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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설탕 Apr 26. 2023

나는 나와 춤을 추리라

해피홍학



제목: 해피홍학

사이즈: 37.9*45.5 cm

재료: 캔버스에 아크릴

제작연도: 2021

작가: 김나경 @studio_nakyung2011


<작가노트>

해피 글자 위에 있는 자연의 홍학.

"오늘 하루도 행복해"라고 말하는 해피홍학.

홍학은 자기 그림자가 남자친구인줄 알고 행복해 하고 있어.

남자친구랑 같이 항상 붙어 있으니까.


엄마: 나경아 옆에 파란거는 뭐야?

나경: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거 그거..

엄마: 폭포?

나경: 응 그거 폭포

엄마: 옆에는 나무야? 무슨나무야?

나경: 그거는 버드나무야

엄마: 나경아 근데 홍학은 자기 그림자를 왜 남자친구인줄 알고 있는거야?

나경: 항상 붙어 있으니까. 그리고 자기를 닮았잖아

엄마: 그럼 홍학은 행복한거야?

나경: 응 행복이라는 글자 위에 올라가 있어.. 행복해. 남자친구랑 같이 있으니까 행복해.

엄마: 근데 그림자는 왜 안그렸어?

나경: 그냥. 밑에 있으니까.


이 그림을 한참을 보았다.

배경은 좋아하는 핑크색으로 깔았고

나이프로 쓱쓱 나뭇잎을 표현했다.

구도가 특이한거 같기도 하고 안정적인거 같기도 하다.

김나경 작가가 이 작업을 할때 옆에 있던 나는 말리고 싶은 욕구가 매우 많이 들었다..

유치한 핑크에 하얀색 네모, 거기에 더 진한 핑크로 쓴 영어 글씨라니...하트까지..

그래도 뭔가 떠오르는 것을 그려내는 것이 신기해서

바라봐주었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폭포 소리가 들리는거 같기도 하고

그 폭포의 거대한 물살과 우렁찬 소리에도 흔들리지 않고

꼿꼿이 한 다리로 서 있는 홍학이 눈에 들어 온다,

그것도 자기 그림자가 남자친구인줄로 알고 행복해 하고 있는 이 홍학.

자기와 닮았고 자기와 늘 붙어 있어서 그림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홍학씨.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것도

내 그림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김나경 작가, 남편, 엄마, 아빠, 언니, 동생, 친구, 돈, 건강, 요리, 경치 등등.

그 자체를 사랑한다기 보다는

그 모습에서 나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건 아닐까.


상대방도 나와 같은 마음이길 원할때가 많다.

내가 손이 지저분하면 아이 손도 지저분할거 같아서 어서 씻으라고 닦달을 하거나

'내가 너라면 이 시간에 핸드폰을 안 보고 설거지를 하겠다'.. 라는 마음에서 미움의 감정이 올라온다.

내 기준에 상대방을 끼워 맞춘다.

그리곤 행복해하거나 불행해 한다.


내 어리석은 마음의 폭류에 휩쓸리지 말고

그 거센 물살에서 빠져나와

유치한 하얀 상자 위에 올라가 있는 핑크색 홍학 처럼

나는 그렇게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춤을 추어야 겠다.

이나 밤이나  붙어 다니는 ‘ 나자신

김나경 작가가 말한 ‘내그림자’와 스텝을 맞춰야겠다.

김나경 작가도 자기가 사랑하는 것들과 춤을 출수 있으면 좋겠다.

우선 나와 나경작가 우리 둘이 하얀상자 위에서 폭포소리 들으며 각자의 춤을 춰봐야 겠다.

세상사람들의 폭포소리 같은 말소리를 음악삼아서

나는 춤을 춰야겠다.

버드나무 그늘 아래서.

쿵짝짝 쿵짝짝.


BGM은 드미트리쇼스타코비츠의 왈츠 2번으로.

https://youtu.be/O4gQEslOKjI​




편지

  - 김남조 -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사랑은 감정일까 감성일까.

사랑이란 '그대'에게 품은 환상의 결정작용이다, 라는 말은 사랑의 산전수전 다 겪고 인생의 신맛 쓴맛 다 본 노인들이나 웅얼거리라지. 청춘들은 무조건 최대한도까지 사랑의 시를 즐겨 읽고 즐겨 읊었으면 좋겠다.

   - 하루의 시 p100 ~ 103, 황인숙 엮고 씀, 책읽는 수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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