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보단 제주가 좋아요

제주 한달살이 - 5

by 다온
1000000367.jpg 카페에서 바라본 함덕해수욕장.


금요일부터 주말, 제주도 함덕 스벅에 사람이 많아지는 날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에 갔더니 엉덩이 하나 붙일 자리가 없었다. 결국 우리는 다른 카페를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가게 된 곳은 함덕에 있는 '슬며시'라는 개인 카페.


4층에 있는 카페는 테이블이 6개 정도 있는 아담함이 있지만, 그곳의 뷰는 탁 트인 것이 그야말로 제주의 바다를 삼켰다. 테라스에 나가 제주 바다를 보는데 그 광활함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온다.


"파리 좋다", "스위스 좋다" 평소에 많이 들어본 말들이다. 사람들이 꿈꾸는 도시에는 그들만의 특색이 있다. 파리의 에펠탑과 자유로운 분위기는 많은 예술가들의 갈망하는 색을 가졌다. 스위스의 대자연은 자잘한 것으로부터 멀어지게끔 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내게 최고의 도시는 제주도다. 4면이 바다인 이 섬은 동서남북 어디로 가도 트여있다. 공항에 있는 그 많은 이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건지 적당히 한적하고, 또 적당히 붐빈다. 어딜 가나 사람과 차로 꽉 차 숨 막히는 서울과는 다른 풍경이다.


사람들도 여유롭다. 관광지 사람들은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다. 식당이나 카페를 한다거나 숙박업을 한다거나. 그래서 그런지 이곳 사람들은 참 여유로워 보인다. 해변 가장자리에서 자신이 만든 뜨개질 소품들을 파는 이들, 도롯가에 줄지은 귤 파는 상점들, 제주 어딜 가나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샵들. 하루하루에 치여 사는 게 아닌 '오늘'을 사는 사람들.


몸국, 고사리해장국, 보말칼국수... 생전 처음 먹는 음식인데도 아는 애인 듯 아닌 듯한 미묘함. 그런 어중간함도 나를 이 섬으로 오게 하는 요소다.


적당한 익숙함과 약간의 새로움이 공존하는 곳, 제주.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어하는 내게 제주는 그야말로 낙원일 수밖에.


파리보다 좋은 나의 사랑, 나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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