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스프를 마시는 감기걸린 신앙인

by 레푸스

신학이 영성으로 가지 않을 때, 믿음은 종종 생기를 잃는다. 그럴 때의 신앙은 마치 크리스마스에 차가운 스프를 들이키는 감기 환자와 다르지 않다.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님의 따스한 체온은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사람들은 그 온기를 외면한 채, 머리로만 신학을 붙잡으려 한다.


그렇게 식어버린 신앙은 지독한 저체온증 환자처럼 떨고 있다.

얼어붙은 마음의 말들, 무표정한 눈빛, 사랑 없는 위로, 영성이 빠진 지식의 건조함…


“나는 지금 아기 예수님의 체온을 지키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 체온을 세상의 찬바람 속으로 흩어버리는 사람인가?”


차가운 스프를 끓이며 스스로도 온기를 잃어버린 우리 가톨릭 사람들에게, 내 작은 체온이라도 나누어 줄 수 있기를. 온기가 다시 우리 안에 머무르도록 기도하겠다. 내가 냉랭한 사람들에게 냉담하지 않기를 바란다. 신학에서 영성으로! 아멘. (신선비)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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