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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딱로드 Oct 02. 2020

싱가포르 이런 사람은 안가는게 낫다.

 싱가폴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아~ 싱가폴 막상 가려고 고민했는데 별로였어.’라고 충분히 말 할 수 있다. 그래서 싱가폴와서 실망할 만한 분들이 어떤 분인지를 한번 유형별로 골라봤다.

     

  ▷ 대자연에 흠뻑 취하고 싶은 분들 

  터키의 카파도키아, 볼리비아 우유니사막, 미국의 그랜드캐년, 네팔의 안나푸르나...... 이런 말만들어도 가슴이 설레인다? 뜨거운 태양 또는 끝없는 대지, 기암괴석속의 나. 등산복 광고 찍는 느낌을 여행에서 느끼고 싶다고? 그렇다면 싱가폴에선 그런거 기대하지 말자. 싱가폴은 서울의 1.2배정도 큰 작은 도시국가이다. 싱가폴에서 제일 높은 산은 Bukit Timah Nature Reserve의 정상이고 높이는 163.3m다. 물론 그안엔 열대의 밀림 느낌이 나는 산책로는 많지만, 산은 정말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싱가폴에서 진정한 의미의 하이킹은 한정되어 있다. 대자연을 만끽할 곳은 싱가폴 말고도 많다.  

    

  ▷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을 못먹는 분들 

  락사(코코넛오일), 피시헤드커리(코코넛오일), 두리안(냄세), 바꾸테(돼지고기비린내), 카야토스트(카야잼 특유의 맛). 지금 열거한 건 바로 싱가폴 대표 음식들이고 괄호안에 있는 것은 그것을 즐기는데 방해를 줄 수 잇는 것들이다. 식성 좋은 분들이야 오히려 괄호안의 것들 때문에 이 음식을 더 찾지만 말이다. ‘이것’만 없었어도 맛있을 텐데 하는 것들이 종종 싱가폴 음식에 들어가있다. 솔직히 싱가폴 음식은 싱가폴 음식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음식들이 사실 원조다. 그러다보니 향신료 범벅인 음식이 많다. 물론 향이 덜한 칠리크랩, 중국요리, 치킨라이스, 프라이드 비훈 등등은 괜찮다. 하지만 기름기가 많고, 느끼한, 향신료를 많이 넣은 걸 싫어하면 그만큼 음식쪽에 좋은 추억을 갖기 어렵다.      


  ▷ 더운거 싫어하는 분들 

  아침에 일어났는데 후덥지근하다 28,29도 였는데 한낮은 35도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륵주륵이다. 쇼핑몰에 들어가니 살 것 같다. 근데 이 날씨가 365일 계속이다. 현주민들은 사실 낮1시부터 3시까지 야외에 오래 돌아다니지 않는다. 뜨거운데다가 위도1도인 이곳은 습하기까지 하다. 하지레인, 깜퐁글램 한바퀴 돌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그래서 쇼핑몰에가서 몸을 식히는게 익숙할 수 밖에 없다.      


  ▷ 가성비 좋은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여행하다고 싱가폴로 넘어오신 분들중  깜짝 놀라는 분들이 많다. “물 한통이 편의점에서 3 싱가폴 달라에요.” “그 쪼만한 방이 하루에 120 달러라니.” “맥주한잔에 13$ 실화냐?” 흔하게 나오는 말이다. 내가 느끼는 싱가폴의 물가는 최소 우리나라 물건보다 1000원에서 3000원 정도는 비싸다. 가장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음식점 중 하나인 점보칠리크랩집은 온가족이 배불리 먹으면 30만원도 쉽게 넘는다. 싱가포는 창이공항이 동남아 최대의 허브공항이다. 주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에서 넘어온 배낭여행객들이 쉽게 찾는 기착지이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싱가포르의 물가에 깜짝 놀란다. 랑카위 동네 식당에서 800원에 먹었던 나시고랭도 싱가포르에선 우리나라 푸드코드에 해당하는 호커센터에서 조차 최소 3500원이고, 에어컨 나오는 레스토랑에서 먹으면 2만원도 호가한다. 아시아의 여러나라 음식이 참 다양히 모여있지만, 가격은 슬프게도 다양하지 않다. 생수 500ml도 믿고 사는 세븐일레븐에서도 마리나베이샌즈 근처에서는 2400원이다. 


  ▷ 각 지역 특유의 삶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 

   우리나라에도 도심에서 벗어나서 좀더 다른 곳을 가는 건 쉽다. 산천어축제, 보령머드 축제, 군항제.....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은 현재까지는 도시와 지방의 각 지역과 연계된 축제가 잘되어있는 곳이다. 터키도 샤프란볼루의 평화로운 시골마을, 인도도 자이살메르 아래의 쿠리같은 사막마을... 조금만 지나면 자연에 순응하고 지역 특유의 빛깔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싱가폴은 서울의 1.2배의 땅덩어리의 도시국가이며 지방도시가 없고 십여개의 district로 이루어진 도시국가이다. 그나마 싱가포르는 리콴유의 강력한 통제질서에 의해 생겨난 도시국가이다. 물론 프라나칸이라고 해서 중국계 지역민에 대한 박물관이 있지만 그들의 삶이 온전히 남아있는 곳은 없다. 주거지도 상당수가 공공아파트나 콘도등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지역마다 가진 삶의 정취를 느끼긴 어렵다. 


 어느나라든 그 나라만의 여행컨샙이 있다. 몰디브같은 휴양지에서 고대 역사문화유적을 찾아선 안된다. 부탄에 여행가서 명품 쇼핑몰을 찾아서도,  미국 뉴욕에서 사과따기 체험을 원해서도 안된다. 싱가폴 여행의 최대 장점은 집약성과 현대적인 아름다움과 경험, 그리고 여러문화의 조화에 있다.  어쨌든 나와 맞지 않는 점들이 많은 여행지를 부득이하게 갈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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