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20일차]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자주 멈추고 자주 들여다보고 자주 몸과 마음을 정화하자

by 초연



숲속에서 고요한 아침- 먼산바라보며 족욕하는데 어찌나 행복하던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부모님과 겨울 여행 중이다. 여름에 푸른 잎이 무성했던 숲속은 잎이 다 떨어져 쓸쓸해보이기도 하지만 죽은 듯 보여도 그 어느때보다 살아남기위해 더 단단한 뿌리를 땅 속에서 지탱하고 있는 겨울나무에서 더 깊은 생명력이 전해져서 겨울숲을 걷는게 좋다.

문득 오늘 아침 나 홀로 숲속을 맨발로 한 발 한 발 집중하면서 걷는데 혼자 있을 때 마음껏 누렸던 자유를 이제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누리면서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엄마가 되기 전에 누렸던 자유가 부드러운 카페라떼 였다면 엄마가 되고나서 누리는 자유의 맛은 깊고 진한 에스프레소 같다. 세상에 좋고거나 나쁜 것은 없다. 그냥 기호와 취향과 생각의 차이 일 뿐.




자주 멈추고 자주 나를 들여다보고 자주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세상과 내 자신을 투명하게 바라보자. 그리고 마음이 고요해지면 내 마음이 전하는 소리에 귀 기울리자. 요즘 들리는 소리는 ‘ 아 쉬고싶다. 아 자고싶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다.’

지글 지글 끓고 있는 방바닥에서 뒹굴고 싶은 아침이었지만 그래도 눈꼽만 떼고 혼자 걷고 오기를 잘 했다. 지금은 눈보라가 치고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아이를 재우고 방구석에 배 깔고 누워서 창문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며 커피 마시는 이 시간. 사실 엄마에게는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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