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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딱로드 Feb 06. 2021

미래의 정원: 가든스 바이더 베이

서울엔 여의도공원, 뉴욕엔 센트럴파크, 그럼 싱가폴은? 가든 바이더 베이다. 물론 싱가폴에도 보타닉 가든이라고 싱가폴 최대규모의 공원이 있다. 하지만 도심지에서의 접근하기 좋고, 집약적으로 아름다운 곳을 따지자면 여기가 진정한 도심공원이 아닐까 한다. 처음엔 그냥 공원은 멋진 나무나 예쁜 산책로겠지 생각했지만 여긴 단지 그런 곳이 아니었다. 2015년이나 돼서야 문을 연 그래도 나름 최신형 정원이다. 단지 예쁘기만 한게 아닌 인공과 자연이 어우러진 다른데서 볼 수 없는 경치를 안겨줬다. 


 낮에는 너무나 무더워서 조금만 걸어도 지치고, 덥고 끈적했다. 물론 밤엔 안그런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더위를 감안하여 오후 4시에 길을 나섰다. MRT 전철을 타고 Bayfront 역에서 내린다. 내리자마자 B번 출구쪽으로 Garden’s by the bay 쪽으로 연결통로가 있지만 그것은 지하도라서 가는 길이 멋지지 않다고 한다. 가볍게 무시하고 Marina bay sands  D번 출구로 나갔다. 


D번 출구로 가는 순간 호화로운 Marina Bay Shoppes들이 펼쳐진다. 거대한 유리 천장 밑에 카르띠에, TWG가 우리에게 명품을 사라고 꼬신다. 하지만 고고한 나는 가볍게 아이쇼핑을 하고 훅 지나가 주었다. 실내 한가운데는 실내 운하가 지나가는데 배를 타고 구경할 수도 있다. 위쪽을 바라보니 가든바이더베이 가는 길이 나와있다. 4층 높이를 지그재그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혹 떨어지지 않을까 하면서 조마조마 올라갔다. 밖을 나오니 이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관통하는 길이 보였다. 마리나베이센즈호텔 외벽엔 하얀색 은색 판들이 알알이 달려있어서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모양이 아름다웠다. 


 호텔을 통과하는 공중다리를 지나니 마리나베이호텔 반대편이 나왔다. 고가도로를 따라가니 끝에 마리나 베이 오버페스 뷰포인트(Marina Bay Overpass View point)에서 사진을 찍었다. 가든바이더베이가 슬슬 위용을 드러낸다. 아바타에 나오는 인공나무 같이 생긴 슈퍼트리들과 열대우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기념사진을 찍고 밑으로 내려가는데 여기서 두 옵션이 있었다. 바로 걸어서 가로질러가면서 Dragon fly Bridge를 지나 300m 정도를 걸어가면 슈퍼트리를 바로 갈 수 있지만 여긴오늘 일정의 최종 목적이다. 그 전에 먼저 플라워돔(flower dome)과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를 가야한다. 이곳으로 걸어가려면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20분을 더 걸어가야했다. 우리 애들이 눈빛이 점점 불만이 가득차 보여 결국 dragonfly Bridge 근처의 Auto Rider, 즉 코끼리기차같은 걸 돈주고 탔다.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손을 흔들며 편안히 플라워돔에 도착했다. 뜨거운 열기를 뒤로 하고 플라워돔에 들어갔다. 

 플라워돔은 거대한 식물원이다. 안에 들어가는 순간 온갖 꿉꿉했던 습기가 에어컨 냉방으로 단번에 사라진다. 세계 최대의 기둥없는 식물원이라고 하니 앞의 시야가 탁트인다. 천장은 건물 6층 높이는 되 보인다. 이곳은 1년에 몇회씩 하나의 이벤트로 식물을 바꿔 전시한다. 내가 갔을 때는 벚꽃이 테마였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세계 여러나라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그밖에 상주하는 식물도 32000종이기 때문에 아열대 특유의 우리가 모르는 식물들이 많았다. 꽃옆에서 계속 사진을 찍다보니 좋긴 좋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리가 아프다고 슬슬 때를 쓰기 시작했다. 

  플라워돔 옆이 클라우드 포레스트인데 여기 들어가기전에 밑에서 아이들을 달랠겸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줬다. 3$가 넘었지만 아이들입에 뭘 물려줘야 말이없고 탈이 없다. 조금 앉아서 쉬는데 밖의 마리나 만의 경치가 아름답다. 

  플라워돔이 순한 양이었다면 클라우드포레스트는 큰 곰 같다고나 할까.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것은 거대한 폭포였다.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주는 청량감이 무게감이 압도적이었다. 세계 최고의 실내 폭포라고 했다. 실내폭포가 떨어지는 몸통은 하나의 거대한 나무 같았다. 나무엔 수많은 꽃들과 풀로 덮혀있었고, 우리는 서서히 그 몸통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가니까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나무 안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수많은 난초, 식충식물들을 구경하며 대형나무의 몸통을 고가다리를 따라 들어갔다 나갔다 하며 내려갔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약간 무서울수도 있지만 그점이 바로 스릴이다. 단순히 관람하는게 아니라 대형나무 안,밖을 탐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도 클라우드포레스트가 플라워돔보다 더 재밌었다고 했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는 느낌이다. 조금 앉아서 쉬었다가 이제 밥을 어디서 먹을지 결정해야 했다. 두가지 옵션이 있다. 슈퍼트리 그로브 근처 식당에서 먹을지 아니면, 강변따라 주욱 걸어가면서 마리나 만을 구경하면서 걸어가서 사태바이더베이(Satay by the bay)에서 밥을 먹을지. 사실 사태 바이더베이에서 먹으면 가격도 조금더 저렴해지는 데다가, 호커센터 스타일이라 음식이 다양하다. 거기갔다가 디스커버리 숲, 웹오르 라이프등 다양한 숲등을 걸어오면서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사테바이더베이는 클라우드 돔에서 800m 떨어져 있고, 다시 돌아오는 걸 감안하면 너무 멀었다. 아이들은 이미 지친 것 같았다. 결국 슈퍼트리 그로브 앞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좀더 걸어서 슈퍼트리 그로브 바로 밑에 도착한다. 멀리 마리나베이센즈와 함께 미래 세계에 있을 듯한 뷰를 만들어 낸다. 연신 사진을 찍어 댔다. 25m높이의 철근구조물인 인공 나무  십여개가 펼쳐져 있었다. 각각 슈퍼트리마다 여러 식물이 표면에 자라고 있다. 이 트리는 각각 친환경을 지향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어떤건 태양에너지로 어떤건 환기구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날이 어두울수록 조명 이미 슈퍼트리 그로브 밑에는 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 Garden Raphsody를 보기 위해서다. 이 쇼는 공짜다. 가든 랩소디는 음악소리에 맞춰 슈퍼트리의 전구가 빛나는 거다. 난 가족들과 돗자리를 펴고 하늘을 보고 누웠다. 가장 좋은 자리는 역시 한가운데 있는 대형 슈퍼트리 쇼 밑에 마리나베이 방향이다. 그곳은 이미 사람이 다 차버려 좀 멀리 잔디쪽에 자리를 잡았다. 곧 7시 45분이 되자 사방이 어두워지고 뮤지컬 오페라 아리아, 아바노래, 디즈니 음악이 나오면서 모든 슈퍼트리가 일제히 음악에 맞추어 환하게 리듬에 맞추어 불을 밝혔다. 한밤의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음악소리와 박자에 맞춰 나오는 슈퍼트리 라이트의 빛이 너무 잘 어울렸다. 특히 마지막에 음악의 클라이막스일 때 모든 라이트가 다 켜질 땐 정말 환상적이었다. 가든스 바이더 베이 지역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나중에 몇 번 더 왔을 때는 OCBC 스카이워크도 갔었다 128m의 길이의 공중 구름다리인데 슈퍼트리 글로브안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카고 올라가서 다른쪽 슈퍼트리로 걸어가는 거다. 어둑했을 때 야경을 보면서 슈퍼트리를 가까이에서 보는 뷰가 참 좋다. 하지만 기다리는 줄이 길고, 밑에서 보나 위에서 보나 전혀 색다른 경험을 아니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건너뛰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올 때는 다시 클라우드 돔쪽으로 걸어와서 아까 탔던 Auto Rider를 타고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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