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핸들을 잡고 있어, 이제 어디든 갈 수있어!
며칠 전, 이상하게 선명한 꿈을 꿨다.
나는 스틱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었고, 그건 분명 똥차였다.
어설픈 중고차, 약간의 불안정함, 삐걱거리는 소리.
하지만 나는 겁이 없었다.
기어를 바꾸고, 브레이크를 밟고, 엑셀을 밟았다.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속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했다.
마치 내 안에 있던 어떤 틀을 깨는 기분.
꿈 속의 나는 좁은 2차선 골목길에서 누군가를 마주쳤다.
그 사람은 현실에서도 내가 마주치기 꺼리는 사람.
조소 섞인 얼굴로 “너 운전도 못하잖아”라는 눈빛을 던졌다.
그 말에 움츠러들 법도 했는데,
나는 오히려 팽팽한 긴장 속에서 차를 몰며 그녀를 지나쳤다.
빠르게, 침착하게, 당당하게.
당황하지 않았다.
놀라지도 않았다.
오히려 쾌감이 있었다.
좁고 낯선 길, 의심의 시선, 똥차 같은 현실…
그 모든 걸 꿰뚫고 지나가며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나’였다.
나는 한때, 여행을 하고 싶어도
시간과 돈, 그리고 남편의 의지에 발이 묶여 움직일 수 없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스스로 허락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나는
브레인블룸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하고,
아이와 단둘이 여행을 다니며
내가 할 수 있는 일, 베풀 수 있는 것들을 실험처럼 하나씩 해보고 있다.
이제 나는 스스로의 기어를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똥차라도 상관없다.
그 안에서 ‘나의 속도’로 거침없이 달릴 수 있다면.
좁은 길은 외려 좋다.
그 안에서 나의 집중력과 탄력이 살아난다.
누가 뭐라 하든, 그 길은 내 길이고
그 방향은 내가 정한다.
“네가 핸들을 잡고 있어. 이제 어디든 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