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무처럼 살고 싶어라
제목: 나도 나무처럼 살고 싶어라
주제: 따뜻한 봄날 나의 하루
재료: 4절 캔트지에 색연필
<작가노트>
‘나무들은 항상 같은자리에서 가만히 있어면서 뭘 뚫어져라 세상을 보는데
왜 나는 항상 인간으로서 움직이고 뭘 뚫어져라 보지 못할까.‘라는 생각으로 ‘벚꽃을 만지고 있는 나’를 그렸다.
따뜻한 봄날 부드러운 벚꽃잎을 손으로 만지고 발로 차기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꿈의 벚꽃을 피우는 나라는 벚나무가 되고 싶다.
작가: 김나경 (인스타 @studio_nakyung2011)
이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는 나에게 말했다.
“엄마 나는 봄이 좋지만은 않아..”
“우리 학교에 이상하게 쭉 뻗은 나무가 하나 있어... 그 나무에 핀 꽃을 만졌는데 부드러웠어.. ”
중학교 2학년 통합반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
중학교 1학년은 감사하게도 잘 지나왔는데,
올 3월달 부터 자꾸 체하고 학교에서 밥을 잘 못먹겠다고 했다.
죽을 싸서 보내기도 하고, 소화제도 잘 챙겨 먹였지만, 그래도 계속 안 좋은거 같아서
내시경까지 했다. 다행히도 별 이상은 없었다.
아이들이 자기를 싫어하는거 같다는 말을 종종 남겼다.
체육대회때도 인원수가 안 맞다고 파도타기와, 줄다리기 모두 본인만 빠졌다고 했다.
“나도 파도타기 정도는 할 수 있는데, 나도 힘은 쎄서 줄다리기는 할 수 있는데.“
중학교 2학년 여자아이들의 마음을 안다. 그리고 내 아이의 특성을 안다.
친구들은 체육대회에서 이기고 싶었을 것이고
내 아이는 이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그거였을 거다.
그림속 파란 하늘에 또래 아이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주인공과는 거리가 있다.
주인공 아이도 주변 아이들보다 꽃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그림들이 조금 더 어두워졌다.
이 그림은 아이와 사생대회에 나가서 그린 그림이다.
나경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나는 옆에서 색연필을 깍아주었다.
날씨 좋은 봄날.
14살 작가는 사생대회가 열리는 교정에서 자신의 봄날을 그렸다.
‘너의 봄날이 밝고 따뜻하지만은 않구나.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인거야...’
그림에 검은색이 많이 들어가는 게 신경이 쓰여서 검은색 색연필을 치워둘까 싶은 맘도 들었다.
하지만 자기 마음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바라며 빨리 줄어가는 검은색 색연필을 엄마는 나는 계속 깍았다.
마음것 표헌할 수 있는 것도 쉽지가 않은 일이다..
이 그림은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서 아이와 나 모두 아쉬웠다.
하지만, 따뜻한 봄날 진지하게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 속에서 또래 사람들의 그림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눈 시간에 감사함을 느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
자기 감정은 느끼는데 표현의 방법을 모르는 아이..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지만,
함께 하기 어려운 아이..
몸은 어른이 되었는데,
마음은 아직 여린 아이에게
조금 더 살아낸 엄마인 나는
등을 쓰다듬어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같이 이 길을 가자..
달팽이는 느리지만 늦지 않으니까..
급하지 않게 슬금슬금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