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가 “가”라고 말했을 때,
몇 해 전 후쿠오카가 먼저 떠올랐다.
그때도 비슷했다.
2024년 10월, 짧은 연휴였다.
회사 일로 늘 바쁜 남편이 하루라도 쉬자고 했다.
아이들이 가고 싶다던 일본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그런데 나루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도쿄 아니면 안 가.”
“할 것도 많고 숙제도 많아. 그림도 그려야 해.”
급히 잡은 일정이었다.
땡처리 항공권을 겨우 구해 셋이 가기로 했다.
나는 그런 식의 여행이 늘 마음에 걸린다.
갑자기 정해지는 일정, 갑자기 빠져나가는 돈.
나는 계산이 먼저 되는 사람이고,
급작스러운 일은 좀처럼 편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출발 전날, 나루가 말했다.
“갈까?”
남편은 다시 항공권을 찾기 시작했다.
땡처리로 세 명의 표를 구해 조금은 안도하고 있었는데,
나루의 표는 백만 원에 가까웠다.
가까운 일본이
세 사람의 비행기값보다 더 비싸게 느껴진 순간,
솔직히 제일 속상했다.
나는 말렸다.
아이를 두고 가자고 했다.
자유 시간을 주자고 했다.
하지만 남편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제일 아쉬워.”
저렇게라도 함께 가고 싶다고 했다.
그 말 앞에서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화가 났다가, 괜히 내가 더 계산적인 사람처럼 느껴졌다가,
다시 조용해졌다.
결국 우리는 함께 가기로 했다.
공항에서 나루를 먼저 보냈다.
우리와 10분 차이 나는 비행기였다.
나는 탑승구 앞에 서 있었다.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었다.
혹시 한 번쯤은 뒤돌아보고 인사해줄까 싶어서.
아이는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
가볍게 손만 흔들고 탑승구 안으로 사라졌다.
나는 그제야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알았다.
나는 여전히 급작스러운 걸 싫어하지만,
아이들은 그 사이에서 훌쩍 자라고 있다는 걸.
그래서 이번에도, 쉽게 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