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모든 생명을 깊이 공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절합니다
다섯명의 친구들과 새해부터 108배를 ‘따로 또 같이’ 절을 올리기로 했다. 108배를 자주 하고는 했지만 연속적으로 108일을 한번도 빠지지 않고 했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 어떤 날은 새벽에도 하고 자기 전에도 하기도 했지만 어떤 날은 피곤하다고 몸이 별로 안좋다고 이런 저런 이유로 빠지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마음이 힘들거나 무언가 큰 결심을 하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거나 중요한 선택을 해야 될 때 이런 저런 고민을 앉아서 하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기도를 하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안풀리는 것이 풀리고 좋은 아이디어나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각이 많아지면 순환이 안되고 머리가 무겁고 몸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몸의 에너지는 전환이 되고 머리를 숙이면서 절을 반복하다보면 생각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삶 속의 스트레스는 무수한 ( 쓸데없는 ) 생각들 과거에 대한 집착,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서 오니까. 처음 삼십배까지는 나도 이런 생각들이 수도없이 떠올랐다 사라지곤 한다. 오늘도 ‘아 언제 끝나지. 배고프다. 뭐 먹지.’ 누군가 했던 기분 나빴던 말들, 행동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호흡이 가빠짐을 느낀다. 집중하지 않으면 호흡은 고르지 않다. 다시 호흡에만 집중한다. 들어가고 나가고 들어가고 나가고. 들어가는 숨을 단전까지 깊게 들이마시고 머리를 숙일 때 아주 천천히 내뱉는다.
임신하고 출산하는 동안 거의 이년을 넘게 쉬다 다시 108배를 시작한지 이주 정도가 지났다.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날, 땀을 비오듯이 쏟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일주일 정도 몸이 여기저기 쑤시는 근육통 때문에 아침에 이불 밖을 나오는게 쉽지가 않았다. 이럴 줄 알고 새해 첫날부터 다짐하고 시작하면 작심 삼일이 되어버릴거 같아서 이주동안 습관 들일려고 워밍업으로 몸을 천천히 달궈 놓았다. 오십배가 넘을수록 힘들어서 방석에 털석 엎드려 버리곤 했었는데 이제는 리듬감을 회복해서 한결 부드럽고 가벼워졌다. 같이 하는 친구들이 줌으로 모여서 같이 하면 포기하지 않고 할거 같다고 했는데 시간 맞춰서 모이는게 서로 힘들거 같아서 나도 리드하는게 부담되서 각자의 자리에서 정직하게하고 인증하기로 했다. 누군가 보고 있든 보고 있지 않든 나 자신과의 약속을 위한 108배. 올 해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건강 건강 건강!!! ( 건강해지면 둘째도 셋째도 낳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