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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쉘위 Jul 19. 2020

엄마의 은밀한 데이트

엄마의 아티스트  웨이 ( Feat. 모닝 페이지)

엄마는 바쁘고
엄마는 정신없고
엄마는 힘들지만

엄마도 여유 있고
엄마도 꿈이 있고
엄마도 행복하기 위해

하루 한 시간이라도
나와의 데이트를
아주 찐하게 한다.

새벽에 밥 달라고 우는 아가에게
졸린 눈을 비비며 비몽사몽 분유를 타는 대신 세수를 하고 코코넛 오일로 오일 풀링을 하면서 물을 끓여 분유를 타고 차를 우린다.  내 품에 안겨있는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이며 깊은 눈 맞춤과 호흡을 하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내 가슴이 열리는 거 같다.

아이를 충분히 관찰하고 집중하다 보면 아이에게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고 아이도 그 충만함으로 인해 땡깡을 피우면서 요구를 하는 게 줄어들고 엄마도 확실히 덜 힘들고 짜증이 난다. 그런 아이는 편안하게 그리고 충분히 잠을 잔다. 엄마는 그때 데이트를 시작한다. 화장을 하는 대신 좋아하는 향을 피우고 보고 싶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나 그림을 그리면서.

다들 ‘엄마가 되면 그런 거 다 못해. 한동안 그림 못 그릴 거야. ‘라고 말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나는 다른 사람들이 못한다고 할 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다. 아이를 주위 깊게 관찰하면서 아이의 결핍을 바로 채워줄 수 있으려면 엄마의 마음도 주위 깊게 관찰해서 엄마의 욕망과 욕구가 먼저 채워져야 한다. 나는 그것을 아티스트 데이트라고 부른다.

누군가 말했다.
예술가가 되고 싶으면 인생에 충실하라고. 이 말은 자신을 표현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할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자신을 아기처럼 다룰 때, 우리 자신을 충분히 잘 보살필 때 우리의 아기도 잘 보살 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아침.

새로운 노트를 살 때마다 노트 앞에 마음의 의도를 담은 만다라를 그리는 나만의 의식을 하면서 나 자신에게 다짐하고 나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위대한 예술은 우리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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