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 왕큰부리새의 하루
제목: 빽빽 왕큰부리새의 하루 (A Day of Rumbustious Toucan)
사이즈: 60.6 * 72.7 cm
재료: 캔버스에 아크릴, 마카, 종이죽
제작연도: 2022
작가: 김나경@studio_nakyung2011
<작가노트>
숲속의 왕큰부리새가 나무둥치에 앉아있습니다.
왕큰부리새는 나무둥치에 앉아 빽빽 소리치기도 합니다.
그것이 왕큰부리새의 하루 입니다.
"생명을 보위 하는 법칙이란
하나를 끌어안을 수 있는가,
또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가,
점을 쳐 보지도 아니하고 길흉을 알 수 있는가,
멈출 줄 아는가,
그만둘 줄 아는가,
다른 사람은 놔두고 자기에게서 찾을 줄 아는가,
홀가분하게 떠나갈 줄 아는가.
멍한 모습으로 찾아올 줄 아는가.
어린아이처럼 행동할 줄 아는가를 말함이다.
어린아이가 종일토록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것은
조화가 지극하기 때문이고
종일토록 주먹을 쥐고 있어도 손이 저리지 않는 것은
그것이 본성과 합치되기 때문이고
종일토록 눈을 뜨고 보아도 깜빡이지 않는 것은
집착하는 대상이 밖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길을 떠나도 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머물러 있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며,
다른 사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물결치는 대로 함께 흘러가는 것이
생명을 보위하는 법칙이다. (안병주 전호근 옮김, '장자'3, 전통문화연구회, 2005,311쪽)"
왕큰부리새는 베인 나무 둥치에 앉아서
아침부터 빽빽 소리를 친다.
그것이 왕큰부리새의 하루다.
그것이 왕큰부리새의 존재이자 사유인 것이다.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아 갈것이고
졸리면 잠을 잘것이다.
저 왕큰부리새가 종일토록 빽빽 소리를 쳐도
목이 쉬지 않는 것은
그것이 본성과 합치되기 때문일 것이다.
베인 나무 둥치에 앉아 있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며
주변 나뭇잎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물결치는 대로 함께 흘러가듯
살아가는 것이겠다.
새라고 하기엔 너무 뚱뚱해 보이고
잘 날아오를것 같지도 않고
빽빽 소리치는 왕큰부리새를 보고 있으니
그 존재와 사유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엄마: "나경아 왕큰부리새는 왜 빽빽 소리쳐?"
나경: "왕큰부리새는 원래 빽빽 소리치는거야. 그러다가 배고프면 밥 먹을거야."
여름이면 팬시점이나 식당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투칸의 이미지이다.
그 흔하디 흔한 투칸의 이미지가
새삼스럽게 나에게 다가온건
나무둥치에 앉아서 빽빽 소리치는 것이 이 새의 하루라는 말이
마음에 꽂혔기 때문이다.
너무 쉬운 하루 아닌가...
나도 쉽게 하루 하루 살아야지. 빽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