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에서 감독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다 보며 느끼는 "열등감"
누군가는 금방 털고 일어나며 앞으로 나아가지만 그 열등감에 붙잡혀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최엘비"라는 래퍼 또한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그는 지난 20대를 바라보며 느껴왔던 것을 어렵게 입 밖으로 꺼내어 본다.
1.아는 사람 얘기
2.마마보이
3.섹스
4.주인공
5.독립음악*Title
6.살아가야해
7.WYBH save mu life but...
8.최엘비 유니버스
9.슈프림
10.잘먹어/걱정마
11.도망가! (feat.브로콜리너마저)
그의 첫 번째 아는 사람 얘기는 친구와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같은 크루였던 "씨잼"과"비와이"라는 거대한 친구들 앞에서 아는 사람은 한없이 작아지며 열등감을 느끼지만 그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만족하며 그들과 같은 선상에 서는 걸 포기한다.
두 번째 아는 사람 얘기는 음악에 권태를 느끼며 부모님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이다.
더 이상 음악을 하기 싫어 부모님에게 죄송한 감정이 든다.
부모님의 기대감으로 인한 부담감은 패배감으로 몰려들고 그 패배감은 분노가 되어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돌아간다.
마지막 세 번째 아는 사람 얘기는 항상 조연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는 주인공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었지만 이제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선보이며 주인공이 되어보려 한다.
그가 여태까지 말했던 아는 사람들은 "최엘비"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힘들 때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자신의 힘든 얘기를 들려주기보다 자신은 바쁘게 살고 있다며 괜찮은 척을 한다.
그는 할 말이 있다며 10만 원만 빌려달라 하고 전화를 끊자 눈앞에 자신을 향한 혐오감은 커진다.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10만 원보다는 더 멋진 말들이었으니.
기억은 고등학교 시절로 넘어간다. 그는 랩과 그림 같은 창작물에 관심이 많았고 그 소문이 퍼져 "씨잼"과"비와이"가 주축인 "섹시 스트릿"이라는 크루에 들어가게 된다.
크루 첫 활동으로 크루원들과 노래방을 가게 된다.
씨잼과 비와이는 자신들이 만든 노래들을 들려주고 그들은 최엘비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자나며 그들은 닿을 수 없는 대상이 되어갔고 최엘비는 실패만 계속된다.
그는 상심했지만 이내 체념하고 열등감은 커져간다.
주인공을 가슴속에 품고 살던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반장선거에 나갔고 2명의 후보가 나가며 부반장으로 뽑히게 된다.
반장이 포부를 말할 때 옆에서 자신을 위로하며 그 위치에 만족한다.
몇 년이 흐르고 그는 엔딩 크레디트 마지막쯤에 나올 단역으로 살고 있다.
여전히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대중이란 감독들은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았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씨잼과 비와이를 보며 열등감은 더욱 커져간다.
영화에 조연들을 보며 별 볼 일 없어도 각자의 삶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삶과 닮아있다 느낀다.
세상은 자신을 외면하고 비와이 씨잼이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으며 그걸 치우면 자 신또 한 사라진다는 걸 알고 있는 최엘비는 이제 다른 이가 찍는 영화의 조연이 아닌 자신이 찍는 영화의 감독이 될 거라고 말한다.
돈을 좇는 것이 아닌 사람들에게 갚은 여운을 주는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나이는 30을 넘어가지만 아빠는 여전히 일을 하시고 같이 출발했던 동료들은 먼저 앞질러 가고 있다.
그는 지난 시간들을 후회하며 죽고 싶지만 부모님이 주신 것들을 다 갚아야 하기 때문에 살아간다.
그는 부모님이 만든 공든 탑 위에 고립되어있다.
뛰어내리기에는 너무 높아져 늦어버렸고 그 밑에는 부모님이 버티시고 있다.
결국 그는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는 것을 포기한다.
자기 자식들에게 빚을 주기 싫고 부모님에게 진 빚을 다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엘비는 언제나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컸지만 항상 반대로 걸어왔고 자신이 진 빚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다 갚지 못할 것만 같다.
자신이 내일 죽어버린다면 자신의 음악은 유언처럼 남아있겠지만 엄마는 슬퍼하실 거다 그가 진 빚을 다 갚지 못해서가 아닌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는 일어서서 살아가야 한다.
최엘비는 자신의 친구와 야경을 바라보고 있다.
친구는 저 야경들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냐 물어보고 최엘비는
"저 빌딩에서 살려면 얼마나 부자가 돼야 할까"라며 장난스럽게 답했지만
그의 친구는
"난 때론 저것들이 무서워 밤늦게 도록 잠에 들지 못하는 괴로운 사람들이 나열된 미술관 같아서"
"저 직사각형 안에는 각자의 고민들로 꽉 채운 불빛들이 새어 나와 외로움이 서울의 밤을 장식하고 있어"
라고 답한다.
최엘비는 우리에게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이 때리는 것보다는 죽는 게 훨씬 아프니까..
최엘비는 야경을 함께 본 친구의 장례식장을 찾아간다.
그와 어울리지 않는 꽃들 사이에 있는 친구의 사진을 보며 현실을 깨닫는다.
친구가 죽기 전 나누었던 말들을 생각하며 뒤척이다 잠들지 못하여 불을 켰고
그도 결국 야경의 일부가 되어 한강에서 보았던 야경 속 아픔들을 느끼게 되었다.
*skit입니다
최엘비는 시간여행을 하여 20대 초반의 자신인 레이지 본즈에게 간다.
20대 초반의 그는 열등감에 빠져있으며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낸 환상에 취하다 현실을 마주한다.
하지만 레이지 본즈를 보며 더 이상 후회는 하지 않는다.
과거의 레이지 본즈도 현실의 최엘비도 결국 최재성 이기에 최엘비는 레이지 본즈와 "우주비행"이라는 크루에 들어간 또 다른 최엘비를 보러 간다.
우주비행에 들어간 최엘비는 크루원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더 이상 음악에 흥미가 떨어져 간다.
동료들의 음악은 블록버스터급 영화지만 자신의 음악은 지루한 다큐였고 그마저도 기리보이의 이름을 빼면 아무도 안 봐줄 영화였기에 아직까지 열등감에 빠져있다.
그런 그들을 보며 현실의 최엘비는 과거의 최엘비들에게 위로를 해준다.
과거의 최엘비들이 찍은 영상으로 현실의 최엘비는 독립영화를 만들고 있고 꼭 멋있는 사람들이 나오는 블록버스터나 누아르 같은 영화들이 아니어도 멋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말한다.
그렇게 현재로 돌아온 최엘비는 과거에 자신들이 끝까지 버텨온 끝에 자신만의 독립영화를 만들었다.
최엘비가 앞으로 만들 영화들은 과거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다룰 것이다.
최엘비는 자신의 꿈이었던 슈프림을 맘 놓고 살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
지금 와서 보니 슈프림은 로고만 빼면 무지 티와 똑같은 이름값만 있는 브랜드였고
과거의 자신도 마찬가지로 비와이와 씨잼이라는 로고를 빼면 무지 티에 불과했고 그게 자신의 독립을 늦추게 했던 요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현재의 최엘비는 우주비행과 섹시 스트릿의 로고가 박힌 옷이 아닌 최엘비가 적힌 옷을 입으며 독립한다.
늘 자신이 힘들 때 일으켜 세워줬던 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었고 그의 영화의 대본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대사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처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는 돈 많은 래퍼들의 돈 자랑이나 허세가 없어 싫어할까 두려웠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좋아하며 귀 기울여 듣는 사람들도 생기며 최엘비는 넘어지지 않고 일어설 수 있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최엘비는 자신 있게 잘 먹으니 걱정마라고 진심으로 답할 수 있게 된다
최엘비는 현실을 마주하고 꿈을 포기한 친구들에게 위로를 해주며 그 친구의 꿈들까지 위에 얹어 행선지를 모르는 곳을 향해 나아간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하지만 삶이라는 길에서는 도착이란 없고 끝없는 과정에 놓여있다.
꿈에 닿은 것 같지만 여전히 뒤에는 무서운 현실이 쫓아오고 최엘비는 그곳에 닿을 때까지 도망간다.
최엘비는 열등감에 빠져 허우적대던 때도 있었지만 자신의 과거를 숨기지 않고 인정하며 솔직하게 털어놓아 더 이상 열등감에 얽매이지 않게 되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열등감에 빠져 방황했던 이들에게 <독립음악>은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내어 주는 앨범이 되었기를 소망한다.