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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설탕 Mar 15. 2023

어제와 내일을 품고 있는 오늘

같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

제목: 같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

사이즈: 72.7 × 60.6㎝

재료: 캔버스에 아크릴과 마카

제작연도: 2022

작가: 김나경 @studio_nakyung2011


<작가노트>

이 그름의 제목은 ‘같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입니다.

북극곰의 이름은 ‘오늘이’와 ‘내일이’입니다.

 ‘오늘이’는 착하면서 다른 친구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일이’는 많은 노력을 하고 언젠가는 사랑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많습니다.      

 ‘오늘이’랑 ‘내일이’는 형제입니다.

그래서 둘은 얼음을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얼음이 멈춘 곳은 오로라와 별이 잘 보이는 곳입니다.

‘오늘이’‘내일이’는 오로라와 별을 보며 이렇게 생각 합니다.

“사람들이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서, 바다가 깨끗해 지기를.. 바다표범 많아져서 먹이가 많아지기를...”

 기도하는 북극곰의 마음을 그린 그림입니다.     

 곰의 몸속에 바다를 그린 이유는,

바다가 오염되면 북극곰이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다가 더러워지면 북극곰이 먹이인 바다표범을 사냥하지 못하고 굶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거북이는 자유자재로 헤엄치고,

흰돔가리돔은 깨끗한 바다에서 살고, 쥐

가오리는 바다에서 자연스럽게 헤엄을 치고,

솔베감팽은 깨끗한 바다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아귀는 자기가 사는 암흑층까지 쓰레기가 떠내려 와서 불편합니다.

바다생물들의 마음은 북극곰에게도 전달됩니다.

그래도 그림 속 북극곰들이 미소를 띄고 있는 이유는

바다가 사람들의 손길로 다시 깨끗한 바다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작은 실천들이 물고기 낙원이 되고 북극곰의 낙원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통하여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사람의 입장으로 돌아보고, 북극곰의 입장을 돌아봐서 그걸 작은 실천들을 하면 좋겠습니다.     


“오늘아!  내일아! 우리가 바다를 지킬께.”


엄마: "나경아 어떤곰이 오늘이야? "

나경: "큰 놈이 오늘이야"

엄마: "오늘이 바다는 깨끗하네. 내일은 바다가 더러워지는거야? "

나경: "아니. 오늘이가 내일이가 되는거야. 내일이 오늘이 되면 오늘이니까. 그런데 바다를 깨끗하게 지켜야 오늘이가 오늘이가 되는거야. "

언제나 이분법적인 나에게

아이와의 대화는 띵언을 던져 준다.


이 그림속 주인공 '오늘이'는 원천강본풀이'오늘이'를 유튜브 만화로 보고 그 이야기속 주인공으로 지었다.


내 안에는 오늘이보다 내일이가 더 많다.


내일을 위해서 지금 일하고

내일을 위해서 지금 밥 먹고

내일을 위해서 지금 운동을 한다.

심지어 내일을 위해서 기도한다.

그러니 나의 오늘은

매일매일

쉬지 못하고

조급하다.


곧 오는 내일을 위해 준비해야 하니까.


그런데 내일을 준비하지 않는 아이를 만났다.


현재를 꾹꾹 눌러가며 느리게 걷는 아이를 통해서

나도 오늘을 살아본다.


'존재의 원천'인 오늘을 말이다.


그냥 지금 일하고

지금 밥 먹고 지금 운동하고 지금 기도한다.

조급함이 누구러지고 이마에 주름이 덜 잡히는 기분이 든다.


매일 출근하고 일하면서 사무실에서

언제까지 일해야 하는걸까를 되뇌이곤 했는데

원천강본풀이를 다시 읽으며

장상이와 매일이가 떠올랐다.

어느정도의 목돈을 생각하며 장상이 처럼 아주 오랜기간 동안

월급을 받고 싶은 맘에 언제까지 일해야 하나요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매일매일 출근하는 일상이 지루하기도 하다.

그런 나에게 필요한건

사랑인거 같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무료함과 짜증이 줄어들거 같다.



<원천강본풀이>

 

아득한 옛날, 적막한 들에 옥 같은 여자아이가 외로이 나타났다.

아이를 발견한 사람들이 물었다.

"너는 어떤한 아이냐? 어디서 왔느냐?"

"나는 강림들에서 솟아났습니다."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냐?"

"나는 성도 이름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럼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왔느냐?"

"강림들에서 솟아날 때부터 어떤 학이 날아와서 한 날개를 깔아주고

한 날개를 덮어주며 야광주를 물려주어 오늘가지 무사히 사라왔습니다."

"나이는 얼마나 되었느냐?"

"나이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말했다.

"너는 태어난 날을 모르니 오늘을 낳은 날로 하여

이름을 오늘이라고 하자꾸나."

오늘이는 사람들에게 이름을 얻고서 지내다가 박이왕의 어머니 백씨부인한테로 갔다.

"너는 오늘이가 아니냐?"

"네. 오늘이입니다"

"너의 부모 나라를 아느나?"

"모릅니다."

"너의 부모 나라는 원천강이다."

"원천강은 어찌하면 갈 수 있습니까?"

"원천강을 가려거든 흰모래마을 별층당에 높이 앉아

글 읽는 도령이있을 테니 그 도령을 찾아가 물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이는 그 길로 서천강 가의 흰모래마을 별층당을 찾아갔다.

오늘이는 문밖에서 종일토록 서 있다가 날이 저물자

성 안에 들어가 말했다.

"나그네가 인사드립니다."

그러자 청의동자 한 명이 나오면서 누구냐고 물었다.

"나는 오늘이라는 사람입니다. 도령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장상이라는 사람입니다. 하늘의 분부로 여기 앉아서 어제든 글만 읽어야 하지요.

그런데 당신은 무슨 일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부모의 나라가 원천강이라 해서 그곳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그러자 청의동자가 친절하게 말했다.

"오늘은 날이 다 저물었으니 올라와서 이곳에 유숙하였다가 날이 새거든 떠나십시오."

오늘이가 올라가서 백씨부인 만난 사실을 말하며 길을 알려주기를 청하자 장상이가 말했다.

"가다 보면 연화못이 있는데 연못가에 연꽃나무가 있습니다.

그 연꽃나무한테 물으면 알 길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장상이는 오늘이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원천강에 가거든 왜 내가 밤낮 글만 읽어야 하고 이 성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봐주십시오."

이윽고 날이 새어 오늘이가 길을 떠나다 보니 과연

연화못 가에 연꽃나무가 있었다.

"연꽃나무야. 말 좀 물어보자. 어디로 가면 원천강을 갈 수 있느냐?"

"원천강은 무엇하러 가나요?"

"나는 오늘이라는 사람인데 원천강이 부모의 나라라서 찾아가노라."

"반가운 말이군요. 그러면 내 팔자나 알아다 주어.

나는 겨울에는 움이 뿌리에 들고 정월이면 몸속에 들었다가 이월이 되면

가지에 가고 삼월이 되면 꽃이 피는데, 맨 윗가지에만 꽃이 피고 다른가지에는 피지 않으니

이 파라자가 어찌 된 것인지 물어봐주오."

"그걸랑 그리하자."

"원천강 가는 길은 청수바닷가에 가면

큰 뱀이 누워서 구르고 있을테니 그 뱀한테 물으면 알 수가 있을 겁니다."

오늘이는 연꽃나무와 헤어진 뒤

길을 떠나 청수바닷가에 이르러 이리저리 구르는 큰 뱀을 발견했다.

오늘이는 지나온 사정을 얘기하고서 말했다.

"어찌하면 원천강을 찾아갈 수 있는지 인도해주오."

"길 인도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내 부탁도 하나 들어주오."

"그 부탁은 어떤 부탁입니까?"

"다름이 아니라 다른 뱀들은 야광주를 하나만 물어도

용이 되어 승천을 하는데, 나는 야광주를 셋이나 물어도 용이 못 되고 있으니

어쩌면 좋겠는지 물어다 주오."

오늘이가 응낙하자 뱀은 오늘이를 등에 태우고 물로 들어가 헤엄을 쳐서 청수바다를 건너주었다.

"가다 보면 매일이라는 사람을 만날 테니 그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시오"

오늘이가 큰 뱀과 작별하고 길을 가다 보니

한 처녀가 예전 청의동자 처럼 별층당 위에 앉아서 글을 읽고 있었다.

오늘이가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원천강 길 인도를 청하자 매일이가 쾌히 승낙하면서 말했다.

"원천강에 가거든 내가 여기서 항상 글만 읽고 있는 팔자가 어찌 된 일인지 알아봐주십시오."

오늘이가 거기서 하룻밤을 묵고 길을 떠나려 하자 매일이가 말했다.

"가다보면 시녀 궁녀가 우물가에서 울고 있을 겁니다. 그이들한테 물으면 소원을 이룰 거예요."

오늘이가 앞으로 앞으로 가다 보니

정말로 시녀 궁녀가 우물가에서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오늘이가 이유를 묻자 그들이 말했다.

"우리는 본래 하늘옥화 시녀였습니다.

우연히 죄를 지어 이 물을 푸게 되었는데,

물을 다 퍼내기 전에는 하늘로 올라갈 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물을 푸려고 해도

바가지에 큰 구멍이 뚫어져 있어 밖으로 조금도 퍼낼 수가 없습니다.

저희를 도와주세요."

"옥황의 신인이 못 푸는 물을 어리석은 인간으로서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그때 오늘이가 문득 생각이 나서 시녀들에게 정당풀을 베어 모아서

덩어리를 만들게 했다.

오늘이는 그 덩어리로 바가지 구멍을 막고

송진을 녹여서 막은 곳을 칠한 다음

하늘에 정성껏 기원을 올렸다.

그러고서 바가지로 물을 푸자 금장 우믈의 물이 말라붙었다.

시녀들이 죽을 곳에서 살아난 듯 기뻐하면서 거듭 절하여 사례하고서 말했다.

"저희가 원천강 가는 길을 동행해 드리겠습니다."

시녀들이 오늘이를 데리고 길을 가다보니

어떤 별당이 보였다.

시녀들은 그곳을 가리키고는 오늘이 가는 길이

복되도록 해달라고 축도를 하고 제 갈 길로 갔다.

오늘이가 별당으로 다가가 보니 주위에 만리장성을 쌓았고

대문에 문지기가 지키고 있었다.

오늘이가 문을 열어달라고 하자 문지기가 물었다.

"너는 누구냐?"

"나는 인간 세상의 오늘이라는 처녀입니다."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느냐?"

"여기가 나의 부모 나라라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문을 열어줄 수 없다."

문지기가 냉정하게 거절하자

오늘이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기가 막힌 오늘이는 문 앞에 쓰러져서 통곡하기 시작했다.

...

오늘이가 이렇게 말하며 연이어서 흐느껴 울자

돌 같은 문지기 심장에도 동정심이 우러났다.

문지기는 안으로 들어가 부모 궁에 그 사실을 아뢰었다.

"저의 책임으로 문을 못 열어주었습니다만, 이런 일이 있습니다."

"벌써 다 들었노라. 들어오게 하여라."

오늘이가 천만 뜻밖의 소식에 꿈인 듯 안으로 들어가서

부모 앞에 서자 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어떤 처녀가 왜 이곳에 왔느냐?"

오늘이는 학의 깃 속에서 살던 때부터 머나먼 길을 헤쳐

부모를 찾아온 사정을 하나하나 이야기했다.

그러자 부모가 말했다.

"기특하구나, 이 아이야. 우리 자식이 분명하다."

그러면서 부모가 말했다.

"너를 낳은 날에 옥황상제가 우리를 불러서

원천강을 지키라고 하니 어느 영이라 거역할까. 할 수 없이 여기 있게 되었으나,

항상 네가 하는 일을 보고 있었으며 너를 보호하고 있었노라."

서로 정담을 나눈 뒤 부모님이 말했다

"여기를 왔으니 구경이나 하려무나"

오늘이는 만리장성 둘러싼 곳에 곳곳마다 달려 있는 문을 열어보았다.

보니까 문 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춘하추동 사계절이 다 모여 있었다.

구경을 마친 오늘이가 말했다.

"저는 이제 돌아가렵니다.

오는 길에 부탁받은 일이 많은데 어찌 된 일인지 알려주세요"

오늘이가 부탁받은 사연들을 말하자

부모가 말했다.

"장상이와 매일이는 서로

만나 부부가 되면 만년 영화를 누릘 것이다.

연곷나무는 윗가지 꽃을 따서 처음 보는 사람한테

전해주면 다른 가지에도 꽃이 만반할 것이다.

큰 뱀은 야광주를 하나만 물어야 하는데

세개를 물어서 용이 못 된 것이니,

처음 보는 사람에게 두 개를 주면 용이 될 것이다.

너는 그 야광주와 연꽃을 가지면 신녀가 될 것이다."

오늘이가 돌아오는 길에 매일이를 만나 원천강에서 들은 일을 말하자

매일이가 말했다

"하지만 장상이가 있는 곳을 모릅니다."

"내가 데려다 주지요"

함께 길을 떠나서 큰 뱀을 만나 원천강에서 들은 사실을 말하자

  뱀은 야광주 둘을 뱉어서 오늘이에게 주고

곧바로 용이 되어 뇌성벽력을 울리며 승천 했다.

다음에 연꽃나무를 만나서 곡절을 알려주자

연꽃나무는 꽃이 핀 윗 가지를 꺾어

오늘이에게 주었다. 그러자 가지가지마다

고운 꽃이 피어서 아름다운 향내를 뽐냈다.

다음에 장상이를 찾아가 만나니 매일이와 장상이는

부부가 되어서 만년 영화를 누리게 되었다.

오늘이는 백씨부인을 만나서 야광주 하나를 선물하여

감사의 뜻을 표한 뒤 하늘옥황의 신녀가 되었다.

오늘이는 인간 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우너천강을 등사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이 신화의 주인공 이름이 '오늘'이라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아니, 어제와 내일을 그 속에 품고 있는 오늘.

그것이 곧 시간의 상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 오늘 속에 우주가 품겨 있으니

오늘의 또 다른 이름은 곧 '영원'이 된다.

여기 홀로 오늘을 살고 있지만

영원히 우주와 함께인 존재,

그것이 오늘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다.


서로 운명의 짝이 된 매일이와 장상이.

매일이란 이름은 '하루하루'를 뜻하고,

장상이란 이름은 '기나긴 시간'을 암시한다.

일컬어 순간과 영원,

서로 반대인 것 같은 그들은 사실은 한 짝이다.

서로 어울려 시간을 이루고 존재를 구성한다.

순간은 영원과 만남으로써 의미를 지니고,

영원은 순간 속에 구체화됨으로써 의미를 얻는다.

그 순간과 영원을 만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오늘'이라는 이름의 '현재'다.

생각하면 기가 막힐 정도의 절묘한 조합이다.

그것은 또 여기 우리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 것인지 모른다.

둘의 만남은 영원이란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바로 여기'에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여기 우리의 존재, 스쳐가는 시간 속에 포말처럼 스러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존재는, 영원하다.  <출처 p60 ~ 68, '살아있는 한국 신화', 신동흔, 한겨레 출판사 >






*제1회 ‘북극곰과 함께: WITH POLAR BEAR’ 한국발달장애작가 북극곰 그림 공모전 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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