하기 위해 또는

압박용으로 사용한다.

이 업무는 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니 상기된 표정으로 "밤을 새워서라도 당장 끝내야 한다"고 말이다.

상기된 표정은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답"을 찾아서 주어진 납기에 보고해야 한다는  압축된 퍼포먼스다.

물론 중요하고 긴급한 사안은 맞지만 신병훈련소 화생방 교육실을 급하게 나와야 할 만큼 촌각을 다투는 생명과 직결되는 현안은 아닐 것이다.

순진하게 명(命)을 받들어 고지 곧대로 밤을 새우다가 명대로 살지 못하고 사명(死命)될 수도 있다.


"고지 곧대로 사명(使命)을 받든 자 조만간 사명(死命)되리라."


물론 대부분의 업무가 긴급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여유 있게 업무를 처리할 시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긴급한 지시를 아무런 조정과 여과 없이 그대로 지시하는 것은 영혼을 빼앗긴 자들이 자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지시에 순종하게 되면 악순환의 물꼬를 터주는 꼴이 되어버려 부당한 업무를 전담하는

"YMT(Yes Man Taker)"라는 Tag가 붙여질 것이다.   

결국 업무를 잘해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리기 쉽기 때문에 부리는 것일 뿐이다.

"나 스스로 정의하지 못하면 누군가의 정의에 따라 살게 된다."
특히 사무직의 경우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간에 비례하여 숙련도가 높아질 뿐이고 회사 입장에서 보면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대체재"일뿐이다.
혹자는 MS Office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EXCEL 함수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무기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정도의 활용능력을 굳이 무기로 표현하자면 M16 고무 모형 총 정도이지 않을 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각자의 가치관과 생각은 다르기 때문에 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을 뿐.


직장에서 사용되는 단순한 의미를 제외하고  다시 한번 사명(使命)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사전적 의미인 사명은 "맡겨진 임무"라고 정의되어 있는데


누구에 의해 누가 무엇을 맡긴 것인지?
왜 맡긴 것인지?
임무를 통해 나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


신(神)이"나"라는 존재를 이 세상에 보낸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지?라는

철학적이고 답 없는 답을 찾으라는 말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과 목표에 대한 사명(使命) 정도면 족 하지  않을까 싶다.

사명이라는 단어가 직장 외적으로는 별로 쓰이지 않는 것 같다.

가장으로써 가정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생활하라던가 아니면 당신의 삶을 사명감을 가지고 살라는 말은 거의 들은 적이 없다.


직장에서는 사명감을 떠올리고 가정에선 피곤함으로 가라앉는다.

주어진 업무는 시간을 쪼개어서라도 기간 내에 완수하여 보고하지만 아파트 베란다 전구는 행방불명된지 몇 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원래 그랬던 것처럼 간과한다.

직장에선 어색한 미소로 상대방의 비위를 굽어 살피지만 집에서는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나의 기분을 맞추라는 살기 어린 눈빛을 보낸다.

상사와 같이 있을 때에는 어색한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 전날 뉴스와 이벤트의 주요 소식을 읊조리지만 가정에선 와이프와 자녀들에게 곤조 있게 침묵으로 일관한다.

 

하나를 위해 또 다른 한 부분이 희생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은 결국 "Money"라는 단어로 귀결된다.   

이렇게 직장의 사명(使命) 감이 가정의 사명(死命)으로 전이(轉移)된다.

결국 전이된 독은 내과의사의 장기간의 수술에 의해 절단되기도 한다.

오늘 나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세상의 가치는 무엇인지 내가 가고 있는 삶의 방향성에 대한 사명선언서를 작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와 희생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 희생과 대가가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되는 것들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발목이 잡히면
시궁창이라는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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