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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들의 예찬 Jan 29. 2016

Travel & Trip

어디쯤 이죠?


단기계획

우리들 대부분, 아마도 이맘때쯤 예외 없이, 1년마다? 찾아오는 꿀맛 같은 3박 4일의 희열(喜悅)을 위해 연초부터 치밀하고 디테일한 계획을 수립하곤 한다.

일단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지(目的地)를 정하는 것이다.

국내로 정해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숨겨진 명소를 찾아 휴가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아니면 그럴싸한 휴양지가 있는 해외로 정해 대중을 쫒아 요즘 유행하는 곳에 동참할 여력이 있다는 증거사진을 보며

 안도감(安堵感)을 느낄 것인지를 정해야만 한다.


그런 다음에는 목적지에 맞는 주변 동선과 행선지, 이동경로에 따른 시간 배분, 그리고 맛집 등을 미리미리 조사해 최적의 여행 계획을 연초부터 구축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휴가철 여행이야말로 혼신(渾身)

을 다해 최대한 짜임새 있고 가성비를 최대한 고려해야 하며 예산과 예약은 사전에 챙겨야 할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優先順位)인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최대한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최대의 효용(效用)을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들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목적인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최고의 여행과 남들의 시선을 훔칠 수 있는 멋진 풍경사진들, 그리고 평소에 먹지 못하는 음식들로 SNS를 장식하고 업로드를 누르기 전  부러움에 침체되어 있는 댓글러들을 상상하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와 함께 차년도 계획을 수립한다. 댓글이  많을수록 보이지 않는 계급은 상류층을 향해 저절로

 마음속에서 올라간다.
해외여행일수록 휴양지에서 에메랄드 빛을 배경으로 로브스터와 함께한 배경들에 달린 부러움의 댓글들은 스스로를 무아지경에 빠지는 카타르시스(Catharsis)에 이르게 하고 1년 동안 처절하게 생활해온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기에 족하다.

우리 대부분은 1년에 1.1%(4일) 혹은 1.9%(7일)를 위해 연초부터 예약과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고 피치 못할 사정에 대비해 "Plan B"를 구축한다.

But, 단 한 번의 인생에 대한 계획과 "Plan B"에 대해서는 가장 위험(危險)하고 무책임한 단어와 문장으로
정당화시키고  합리화시켜버린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그냥"그렇지 뭐~
"어떻게 되겠지~" 남들도 다 그런데 뭐~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우리 삶에 대한 단기/중기/장기의 계획과 목적지 없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긴다면
한 가지 자명한 사실은 남들이 남긴 무수한 성공과 업적에 댓글만 남기는 댓글러와 박수부대로
 역사책 한 귀퉁이에
멍하니 쪼그려 앉아있게 될 것이다.

 "작은 돌을 먼저 채우면 큰 돌은 넣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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