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는 자세, 우따나아사나..

Uttanasana

by 초록설탕



' 충분히 자각하고 인내하면서 동작을 시작한다.

엄지발락가락이 서로 맞닿도록 양발을 붙여 선다.

몸을 앞으로 굽혀 반으로 접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아랫배와 골반 기저근을 조이고 등근육은 쭉 늘인다.

손가락들을 발가락들과 나란한 위치에 바닥에 댄다.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 뒤꿈치의 밑부분으로 바닥을 단단히 누르면서 다리 근육은 수축하고, 햄스트링은 늘인다. 몸의 무게를 발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균형 잡는 능력을 확인해 본다. -p.89 아쉬탕가 요가의 힘, 키노'


수리야나마스카라 A의 두번째 자세이다.

숨을 내쉬면서 몸을 폴더 처럼 접는다.

산스크리트어로 'Ut'는 '신중한, 강렬한'이고, 'tana'는 '뻗기'이다.


아쉬탕가 프라이머리 시리즈 하프를 혼자 집에서 주5회 이상 수련한지 3개월 정도 되었다.

수련하면 득도 하는 줄 알았다. 잠깐씩 득도한 기분이 들때도 있었다..

하지만, 짜증이 일어날때가 많다.

왜 나는 짜증이 일어날까..따라가본다.

신중하고 강렬하게 여기저기 뻗어 있는 내 짜증의 길을 짚어가본다.


수학익힘 문제를 못 푸는 아이를 보며 머리를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 진짜 때리지는 않았지만, 때린 것과 같은 아픈 말로 아이를 협박하며 울렸다.

주말에 tv앞에 누워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 답답했다. 보기 싫어서 방문을 닫아 버렸다.


나는 무엇을 바랬던 걸까.


아침에 깨우면 벌떡 일어나 아침밥 먹고 학교가고 스스로 숙제도 하고 야무지게 공부도 하고 줄넘기도 잘하고 친구랑도 잘 노는 그런 아이를 꿈꾸었다.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돈도 잘 벌고, 이아와 부인 마음 잘 헤아려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웃어줄수 있고, 일요일 오후에는 라면이라도 끓여 줄 수 있고, 아이와 보드게임을 즐기고, 운동도 잘하는 그런 남편을 꿈꾸었다.

아이 교육비나 생활비를 가끔 몇 천만원씩 지원해 줄 수 있는 인품좋은 시어머니를 꿈꾸었다. 그런 것이 소소한 행복이라고 생각 했다.


나는 그런 아이, 그런 남편, 그런 시댁을 꿈 꾸었다.

그 꿈이 이루어 지지 않으니까 짜증이 났고,

그 꿈을 이룬 것만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자꾸 머릿속에 멤멤 떠다녔다.

공부잘하는 아이를 둔 대학동기, 다정다감한 남편을 둔 한고은, 경제력과 인품이 탄탄한 시댁을 둔 회사동기..


나의 시선은 남을 보고 있었다.

그게 좋아 보였다.

그 좋아보이는 것을 따르느라, 나는 정신없이 분주했고,

그 욕망하는 것을 갖고 싶은데, 잘 되지 않으니 짜증도 났고 허망 했다.


왜 나는 그게 좋아 보였을까?

훌륭한 자식은 어떤 아이이며, 다정다감한 남편은 어떤 남편이며, 좋은 시댁은 어떤 시댁 일까.

기준은 무엇이고, 누가 평가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판단하는 것일까.

잘되는 것은 무엇이고, 못 되는 것은 또 무엇일까.

왜 나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 했을까.

그 틀에 왜 내 시간과 소중한 사람들을 우겨 넣었던 것일까.


하나 뿐인 이 생명을,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이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행복하게 가꾸고 싶다.

꿈꾸듯이 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자세로 행하고 싶다.

오랫동안 반복된 습관을 버리는 것이 쉽지가 않다.

우따나아사나할 때 내 햄스트링이 쫙 펴지지 않고, 등이 쭉 늘어나지 않고, 엉덩이가 위로 들리지 않듯이..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안방에 요가 매트를 깔았다.

머리에 든 허상을 온전히 내려 놓지 못함을 마음으로 인정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수련한다.


"꿈에서 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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