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일기,2일차 ]초심자의 마음으로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경계하라.

by 초연



2. 스스로를 낮추어 자신에게 있는 나쁜 성품을 다스리며 절합니다.

오래전에 서로의 꿈을 응원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 친구를 만나면 그 친구의 언행이나 행동이 자꾸 선을 넘어서 마음이 불편하고 친구는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고 이름이 알려지고 유명해지면서 거들먹거리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더 이상 그 친구를 만나지 않았다. 내 주변 사람들과도 연결된 친구였는데 나는 일부러 그 친구가 있는 자리는 가지 않았고 행여나 같은 자리에 있어도 ‘ 나한테 말 걸지 마라, 나한테 가까이 오지 마라. ‘ 속으로 주문을 외우며 그 자리에서 친구의 존재를 모른 척하려고 애썼지만 은근히 신경을 쓰며 쓸데없는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도 에너지가 들어가지만 싫어하는 마음도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뒤에서 험담하고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깎아내리려고 하는 마음이 내 안에서 스물스물 올라오면 얼른 알아차리고 잠식하지 않도록 경계하려고 한다. 그 감정들은 나를 더 못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어떤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친구의 그때 그 맑고 선한 눈빛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그 친구가 그 눈빛을 잃어갈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친구는 사회적 성공과 유명세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었고 친구 주변에도 유명하고 잘 나가는 사람들과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다들 달콤하고 귀에 듣기 좋은 소리만 하던 했지만 그런 걸 워낙 못하고 바른말만 하는 나는 친구에게 거슬리고 불편한 존재였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멀어져 갔다.



그리고 나는 나대로 내 길을 내 속도대로 뚜벅뚜벅 걸어갔고 친구는 친구의 길을 미친 듯이 달려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에 대한 안 좋은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많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친구가 잠시 멈추고 돌아보기를 바랐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오기를 바랐다. 멀리서 지켜보며 진심으로 그러길 바랬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나와 친구는 서로 가는 길이 점점 멀어지면서 마주치는 일도 점점 줄었다.

그런 친구가 내가 결혼할 때 전화가 왔다. 친구는 모든 일을 다 정리했고 고향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오랜만의 밝고 건강해 보이는 친구의 목소리가 반가웠고 기뻤다. 우리는 오랫동안 덕담을 주고받고 새롭게 시작하는 서로의 삶을 축복했다. 오랜 시간 서운하고 불편하고 상처 받았던 마음들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 이후로 우리는 연락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지인을 통해 친구의 소식을 듣곤 했다.

어제 산골짜기에서 차가 처박혀 헛바퀴가 돌고 고개를 넘지 못하고 뒤로 미끄러지는 상황이 반복되자 뒷목이 뻣뻣해졌다. 춥고 배고프고 아이는 보채고 짜증이 슬슬 올라오고 있을 때 오랜만에 그 친구에게 새해 인사와 함께 반가운 메시지가 왔다.

‘ 자기도 같이 108배하고 싶다고.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108배하고 독서 30페이지씩 읽고 나한테 메시지 보내겠다고. 도와달라고. ‘ 귀여운 메시지에 훗 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 계획을 적은 장문의 메시지가 바로 왔다.

나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기도하면 그 간절한 염원이 네가 원하는 것에 힘을 주고 가지치기할 것은 가지치기되고 진짜 하고 싶은 것을 가볍게 시작해보라고 했다. 그렇게 친구와 좋은 마음을 담은 이런저런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잠시 동안 나는 불편한 상황을 잊어버리고 있었고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문득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고 있구나’ 하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느껴졌다.

오래전 친구가 큰 사업을 시작하기 전 친구의 고향집에 자신의 꿈을 신나게 이야기하며 순수한 아이처럼 반짝거리던 눈빛이 떠올랐다. ‘나는 될 거야! 되고 말고! ‘ 하며 친구를 응원하고 우리는 허름한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먹었다. 둘 다 돌고 돌고 돌아서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서 만난 거 같다. 오늘은 108배를 하는 내내 그 친구가 생각났다. 친구의 행복을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오늘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서도. 생일 축하해.

어렵게 구한 팔로 산토 향을 오늘은 한참 동안 피우며 오해와 상처와 서운함으로 멀어진 인연들에게도 행복을 빌며 기도했다. 또 인연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고 연결될 거라 믿으며. 그런 날이 온다면 반갑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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