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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설탕 May 26. 2024

가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요즘 나는 회사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시달리다가 상사에게 결재 받는 꿈을 꾸기도 한다..

‘나란 사람은 절대 할 수 없어’라고 한계 지었던 내 모습을

내 스스로 깨고 살아가는 나를 본다.

‘내가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내가 이럴때 이런 마음이 올라오는 인간이구나..’


회사일에 정성과 에너지를 쏟으면서 문득

과거 내가 ‘가지지 않았던 길‘들이 떠올랐다.

내가 그때 내키지 않아서 선택하지 않았던 길들을

내가 갔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가슴 벅차하게 일할수 있었을까.

나는 지금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무함’이 올라왔다.

...

열심히 일하다가 문득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이 들었다.

‘월급 받고 하는 일이니까

그만이지 뭘 고민해‘ 하다가 20년이 흘렀고

이렇게 이 회사에서 30년 40년 일하다가

죽을때 나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을까..


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들어섰을때

지금의 내가 그때의 망설이는 나에게 어떤 축복의 말을 해줄까..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줍니다.
취업 준비, 결혼 준비,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일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산만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않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게 되길 바랍니다. <2022년 서울대 졸업식 허준이 교수 축사>


오늘의 나는

어릴적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에 대한 대답이다.

허무와 경쟁과 비교의 달콤함에 취해서

지금 여기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온전히 경험하지 않고

대출금 갚아나가고 아파트값 오르기를 바라며 선택을 미루지 말기를..

그 선택이 비록 가난으로 이끄는 선택일지라도

기꺼이 즐겁게 갈수 있다면 아쉬움 없이 맞이 하기를..

언젠가는 나에게도

주어지지 않는 하루가 올테지.. 그때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기쁘게 맞이 할수 있으리..


나처럼 성실한 사람은

방향성이 중요한거 같다.

나에게 주어진 흐름을 따라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나,

이 물길이 어디로 흐르는지 방향을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혹여나 아니다 싶으면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방향을 틀기 위해서는 선택을 해야 한다.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
                   <가지 않은 길 중, 로버트 프로스트 지음, 정현종 역, 출처: 나무위키>

두 길은 똑같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흐른다음 내가 선택한 길이 더 험난하게 느껴졌을 거다.

내가 그 길을 선택해서 걸었기 때문에..

아마 숲으로 향한 두 갈래 길은 어느 지점에서는 닿았을 수도 있겠고

여러 갈래로 다시 쪼개졌을수도 있다.


선택을 너무 겁내지 말자.

어차피 모두 아름다운 길이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몸의 자세를 바르게 세워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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