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요리기록소 #4
나는 고등어 파스타를 지금껏 다른 방식으로 만들었었다. 원래 만들던 방식은 고등어를 삶아 살을 발라내고 고등어의 살을 파스타에 넣어 같이 볶아내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었을 경우 고등어라는 주인공의 형태가 묻혀버리는 것이 아쉬웠다. 그러던 중 고등어를 통으로 구워 파스타에 올리고 먹는 사람이 스스로 살을 부셔 섞어먹는 방식을 유튜브에서 발견했다. 그래서 집에 있는 갈치속젓을 넣고 알리오 올리오 스타일로 파스타를 만든 뒤 고등어를 그릴에 구워 곁들여 만들어 보았더니 파스타 마니아 아내도 맛있다 하는 음식이 완성되었다. 아내는 내 음식을 먹고 맛있다는 말을 잘 안 해준다. 본인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냉정하게 개선사항을 말해주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뭐 그래도 이건 맛있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짭조름한 맛의 이 고등어 파스타는 맥주와도 잘 어울리고 와인과도 찰떡궁합.그리고 고등어를 넣지 않아도 집에 있는 젓갈을 엔초비대신 알리오올리오에 넣어 먹어보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의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조쌍의 킥!
고등어 반마리(생물 고등어를 포떠서 쓰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시중에 파는 냉동 손질고등어를 사용해도 무방함)
스파게티 혹은 스파게티니면 1인분 분량
마늘 3쪽, 페퍼 론치노 5개, 갈치속젓(자리젓이나 멜젓도 무방, 곰삭은 맛이 싫을 경우 엔초비로 대체 가능) 1큰술, 쪽파 4~5개, 올리브유, 소금, 후추, 미림
1. 냉동고등어의 경우 냉장실에서 저온 해동한 뒤 미림 혹은 소주를 희석한 물에 잠시 담가 비린 맛과 짠기를 빼준다. 5분 정도 뒤 건져내어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2. 물기를 제거한 고등어에 밑간을 하고(자반고등어의 경우 소금을 빼고 후추로만 밑간 한다.) 올리브유를 발라 그릴에 껍질이 바싹할 정도로 구워낸다.
3. 분량의 파스타를 소금을 넉넉히 넣은 물에 넣고 삶는다.
4. 올리브유를 넉넉하게 넣은 팬에 마늘을 다져 넣고 마늘이 구워져 향이 올라오면 페퍼 론치 노도 부셔 넣어준다.
5. 매콤한 향이 올라오면 갈치속젓을 넣고 같이 볶아 준다. 젓갈의 짠 기로 간을 맞추는 것이므로 소금을 더하지 않고 후추를 조금 넣어준 뒤 잘게 썬 쪽파를 넣고 함께 볶아준다.
6. 익은 면을 꺼내 5의 소스가 들어있는 팬에 넣고 면수도 한 국자 넣어준 뒤 소스가 잘 섞이도록 약불에서 뒤적여 준다. 거기에 미림을 한 스푼 넣어줘 튀는 젓갈 냄새를 잡아준다.
7. 6의 파스타를 그릇에 담고 옆에 2에서 구운 고등어를 올려 낸다.
8. 시식 시 고등어의 살을 포크로 발라내 파스타와 함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