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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Sep 13. 2016

<her>

영화에세이

우리는 외로울 때 사람을 찾는다. 사람만이 이성(理性)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때 동성보다 이성(異性)을 찾게 된다면 그건 육체적 외로움일 때가 많다. 그 날 하룻밤은 외로움을 잠시 잊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정신적 외로움은 육체적 사랑으로 해결될 수 없다. 어딘가 공허하고 서글프고 심란할 때는 친구를 찾는다. 처음 본 낯선 이성이 아닌, 개인적이고 창피한 생각들까지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육체적 사랑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상대와의 진정한 교감을 통해 정신적 결핍을 해소한다. 함께 공감하고, 위로해주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 그 감정이 진짜일 때, 우리는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인격체는 인간이다. 식물과 동물, 물질을 사랑하는 마음도 사랑의 한 형태에 속하지만, 그들에겐 인격이 없다. 인격을 가진 사람과 사람만이 정신적 사랑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인격을 가졌다면 그것이 사람이 아니여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인간과 같은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것이다. 집에 오면 그 날 있었던 일을 들려주고 같이 웃고 지인들을 소개시켜주며, 존재로서 그것을 감지하고 함께 삶을 나눌 수 있다. 동등한 하나의 인격으로 바라보며 내 자신과 내 감정을 믿을 때, 사랑에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 사랑은 형태를 통해 보여지고 만져지는게 아니라, 가슴 속 한 켠에 살아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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