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이런 질문들이 불편할까-
“남편이 애처가인가봐요?”
“네?”
“애기 밥도주고 안아주고 놀아주고
다 하잖아요.”
애처가가 그 뜻이였나?
왜 나는 이런 질문들이 불편할까.
오늘 오후 예방접종을 하고
오랜만에 콧바람쇠러
카페 나들이를 갔다.
사람이 한명도 없는 조용한 카페라
안심하고 들어갔는데 어마어마한
아이스아메리카노 양에 한번 놀라고
달달한 생크림이 땡겨서 우걱우걱-
창밖 너머로 염소들이 산 위에서
한가로이 풀 뜯어먹는게 보이는데
네팔이 그리웠던 햇살좋았던 오후.
벽화 그림이 참 이뻤던 카페에서
혼자 여행다니며 카페에 앉아
하루종일 그림그리고 책 읽었던
그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립고 그리운 시절이지만
내 눈에 지금 보이는 이 모습도
꽤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느껴질 때도 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에 세시간만이라도
내 안에서 들끓고 있는
창조성을 폭발할 수 있다면.
창밖을 보며 머릿속으로만 그림을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오랜만에 카페 나들이에 행복하면서도
건드리면 눈물이 톡 터져나올거 같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