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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딱로드 Jan 27. 2021

여행가이드북이 알려주지 않는 것

싱가폴 모든 곳이 이렇게 정말 멋질까?

 완벽가이드, 가장 알고 싶은 것들, 최고의 코스 등으로 중무장한 여행가이드북을 볼 때 숨을 크게 들이쉬게 된다. 나도 싱가포르를 여행하기 위해 000고라든지, 0000 싱가포르 라든지의 싱가폴 가이드북을 본적이 있다. 책을 여는 순간은 와~~ 멋지다. 싱가포르 갈 곳 정말 많구나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드는 생각이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드는 생각이 아~ 이거 다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하~ 이거 진짜 다 맞을까 하는 생각이다. 가이드북을 보면 칭찬 일색이다. 어느 한곳도 멋지지 않은 곳이 없다. 예를 들어 가이드북에서는 탬플스트리트는 ‘차이나 타운의 탬플스트리트는 깨끗하고 볼거리가 많아 걷는 것 만으로도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라고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그곳을 최소 대여섯번 지나다닌 나로서는 위 문장에 그닥 동의하지 않는다. 탬플스트리트는 기본적으로 깨끗하지 않다. 수많은 상인들이 자신들의 노점들을 앞세워 장사를 하고 사람들이 붐빈다. 자기 가게앞에 노점과 행인들 때문에 정작 깨끗하다는 인상 보다는 정신이 없는게 대체적인 느낌이다. 

 그럼 왜 여행가이드북은 과장이나 미사여구가 많을까? 보통 가이드북에서는 보통 그 장소가 최상의 컨디션일때의 설명이 많다. 헬릭스 브리지를 건너 마리나베이센즈에 도착해서 바로 레이져쇼를 보는 그 타이밍과 그 상황은 그 자체로 잘 짜여진 최적의 여행코스일 때를 가정한 것이다. 그리고 여행가이드북은 읽다보면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소를 중요하게 다룰 수 밖에 없다. Fort Canning 공원은 싱가폴에서도 한때 태평양전쟁에서 요새로 쓰일 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이다. 언덕위에 있으므로 백화점 천국 오차드로드에서 나와 망중한을 즐기기 호젓한 장소이다. 하지만 이곳이 역사적으로, 휴식의 장소로서의 의미를 제외하면 관광객들이 꼭 와야 하는 장소는 아니라고 본다. 싱가폴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의 취향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 역사적인 곳을 좋아하는 사람,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 휴식을 좋아하는 사람... 이러한 모든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책은 이러한 취향별로 섹터를 나눠두지 않고 주로 각 구역별로 여행지를 구분해둔다. 그러므로 여행책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 장소도 가고싶고, 이 장소도 가고 싶게 만들어 더욱 우선순위를 정하여 여행하기 어렵게 만든다.

  여행가이드북을 볼 때 답답한 것은 바로 박이부정(博而不精)식 나열이기 때문이다. 많은 장소를 하나의 책에 담아야 하기에 각 방문해야 할 장소의 개수가 많은 대신 각 장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이 장소와 저 장소간의 비교를 해두는 것도 쉽지 않다. 사실 여행지별로 비슷한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이스트코스트 파크와 웨스트코스트 파크는 비슷하다. 하지만 한군데를 간다면 어디가서 무얼 할지가 애매하다. 그것을 위한 설명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그만큼 읽는 사람은 더 여행코스를 정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면에서 볼 때  여행가이드북에 없는 건 얼마나 그 장소가 얼만큼 매력이 있는가의 정도이다. 모든 장소가 매력적이라는 가정하에 작성된 글이기에 누가누가 잘하나 대회가 아니기에 그걸 찾아내기엔 쉽지 않다. 짐작을 할 뿐이고 그 짐작은 실제 책을 들고 그 장소에 가면 그렇게 안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건 정말 주관적인 것이기에 얼만큼의 매력인지를 함부로 표현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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