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 대한 예배 - 황지우-
아이 등교 시키고,
배회하는 발걸음으로,
다들 출근하고 남은 한심해 보이는 한산한 대로 횡단보도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길을 건넜다. 내가 내 우월감을 위해서
너를 모른척 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닌,
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이
나를 이렇게 딸꾹질 나게 할지라도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아스팔트 위에서도 가장 기품 있는
인간; 엄마 여자 사람 노동자 소비자, 마트 계산대에 카드를 내밀며
잠시 진처리 친다. 딸꾹...
소나무에 대한 예배
황지우
학교 뒷산 산책하다, 반성하는 자세로,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내가 내 품격을 위해서
너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이
나를 이렇게 휘어지게 할지라도.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地表 위에서 가장 기품 있는
建木; 소나무, 머리에 눈을 털며
잠시 진처리친다.
시가 위로가 될때가 있다.
행복하게 해주지도 않고
처방전을 주지도 않지만
정신의 우물가에 가서 앉아 있는 기분이 들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