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걸린 나를 보는 자세,
아르다 우따나사나

Ardha Uttanasana

by 초록설탕


아르다 우따나아사나.

우따나아사나에서 숨을 들이쉬며 몸을 반만 든다.

Ardha는 산스크리트어로 반(half)라는 뜻이라고 한다.


시선은 코끝을 보되,

시야에 엄지발가락이 들어와야 한다. 안그러면 고개를 너무 젖히게 되어 목에 무리가 간다.

척추는 앞으로 뻗는다.


이 자세를 할 때마다 너무 멀리 보거나 눈을 감아 버리는 나를 본다.

정확하게 응시점을 찾아내지 않거나 응시하고 싶어하지 않는 나를 보게 되었다.

왜 내 시선은 항상 더 앞을 가 있거나, 아예 눈을 감아 버리는 걸까..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다 어느 대치동 학원가 독서실 광고 앞에서 멈춰 서게 되었다.

"쾌적한 공기, 탁트인 책상 배치로 자연스럽게 경쟁심을 높일수 있는 환경 조성.." 여러개의 책상이 붙어 있는 사진이 독서실 광고판에 붙어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10시 자율학습 끝나고 독서실로 향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뭔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해야 했다.

내 인생이 결판난다는 수능시험을 위해서, 독서실에서 쪽잠을 자며 공부를 했다.

다행히도 인생은 시험 성적으로 판가름 나는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릴때 먹었던 마음들이 몸에 박혀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미리 염려 하고, 걱정하고,

당연히 나의 시선은 여기에 있을 수가 없었고, 앞으로 나아 있어야 했다.


남보다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잘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경쟁심.

조금이라도 더 갖게 되면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 가졌던 우월감.

나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가졌던 열등감.

기대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못했을때 가졌던 원망과 두려움.

'아, 나는 안돼'하며 회피했던 마음들.

두려움이 몰려오는 이 자리에서, 눈을 감아 버리지 않고 서본다.

다시 그곳으로 가서 나에게 일어나는 두려움을 숨쉬듯 받아 들인다.

내가 울고 넘어지면 울고 있는 나를 보며 일어나고 흔들리는 나를 본다.

남을 탓하지 말고 나를 본다.

공부, 취직, 학업, 결혼, 교육, 투자, 재테크...


저 지평선에 있을 것만 같은, 그 좋을 것을 향하던 내 시선을

여기 지탱하고 서 있는 엄지발가락이 보일 정도로 거두어들이고 코끝을 본다.


앞으로의 일들을 준비하되,

미래일에 몰입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그 미래일의 걱정에 내 아이를 휘두르지 않기를,

그 미래일에 나를 휘두르지 않기를 기도한다.

내일부터 다시 새벽5시에 일어나서 기도해야겠다.


두려움이 일어났던 그 자리로 나는 다시 간다.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

-포루그 파로흐자드-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

내 안에서 흐르던 개울에게도

내 오랜 생각이었던 구름들에게도

나와 함께 가뭄의 계절을 견뎠던

정원 사시나무들의 고통스러운 성장에게도

밤이 스며든 밭의 향기를

나에게 선물로 가져왔던

한 떼의 까마귀들에게도

거울 속에 살고 있던

내 늙은 모습을 하고 있던 어머니에게도

내 반복되는 욕망 속에서 자신의 뜨거운 열기를

푸른 씨앗으로 채웠던 땅에게도

나는 또다시 이들 모두에게 인사할 것이다


나는 오고 있다

나는 오고 있다

나는 오고 있다

내 머릿결과 함께

땅 밑에서 물씬 풍기는 냄새

내 두 눈과 함께

어둠의 빽빽한 경험들

담장 너머 숲에서 꺾은 꽃다발 들고

나는 오고 있다

나는 오고 있다

나는 오고 있다

문지방은 사랑으로 넘친다

그 문지방에서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아직 그곳,

사랑 넘치는 문지방에 서 있었던 그 소녀에게

또다시 인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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